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매 순간 우리가 파산 직전이라는 느낌을 받는다. 나는 그런 위기의식 속에서 회사를 이끌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지난 7월 중국 국영 CCTV에 출연해 언급한 내용입니다. ‘우리 회사는 앞으로 30일 이내에 망할 수 있다’는 엔비디아의 모토를 떠올리게 합니다. 10월 29일(현지시각) 시가총액이 처음으로 5조달러(약 7200조원)를 돌파한 엔비디아의 성공 뒤에는 언제든 망할 수 있는 위기의식으로 무장된 조직 문화가 있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몸값 5조달러, 세상에서 가장 비싼 기업 엔비디아’는 ‘AI라는 신대륙의 운영체제(OS)를 설계하는 기업’ ‘AI 골드러시 시대 삽을 파는 기업’ 등으로 평가받으며 기업 역사상 몸값이 가장 커진 엔비디아를 탐구합니다. 

엔비디아의 성공 배경으로 ‘행운’을 꼽기도 합니다. 게임용 그래픽처리장치(GPU)나 만들던 기업이 2022년 11월 챗GPT가 촉발한 생성 AI(Generative AI) 혁명 덕에 칩 수요가 폭발해 질주하고 있다는 겁니다. 하지만 젠슨 황이 1993년 창업할 때 승부를 건 PC용 게임을 위한 3D 그래픽 카드 시장이나 2012년 AI 연산에 맞는 가속 컴퓨팅으로 피벗(사업 전환)을 시작할 때 AI 칩 시장 규모는 모두 ‘0억달러’였습니다. 모두 긴 시야로 메가 트렌드를 간파하고 도전한 겁니다. 제프린 힌턴 같은 AI 연구자가 GPU로 개인용 슈퍼컴퓨터를 만들어 딥러닝에 활용하는 것을 보고, 가속 컴퓨팅으로 피벗을 감행했다고 합니다. 

위기의식으로 무장해 긴 시야로 신사업에 베팅하는 모습은 고(故) 이건희 삼성 회장의 위기 경영과 오버랩됩니다. “여름부터 겨울까지 불면증에 시달렸다. 이대로 가다가는 삼성 전체가 사그라질 것 같은 절박한 심정이었다. 체중이 10㎏ 이상 줄었다.” 이 회장이 1992년을 회상하며 남긴 말입니다. 그해는 삼성전자 D램 매출이 처음으로 세계 1위를 했던 때입니다. 이 회장은 긴 시야로 반도체 시대가 올 것으로 확신했고, 1974년 사재를 털어 한국반도체 지분 인수에 나섰으며, 급기야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안주하지 않고, 또 다른 신사업을 하지 않으면 망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었던 겁니다. 이후 삼성의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세계 1위는 그런 분위기에서 나왔습니다. 위기 경영, 성공한 기업의 지속 성장을 담보하는 힘입니다.

READER’S LETTER

일터가 죽음의 장 돼서는 안 돼

2024년에도 2000명 넘는 근로자가 일터에서 사망했다는 사실에 충격을 금할 수 없다. 특히 ‘살기 위해 간 일터가 죽음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대통령님 말에 깊이 공감한다. 처벌 강화에만 머물지 않고, 영국· 독일처럼 사업주 자율 책임과 예방 문화 정착을 통해 후진적인 ‘산재 공화국’ 오명에서 벗어나 안전이 보장되는 일터를 만드는 것이 시급해 보인다. 

정현준 대학생

READER’S LETTER

아들 걱정에 가슴 철렁, 현장 위험 제거해야

매일 여섯 명씩 일터에서 목숨을 잃는다는 기사를 보니,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아들 걱정에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법을 강화해도 사고가 줄지 않는 이유가 ‘처벌 중심 사고’와 ‘형식적 서류 행정’ 때문이라니, 더 걱정이다. 정부의 근로감독관과 회사 관리자가 제발 책상 위의 문서가 아니라, 현장의 진짜 위험을 들여다보고 제거해 주길 바란다. 

최윤규 회사원

READER’S LETTER

소비재 제국 AI 활용 혁신 속도 놀라워

유니레버가 매년 500종 이상 제품을 AI로 업그레이드하는 속도에 매우 놀랐다. 연구개발(R&D)부터 광고까지 빅데이터 기반 AI를 활용해 소비자 의견을 수십 차례 반영하는 시스템이 인상적이었다. ‘인간 역량 증폭’이라는 철학 아래, AI를 통해 혁신 주기를 단축하고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방향인 것 같다. 

김지연 홍보 회사 임원

오광진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