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경 설명│ 국제통화기금(IMF)은 2009년에서 2010년 사이 보유하고 있던 약 296만 온스(약 403.3t)의 금을 매각해 재 정 기반을 강화하고, 저소득 국가에 대한 지원을 확대했다. 당시 금 매각은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 이후 최빈국의 재정 취약성을 완화하고, 채무 부담을 줄이는 데 초점을 맞췄다. IMF는 금을 팔아 당시 총 68억 5000만 SDR(특별인출권·Special Drawing Rights)의 재원을 확보했다. 이는 당시 약 96억달러(약 13조7000 억원)에 달하는 가치였다. 이렇게 금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은 IMF의 ‘빈곤 감축 및 성장 신탁(PRGT·Poverty Reduction and Growth Trust)’의 영구 자금원으로 활용됐다. PRGT를 통해 지원받은 국가는 르완다, 아이티, 타지키스탄, 코트디부 아르 등 70여 개국에 달했다. 이들 국가는 PRGT를 통해 저금리 양허성(concessionality) 대출을 받거나 부 채를 탕감했다. 필자의 IMF 보유 금 매각 주장은 금을 팔아 재원을 마련한 과거 사례를 현재의 복합 부채 위기에 적용하 려는 취지로 읽힌다. 2025년 기준 IMF 지원이 절실하거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험에 직면한 국가는 스리 랑카, 가나, 이집트, 파키스탄, 필리핀, 잠비아 등으로, 이들 국가 정부는 이미 재정수입의 20~30% 이상을 부채 상환에 쏟고 있다. 보건 및 교육과 관련한 필수 개발 지출에 제약받고 있는 것이다. 특히 잠비아의 경 우 코로나19 팬데믹(pandemic·감염병 대유행) 이후 아프리카 최초로 디폴트를 선언했고, 가나는 공공 부 채가 국내총생산(GDP)의 84%에 달한다. IMF는 PRGT로 양허성 대출을 받은 저소득 국가의 채무 상환 부 담이 여전히 크다고 본다. 필자는 금값이 사상 최고치에 이른 지금이야말로 IMF가 금 매각을 통해 최대의 재원을 확보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주장한다. 또 이를 통해 수십 개 개발도상국이 겪는 금융 및 인도적 위 기를 가장 효율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전한다.

많은 개발도상국은 현재 극심한 재정 압박에 직면해 있다. 또 이들 국가에 재정을 보조할 선진국은 해외 원조를 대폭 삭감하고 있다. 재정 압박과 원조 삭감, 다시 재정 압박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의 문제를 해결할 기적의 방법이 필요한데, IMF가 보유한 약 9050만 온스(약 2815t)의 금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IMF가 보유한 금은 과거 금본위제(金本位制·Gold Standard)의 유산으로, 신속한 현금화가 가능하다. 금값은 지난 5년간 온스당 약 2000달러 수준이었으나, 지금은 4000달러를 넘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하지만 IMF의 대차대조표에서는 이런 금 가치의 급등을 알 수 없는데, ①IMF는 1970년대 가치 기준인 온스당 50달러로 금을 평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기준을 적용한 IMF 보유 금의 가치는 3500억달러(약 499조5550억원) 이상이다. 이는 칠레의 GDP보다 많다. 따라서 보유 금의 10%만 현금화해도 2025년 해외 원조 삭감분(OECD 추정 350억달러)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다.

IMF는 과거 금을 팔아 재원을 마련한 사례가 있다. 가장 최근은 2009년에서 2010년 사이로, 당시 IMF는 금 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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