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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원화 환율이 달러당 1430원대까지 치솟는 등 외환시장(원화 환율)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시장에서는 일시적이지만 원화 환율이 달러당 1600원까지 치솟을 것으로 예상하는 기관도 나오는 상황이다. 이처럼 시장 기대가 비관적으로 쏠리게 된 것에는 다양한 배경이 작용하고 있다.

우선, 미국과 무역 및 투자 협정이 우리나라에 매우 불리하게 진행되고 있어서다. 현재까지 상황을 요약하자면 우리나라가 미국에 3500억달러(약 500조원)를 투자하는 대신 미국이 관세를 낮추기로 한 것이다. 

문제는 이 같은 대규모 투자가 미국이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일시불 선물’이라는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다. 그의 말대로라면 외환보유고의 80% 이상이 단기간에 유출되는 셈이어서 우리 정부의 우려처럼 외환 위기가 재현될 수 있다. 원화 환율이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는 이유다.

또 다른 문제는 미국 연방 정부 셧다운 여파로 안전 자산 선호 현상이 나타나면서 달러가 강세로 전환되고 있다는 점이다. 특히, 데이터 기반 의사 결정을 중시하는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통화정책은 미국 연방 정부의 행정 마비로 주요 경기 지표 발표 일정이 지연됨에 따라 불확실성이 매우 커진 상황이다. 물가와 고용 안정이라는 이중 책무(dual mandate)를 지고 있는 연준으로서는 추가적인 기준금리 인하 결정 부담이 가중된 만큼 주요국 및 우리나라와 금리 차 축소 기대감이 약해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달러 강세 현상이 당분간 지속될 수 있는 상황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 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 일본 주오대 경제학 석· 박사, 전 대구경북 연구원 동향분석실장

유럽 주요국 재정 위기 가능성도 환율 불안정 원인

상대적으로 약할 수 있지만, 프랑스와 영국 등 유럽 주요국 재정 위기 가능성도 원화 환율 불안정 원인으로 볼 수 있다. 유로화 약세에 따른 달러 강세가 원화 환율 상승 요인 중 하나라는 말이다. 더군다나 소규모 개방경제구조인 우리 경제의 특성까지 고려하면 충분히 우려할 만한 상황이다.

다만, 최근 우리나라의 대내외 경기 흐름을 고려하면 외환시장에 대해 지나치다 싶을 정도로 비관적일 필요는 없어 보인다. 대내적으로는 현 경기 여건을 보여주는 경기동행지수 순환변동치가 상승 전환한 가운데 향후 경기 향방을 보여주는 경기선행지수 순환변동치 상승세도 유지되고 있어 실물 경기회복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대외 거래 측면에서도 7개월 연속 무역수지 흑자를 기록하고, 경상수지도 28개월째 흑자를 이어가고 있다.

금융 여건도 마찬가지다. 부동산 시장 및 가계 부채 불안으로 통화정책 당국의 신중한 의사 결정 자세가 유지될 가능성이 큰 가운데 연준의 기준금리 추가 인하 가능성은 여전히 열려 있는 상황이다. 즉, 현재 1.75%포인트인 미국과 금리 차가 유지되거나 오히려 좁혀질 수도 있다는 뜻이다. 글로벌 투자은행의 원화 환율 전망도 내년 연말까지 달러당 1300원대 중반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수렴되고 있다.

최근 국내 외환시장이 불안한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대내외 여건을 고루 살펴보면, 아직 외환 위기 가능성을 논할 정도는 아니다. 더욱이 달러당 1600원이든 그 이상을 제시하든 위기 발생 시에는 어차피 모든 전망이 무의미해진다. 물론 당장은 불안정한 외환시장의 움직임에 대해 경계할 필요는 있다. 다만, 보다 긴 안목에서 본다면 외환시장 불안에 과도하게 매몰되기보다 건전한 시장 기대를 형성하는 것이 더 중요한 시점이다.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