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월 11일(이하 현지시각) 브라질 벨렝의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 본부에 원주민 시위대가 들이닥쳐 보안 요원과 몸싸움을 벌이고 있다(큰 사진). 이들은 “우리는 땅을 팔 수 없다” “우리를 배제하고 내린 결정은 무효”라고 외치며 회의장 입구로 돌진했다. 처음에는 구호를 외치는 평화로운 시위였지만, 보안 요원이 출입문을 급히 닫고 지원을 요청하면서 몸싸움으로 번졌다. 양측은 출입구 근처에 있던 플라스틱 통을 서로 던지면서 충돌했고, 보안 요원 중 일부는 원주민이 던진 물건에 맞아 이마에 상처를 입기도 했다. 보안대가 탁자를 쌓아 임시로 바리케이드를 만들면서 충돌은 진정됐고, 시위대는 현장을 떠났다. 개최국 브라질은 원주민 공동체가 기후변화 대응의 핵심 주체라는 점을 강조해 왔다. 하지만 현지 원주민은 정부가 산림 보존을 이야기하면서도 실제로는 대규모 인프라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고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는 세계 190여 개국이 기후변화를 막기 위한 방법을 논의하기 위해 매년 개최한다. 1995년 독일 베를린에서 첫 회의가 열린 이후 올해가 30회째다. 아마존 열대우림의 관문인 벨렝에서 11월 10일 개막한 올해 회의는 11월 21일 폐막한다. 총회에 앞서 11월 7일 열린 COP30 정상회의에서 각국 정상과 대표가 서로 손을 마주 잡고 있다(사진 1).
올해는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산업화 이전에 비해 1.5도 이하로 제한하기로 한 파리기후변화협정(COP21)을 체결한 지 10년째 되는 해라 의미가 깊지만, 세계 최대 경제 대국 미국은 연방 정부 차원의 대표단도 보내지 않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친환경·재생에너지를 “사기”라고 부르며 화석연료 생산과 사용을 늘리기 위한 정책을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그런 가운데 기후변화로 인한 자연재해는 점점 더 빈번해지고 위력도 커지고 있다.
필리핀에서는 11월 5일 중부 지방을 강타한 태풍 ‘갈매기’로 232명이 사망한 데 이어 11월 9일에는 슈퍼 태풍 ‘풍웡’이 북부 루손섬에 상륙해 지금까지 27명이 목숨을 잃었다. 풍웡은 ‘봉황(鳳凰)’의 광둥어 발음이다. 11월 10일 태풍 풍웡이 몰고 온 폭풍 해일과 만조로 침수된 지역을 필리핀 나보타스 주민이 걸어가고 있다(사진 2). 필리핀을 빠져나간 풍웡이 대만을 덮치면서 11월 12일 기준으로 대만에서 총 88명의 부상자가 발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