배경 설명│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9월 17일(이하 현지시각) 4.25~4.50%였던 기준금리를 4.0~4.25%로 0.25%포인트 낮췄다. 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이날 발표한 점도표에 따르면, 위원 과반은 10월과 12월 정례 회의에서도 추가 인하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2026년에도 추가 금리 인하가 예상된다. 연준은 2024년 12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한 이후 5번 연속 동결했다. 9개월 만의 금리 인하로 지난 1월 도널드 트럼프 정부 출범 이후 첫 금리 인하다. 2024년 9월 연준은 4년 반 만에 금리 인하를 재개한 뒤 12월까지 금리를 내렸으나 1월 20일 취임한 트럼프 대통령의 금리 인하 압박에도 직전인 7월 FOMC 때까지 금리 동결을 결정한 바 있다. 연준은 FOMC 발표문에서 “최근 지표가 경제활동의 성장이 올해 상반기에 완화됐음을 시사한다”며 “일자리 증가는 둔화했고, 고용에 대한 하방 위험이 증가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강하게 요구한 ‘빅 컷(0.50%포인트 이상 큰 폭의 인하)’은 이뤄지지 않았다. 연준의 이날 금리 인하 결정에는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해 전날 취임한 스티븐 미란 신임 연준 이사(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겸임)도 참여했다. 미란 이사는 0.50%포인트 인하에 투표했다. 나머지 FOMC 위원은 0.25%포인트 인하에 투표했다. 7월에 이어 FOMC의 금리 결정 투표에서 두 차례 연속 만장일치가 나오지 않은 것이다. 당시에도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임명한 위원 두 명이 0.25%포인트 인하에 투표한 바 있다. 필자는 연준의 최근 금리 인하 결정은 노동시장과 물가 인상에 대한 잘못된 판단에 근거한 것이며, 이로 인해 인플레이션(물가 상승)이 가속해 결국 2026년에 금리를 다시 인상해야 할 위험이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트럼프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더 인하하기를 원한다. /셔터스톡
도널드 트럼프(왼쪽) 미국 대통령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 트럼프는 파월 의장이 금리를 더 인하하기를 원한다. /셔터스톡

예상대로 연준은 기준금리를 4.0~4.25%로 낮췄다. 하지만 지나치게 ① 비둘기파적 태도를 보이고 있어, 내년에 금리를 되돌려 올려야 하는 상황에 빠질 위험이 있다.

이번 통화 완화 사이클의 근거는 세 가지다. 첫째, 신규 고용 증가세가 둔화했다는 점이다. 지난 3개월 동안 신규 일자리는 월평균 2만9000개 증가에 그쳤고, 6월에는 오히려 줄었다. 둘째, 근원 인플레이션은 점진적이지만 목표치에 수렴하고 있다는 점이다. 셋째, 현재 금리와 연준이 추정하는 ② ‘중립 금리(성장을 억제하지 않는 수준·3%)’ 간 격차가 크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세 가지 판단 모두 빗나갔다.

고용 증가는 급작스러운 이민정책 변화로 해석하기가 어렵다. 인구 증가 속도와 맞추는 데 필요한 신규 일자리는 월 5만 개 미만일 가능성이 크다. 고용이 순감해야 노동시장이 인구 변화와 균형을 맞출 수 있다.

실업률은 이민 변화를 분자와 분모 모두에 반영하기 때문에 노동시장 상황을 가장 잘 보여주는 지표다. 특히 고용 증가 수치만으로는 이민 변화를 해석하기 어려운 만큼, 실업률 의미가 더 커진다. 지난 8월 실업률은 4.3%로 여전히 낮은 수준이며, 1년 새 고작 0.1%포인트 오르는 데 그쳤다.

임금 상승률도 실업률과 같은 흐름을 보이고 있다. 견조하지만 점차 둔화하는 추세이며, 고용 증가 수치가 노동 수요보다는 공급 측 요인을 더 많이 반영한다는 사실을 시사한다.

연준의 주장처럼 노동시장이 심각하게 악화하고 있다면 해고 수가 늘어야 한다. 그러나 지난 1년간 월별 해고 건수는 변동이 없었다. 월 180만 명으로, 2019년 노동시장 과열기와 비슷한 수준에 머물러 있다.

근원 인플레이션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연준은 2021년 인플레이션 위험을 늦게 인식했지만, 2022년의 강력한 긴축으로 그해 가을부터 인플레이션 하락이 시작됐다.  ③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기준 근원 인플레이션은 2022년 봄부터 2024년 봄까지 약 3%포인트 떨어졌다.

그러나 지난 1년 동안 개선은 거의 없었다. 2024년 4월부터 2025년 4월까지 고작 0.28%포인트 줄었고, 올여름에는 오히려 상승했다. 7월 수치는 2.9%로, 연준 목표치를 크게 웃돌며 잘못된 방향으로 가고 있다.

물론 이는 고율 관세로 인한 일시적 가격 상승일 수 있다. 하지만 소비는 여전히 강하다. 8월 소매 판매는 전년 대비 5% 증가해 예상을 뛰어넘었다.

이 같은 강세는 성장 전망에도 반영된다. 투자은행 골드만삭스는 올해 성장률을 연율 2.5%로 예상하며, 애틀랜타 연준은 3분기 성장률을 3.3%로 추정한다. 이는 모두 잠재성장률을 초과하는 수준이며, 근원 인플레이션에 상승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여기서 잠재성장률은 한 국가의 경제가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으면서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성장률을 말한다. 

마이클 R. 스트레인 AEI 경제정책국장 - 현 조지타운대 공공정책 교수, 전 뉴욕 연준 부이코노미스트, ‘아메리칸드림은 죽지
않았다’ 저자
마이클 R. 스트레인 AEI 경제정책국장 - 현 조지타운대 공공정책 교수, 전 뉴욕 연준 부이코노미스트, ‘아메리칸드림은 죽지 않았다’ 저자

노동시장, 물가, 소비, 전반적 경제활동을 보면, 현행 4.4%의 기준금리는 소비자와 기업을 제약하지 못하고 있다. 연준의 중립 금리 추정은 잘못됐다. 수요를 억제하려면 4%를 웃도는 금리가 필요하다. 그러나 연준은 올해 말까지 금리를 3.6%로 낮추고, 2026년에 추가 인하까지 계획하고 있다. 이는 이미 강한 노동시장을 더 팽창시켜 인플레이션을 가속할 수 있다. 그럴 경우 연준은 올해 금리를 인하했다가 내년에 되돌려 올려야 할 것이다.

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의 연준 독립성 위협까지 겹치며 불안은 커진다. FOMC 위원 한 명은 2025년 말까지 다섯 차례 추가 인하를 예상하는데, 그럴 경우 금리는 3% 밑으로 내려간다. 만약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할 새 위원들이 비슷한 성향을 보인다면, 인플레이션 압력은 더 강해지고, 내년 금리 인상 가능성은 커질 것이다.

장군이 지난 전쟁의 교훈에 집착하면 현재의 전쟁에서 패배한다. 필자가 볼 때 연준은 지금 두 전쟁 전으로 되돌아가, 2008년 금융 위기 이후의 약한 노동시장과 당시의 낮은 중립 금리에 집착하는 듯하다. 그러나 오늘의 경제는 전혀 다르다. 연준은 아직 최근의 전쟁, 즉 인플레이션 귀환과 싸움에서 승리하지 못했다. 

T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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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둘기파’는 통화 완화, 즉 금리 인하를 선호하는인사를 지칭한다. 이들은 실업률 하락 등 고용 안정과 경제성장을 최우선 목표로 삼으며, 인플레이션을 어느 정도 용인하더라도 금리를 낮추거나 시장에 유동성을 공급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연준 내에서 비둘기파 목소리가 커지면, 시장은 금리 인하 기대감에 주가가 상승하고 달러 가치가 하락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면 통화 긴축, 즉 금리 인상 선호 인사는 ‘매파’ 로 불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경제 책사로 꼽히는 스티븐 미란 신임 연준 이사는 9월 22일 연설에서 현재 미국의 기준금리가 중립 금리보다 약 2%포인트 높은 긴축적인 영역에 머물러 있으며, 공격적으로 인하해야 한다고 말했다. 여기서 중립 금리란 인플레이션을 높이지 않으면서도 고용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실질금리 수준을 말한다. 중립 금리는 경제가 과열되지도, 침체되지도 않는 ‘균형’ 상태를 유지하는 금리다. 

이 개념은 중앙은행이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기준으로 삼는 중요한 가이드라인이다. 중립 금리는 정확한 수치가 정해져 있는 것이 아니다. 경기 상황, 기술 변화, 인구구조 등 다양한 요인에 따라 계속 변하기 때문에, 중앙은행도 이를 정확히 추정하기 위해 노력한다. 

연준이 가장 선호하는 지수인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가계가 구매하는 모든 상품과 서비스 가격의 변동을 측정하는 지표다. 이는 소비자물가지수(CPI)와 함께 인플레이션을 측정하는 대표 지표 중 하나다. 매달 미국 상무부 경제분석국(BEA)이 발표한다. 연준이 인플레이션 목표치를 설정하고 통화정책을 결정할 때 핵심적으로 사용하는 지표다. PCE 물가지수에 따라 금리 인하 속도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

마이클 R. 스트레인 AEI 경제정책국장

정리=장윤서 기자

정리=유정인 인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