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기술주 중 장기적인 실행력이 강하고, 치열한 경쟁에서 살아남은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댄 왕 스탠퍼드대 후버연구소 연구원은 최근 인터뷰에서 중국 증시 상승을 견인하는 중국 기술주 투자에 대해 이같이 조언했다. 그는 최근 출간한 저서 ‘돌진: 미래를 설계하려는 중국의 탐구’를 통해 중국을 ‘기술 국가’ 로 정의하면서 “중국 기업은 인프라와 제조 분야에서 압도적인 규모와 효율성을 갖추고 있어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승자 독식’ 구도를 만든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투자 우선순위를 정할 때 선두 기업을 찾는 것보다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이 어디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당신은 저서에서 중국을 ‘기술 국가’로 정의했다. ‘법률 중심 사회’인 미국과 비교한 중국의 장점은 무엇인가.
“엔지니어는 주택,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고속도로, 교량, 태양광발전소, 석탄 발전소 등 모든 것을 건설한다. 이는 중국이 미국에 비해 전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은 올해 500 (기가와트)의 태양광발전을 건설할 예정인데, 미국은 50 에 불과하다. 중국은 30개 이상의 원전을 짓고 있지만 미국은 건설 중인 원전이 하나도 없다. 이런 상황은 중국 기업이 모든 종류의 인프라에 (미국 기업보다) 더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얘기다. 또 물류가 더 원활하고, 데이터 연결이 우수하다. 여기에 중국은 (미국보다) 더 숙련된 제조 인력을 보유하고 있다. 중국 노동자는 매일 더 정교한 제품을 생산하도록 훈련받고 있다. 이는 중국이 끊임없이 더 발전된 상품을 생산할 수 있는 능력을갖추게 된다는 의미다.”
투자 관점에서 미국과 중국 기술주의 차이는.
“미국과 중국 기술주의 근본적인 차이는 기업의 ‘엔지니어링’ 능력과 ‘규제’ 환경 간 불일치에서 나온다. 미국은 강력한 법적, 제도적 보호 아래 혁신을 추구하기 때문에 기업의 장기적인 안정성과 예측 가능성을 키운 부침을 겪는다. 이는 투자자에게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으나, 중국 시장만의 독특한 강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중국은 인프라와 제조업에서 압도적인 규모와 효율성을 갖추고 있다. 이는 기업이 새로운 기술을 신속하게 시장에 적용하고, 제품을 대량생산하며, 비용을 절감하는 데 이점으로 작용한다. 이런 중국의 능력은 승자 독식 구도를 만들고, 글로벌 시장을 장악하는 결과로 이어진다. 미국 주식처럼 법적 안정성을 기대하기는 어렵지만, 특정 기업이 시장의 승자로 올라설 경우 전 세계를 무대로 하는 거대한 성장 잠재력을 가질 수 있다. 투자자가 주목해야 할 지점이다.”
중국 기술주 투자 시 피해야 할 위험 요소는.
“크게 세 가지의 위험이 있다. 첫 번째는 베이징의 정책 변화 부분이다. 두 번째는 미국과 지정학적 긴장이다. 2018년 이후 미국 정부는 수십 개의 중국 기업을 수출 통제 대상으로 삼았다. 이 때문에 많은 중국 기업이 미국에서 사업을 유지하기 힘든 상황에 부닥쳤다. 세 번째는 과도한 경쟁이다. 중국 기업은 태양광발전 같은 분야의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지배적 지위를 가지고 있지만, 이들 모두 높은 수익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기업이 차별화되지 않은 제품을 만들고 있어서다.”
중국 기술주에 영향을 주는 중국 정책의 변화를 어떻게 알 수 있나.
“가장 좋은 방법은 지도자인 시진핑(중국 국가주석)의 사고방식을 이해하는 것이다. 그는 때로 기술 발전을 지지하는데, 이는 부분적으로 중국의 전반적인 경제가 약세에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경제가 강하고, 정치적 입지가 확고하다면 시진핑은 기술 기업을 길들이기 할 가능성이 크다. 시진핑은 ‘공동 번영’뿐 아니라, ‘자본의 무질서한 확장’에 대해 더 자주 언급한 인물이다. 그의 정책으로 수조달러의 가치가 사라지고 있다. 이 때문에 시진핑의 생각을 이해하는 건 (투자에 있어) 가치 있는 일이다.”
중국의 인공지능(AI), 반도체, 전기차 등에서 투자자는 어떤 기업에 주목해야 하나.
“중국 기업 상당수가 적은 이윤에 시달리고 있다. 따라서 투자 우선순위를 정할 때 선두 기업을 찾는 것보다 경쟁에서 승리한 기업이 어디인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AI와 반도체는 중국 정부의 최우선 지원 대상으로, 이 분야 투자는 국가적 자부심과 직결돼 있지만, 과열 경쟁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나는 오히려 전기차 시장을 주목한다.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성숙한 경쟁 단계에 있고, 소수의 강력한 기업만 살아남아 시장을 지배 중이다. 이들 기업은 이미 규모의 경제를 달성했고, 해외시장으로 진출해 견고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단기 변동성이 큼에도 중국 시장이 투자 가치가 있는 이유는.
“지난 30년간 중국 경제는 평균 10%의 성장을 기록했지만, 상하이와 선전 증시는 그에 미치지 못하는 성장을 보였다. 그럼에도 중국 주식시장에 전면적으로 뛰어드는 건 효과적이지 않을 수 있다. 대신 투자자는 이익을 얻기 위해 어떤 기업이 승자인지를 올바르게 선별할 수 있어야 한다. 어떤 투자 전략이든 개별 중국 주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9개월 만의 美 금리 인하 더 주목받는 中 증시
“위안화 강세로 중국 증시에 외국인 자본 유입 기대감이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박주영 키움증권 리서치센터 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이같이 내다봤다. 미국의 금리 인하로 중국 및 홍콩 증시에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투자 심리가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실제 2019년 8~10월 미국 금리 인하 사이클 기간 중국 증시의 외국인 순 유입 규모는 월평균 366억위안(약 7조1915억원)으로, 2019년 1~7월(155억위안)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는 9월 17일(현지시각) 9개월 만에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향후 통화정책 방향을 보여주는 경제 전망(SEP)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올해 말 기준금리를 3.6%로 전망했다. 연준 위원 19명 가운데 올해 내 금리 인하를 예상한 이는 12명이다. 이 중 두 차례 인하를 예상한 위원이 9명으로 가장 많았다.
다만 중국 증시가 추세적 상승세로 전환하기 위해서는 중국 경기회복이 더 중요하다는 게 박 연구원의 설명이다. 그는 “2019년에는 중국 정부가 과도한 레버리지를 제한, 경기회복이 부진해 증시도 박스권 흐름을 보였다”라며 “반면 2024년에는 정부의 강력한 경기 부양책으로 경기가 빠르게 반등했고, 증시도 강세 랠리를 보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