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에 일어나 첫발을 디딜 때 무릎이 욱신거리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앞쪽이 찌릿함을 느낀다는 사람이 있다. 오래 앉았다가 일어날 때 뻐근함을 호소하는 이들도 있다. 젊은 층은 대개 스포츠를 즐기다가, 중장년층은 노화나 체중 때문에, 때로는 관절 변형으로 이런 통증을 겪는다.
무릎은 체중을 직접 받는 관절인데, 인대· 연골판·점액낭이 얽힌 복잡한 구조로 되어있다. 한 부위가 손상되면 다른 부위에 과부하가 걸려 2차 질환으로 이어져서 ‘도미노형 관절’이라 불린다. 통증은 단순 불편이 아니라 내 몸이 보내는 경고 신호다. 증상이 가볍더라도 원인과 위치를 조기에 파악하는 것이 중요하다. 특히 무릎은 부위마다 원인 질환이 다르다. 앞·안·뒤쪽 통증 양상만으로도어느 정도 문제를 가늠할 수 있다.
무릎 앞쪽에 나타나는 통증은 ‘슬개골 연골연화증’이다. ‘뚜껑 뼈’라 불리는 슬개골 뒤쪽 연골이 반복적인 부하나 정렬 이상으로 부드러워지고 미세 손상이 생기면서 통증이 시작된다. 계단을 오르내리거나 쪼그려 앉을 때, 영화관·버스·비행기처럼 오랫동안 무릎을 구부린 채 앉았다가 일어날 때 앞무릎이 뻐근하거나 통증이 심해진다.
초기에는 이 통증을 완화하려면 활동을 줄이고 허벅지·엉덩이 근육 강화 운동을 하는 것이 기본이다. 통증이 지속되면 점액 보충(연골) 주사나 체외 충격파 치료를 병행한다. 그래도 나아지지 않으면 관절 내시경으로 연골 상태를 확인해 병변을 정리하는 수술을 선택하기도 한다.
무릎 안쪽에 나타나는 대표적인 통증은 ‘퇴행성 무릎관절염’이다. 안쪽 무릎 통증은 특히 50대 이후 가장 흔하다. 무릎 연골은 원래 충격을 흡수하고 뼈끼리 부딪히지 않도록 보호하는 역할을 하지만 나이가 들거나 체중이나 활동량이 늘면 점차 마모된다. 통증과 뻣뻣함 같은 증상이 나타나거나 계단을 오르내릴 때 불편하고 걸을 때 삐걱거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
우리 몸의 체중은 60~80%가 무릎 안쪽에 실린다. 그래서 보통은 안쪽 연골이 먼저 닳는다. 시간이 지나면 O 자형(내반) 변형이 생기고 하중이 더욱 안쪽으로 몰려 손상이 심해지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치료의 기본은 체중을 줄이고 근육을 키우는 방법이다. 관절에 실리는 부담을 분산시키면 통증이 완화된다. 여기에 주사 치료나 물리치료 등 보존적 치료도 병행해 증상을 조절할 수 있다. 그래도 통증이 심하거나 무릎관절염이 중기로 진행되면 체중이 안쪽에 몰리는 것을 바깥으로 분산하는 ‘휜 다리 교정술(근위경골절골술)’을 통해 인공관절 수술 같은 큰 수술을 늦추거나 피할 수 있다.
무릎 뒤쪽에도 통증이 나타난다. 무릎 뒤쪽이 갑자기 붓고 당기거나 혹처럼 볼록해진 느낌이 든다면 ‘베이커낭종’을 의심해 볼 수 있다. 무릎 관절 뒤쪽에 생기는 물주머니 모양의 낭종(물혹)인데, 그 자체가 원인이라기보다 무릎에 생긴 문제의 결과물인 경우가 많다.
이 질환은 연골이 닳는 퇴행성 변화나 반월상연골판(무릎 속 충격 흡수 방석)이 손상됐을 때 잘 나타난다. 반월상연골판이 찢어지거나 연골이 닳으면 관절 내 윤활액이 많아지고, 그 액체가 뒤쪽 점액낭으로 흘러 들어가면서 낭종이 붓거나 당기는 증상이 나타난다.
치료는 낭종만 없애는 것보다 동반된 관절 내 병변을 먼저 치료하는 것이 핵심이다. 대개는 약물과 물리치료, 관절 내 주사로 증상이 완화되며, 필요하면 초음파 유도로 낭종을 흡인하거나 주사치료를 시행하는 방법이 있다. 하지만 동반된 퇴행성 변화나 반월상 손상이 해결되지 않으면 낭종이 다시 생길 수 있다. 관절 내시경으로 반월상 손상을 함께 치료하면 재발을 줄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