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월, 할리우드는 또 한 명의 세기의 아이콘을 잃었다. 영화 ‘애니 홀(Annie Hall· 1977)’의 유명한 애드리브 감탄사 ‘라-디-다(la-di-da)’로 세상을 사로잡았던 배우, 다이앤 키튼(Diane Keaton)이 향년 79세로 별세했다.
라-디-다(la-di-da)란 짧은 대사 하나로 그녀는 시대의 공기를 바꾸었다. 영화 초반부에서, 주인공 애니(다이앤 키튼 분)는 우디 앨런이 연기한 앨비와 처음 데이트한 뒤 긴장과 어색함을 가볍게 넘기려는 순간에 “라디다, 라디다, 라디라(La-di-da, la-di-da, la-la)”라고 중얼거린다. 이 대사는 대본에 없는 애드리브였다. 명확한 뜻이 없지만, ‘어색하네! 뭐, 어쩌지?’ 같은 의미로 쓰였는데, 어색함을 웃음으로, 불안함을 매력으로 바꾼 그 즉흥적인 중얼거림이 키튼의 모든 것, 곧 자유롭고, 예측할 수 없으며, 완벽히 자신다운 존재를 상징하는 고유어가 됐다. 또한 1970년대 뉴욕 여성의 새로운 자아를 상징하는 표현이 됐다. 지금 시대로 표현하자면, 유행의 밈(meme·인터넷 유행 비유전적 문화 요소)을 일으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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