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에이피알의 뷰티 브랜드 메 디큐브의 ‘제로모공패드’. /사진 에이피알
2014년, 첫 화장품 브랜드 ‘에이프릴스킨’ 론칭
1988년생인 김병훈 에이피알 대표는 2014년 연세대 경영학과 재학 중 이주광 전 공동대표와 자본금 5000만원으로 화장품 스타트업 이노벤처스(에이피알 전신)를 설립, 첫 브랜드 에이프릴스킨(Aprilskin)을 론칭했다. 미국 교환학생 시절 온라인에서 화장품을 파는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시장의 가능성을 보고 사업에 뛰어든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전통적인 유통 방식을 벗어나 자사 몰을 통해 소비자와 직거래하는 소비자 직접 판매(D2C·Direct to Consumer) 방식을 도입하고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에이프릴스킨의 제품을 알렸다. 그 결과 주력 제품 ‘매직 스노우 쿠션’이 출시 1년 만에 350만 개가 팔리는 성과를 냈다. 창업 초기 브랜드의 성공은 에이피알의 확장 동력이 됐다.
2016년, ‘효자 브랜드’ 메디큐브 출범
에이피알은 기능성 스킨케어 시장 공략을 위해 2016년 두 번째 브랜드 ‘메디큐브(Medicube)’를 선보였다. ‘더마(dermatolo-gy·피부 과학) 코스메틱 브랜드’라는 콘셉트를 내세운 메디큐브는 ‘medical cosmetic’과 ‘cube’의 합성어로 피부 문제 고민 해결을 위해 큐브를 풀듯 계속 노력한다는 의미가 담겼다. 메디큐브는 여드름성 피부에 적합한 ‘레드 라인’, 탄력과 기미·잡티 관리를 위한 ‘딥 라인’, 모공·각질 관리를 위한 ‘제로 라인’ 등 다양한 제품으로 시장에 빠르게 안착했다. 2017년 출시한 ‘제로모공패드’는 소비자에게 입소문을 타며 메디큐브를 대표하는 제품으로 자리 잡았다. 해당 제품은 지난해 4월 미국 아마존 토너&화장수(toners&astrin-gents) 부문에서 일간 판매 1위를 기록한 것을 시작으로 현재까지 꾸준히 판매량 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제로모공패드의 성공에 힘입어 에이피알은 △슈퍼시카 토너 패드(2021년) △딥 비타C 패드(2022년) △레드 석시닉 애씨드 패드(2023년) △엑소좀 시카 요철 진정 패드(2024년) △PDRN 겔 패드(2025년) 등 성분과 제형을 다양화한 신제품을 차례로 출시했다. 메디큐브의 토너패드 제품군 누적 판매량은 지난 4월 1000만 개를 돌파했다.
2021년, 뷰티 디바이스 사업 진출
에이피알은 2021년 3월 메디큐브 산하 브랜드 ‘에이지알(AGE-R)’을 통해 첫 디바이스 ‘더마 EMS 샷’을 출시하며 뷰티 테크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이후 △ATS 에어샷 △유쎄라 딥샷 △부스터힐러 디바이스를 연달아 공개하며 첫 출시 약 2년 만에 뷰티 디바이스 누적 판매량 70만 대를 기록했다. 에이피알은 2023년 히트 상품 ‘부스터 프로’ 출시를 기점으로 자체 생산 공장인 ‘에이피알팩토리’를 가동한다. 이곳은 국내 뷰티 기업 최초로 ‘기획-연구개발(R&D)-생산-유통’ 전 과정을 아우르는 뷰티 디바이스 밸류체인(가치 사슬)이 모두 구현돼 있다. 이후 에이피알은 △울트라 튠 40.68 △하이 포커스 샷 △부스터 프로 미니 △부스터 진동 클렌저 △부스터 프로 미니 플러스 △하이 포커스 샷 플러스 등 뷰티 디바이스 라인업을 지속 확장했다. 에이피알의 뷰티 디바이스는 지난 9월 기준 글로벌 누적 판매량 500만 대를 돌파했는데, 미국과 일본 시장에서 점유율을 끌어올리며 해외 매출 비율이 절반을 넘었다. 에이피알이 올해 들어 뷰티 업계와 증권시장에서 큰 주목을 받은 것도 뷰티 디바이스의 성공에 기반했다.
2024년, 에이피알 코스피 상장
산하 브랜드 메디큐브와 에이지알의 성공에 힘입은 에이피알은 기업공개(IPO)에 나섰다. 당시 시장 ‘대어’로 평가받던 에이피알은 2024년 2월 2~8일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수요 예측에서 약 2000개 기관이 참여해 경쟁률 663 대 1을 기록했다. 그 결과 공모가는 희망 밴드 상단(14만7000만~20만원)을 초과한 25만원으로 확정됐고 상장 후 시총은 1조8960억원 수준으로 평가받았다. 이는 당시 설립 10년 차 미만 기업이 코스피에 상장한 첫 사례다. 에이피알은 상장을 통해 유치한 자금을 생산 설비 증설, 뷰티 디바이스 R&D 등에 활용하고 있다.
2025년, 김병훈 대표 ‘바이오 진출’ 선언
김 대표는 지난 9월 서울 강남구 코엑스 그랜드볼룸에서 열린 ‘아마존 뷰티 인 서울 2025’ 행사에 발표자로 나서 “메디큐브의 최종 목표는 인류의 노화를 극복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 세계 1위 ‘안티에이징(anti-aging)’ 전문 기업을 중장기 목표로 삼고 있다”며 “목표를 달성하는 데 필요하다면 화장품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바이오 영역으로 넘어갈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에이피알은 경기 평택에 있는 제3캠퍼스를 바이오·헬스케어 신사업의 전초기지로 삼겠다는 구상이다. 해당 시설은 대지 면적 1만2859㎡(약 3890평) 부지에 건축면적 4284㎡(약 1296평), 지상 2층 규모를 갖추고 있다. 에이피알은 이곳에서 조직 재생 물질인 PDRN·PN 원료 생산 체계를 갖추기 위해 의료 기기 품목 허가 절차를 밟고 있다. 에이피알은 가정용 뷰티 미용 기기를 넘어 전문가용 의료 기기 시장에 진출하기 위한 R&D도 진행하고 있다. 에이피알은 뷰티 디바이스 전담 R&D 조직을 2023년 1월 신설했으며, 해당 조직에는 의공학, 전자공학 등 관련 분야에서 다수 경력을 갖춘 전문 인력 약 30명이 소속돼 뷰티 디바이스의 핵심 기술을 연구하고, 고유 기술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특허 출원 등도 진행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