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장님, 갑자기 피부가 예민해졌어요. 겨울이라 그런 건가요?” 매년 연말이 되면 진료 중 반복해서 듣는 질문이다. 많은 사람이 찬바람과 난방을 피부 자극의 주범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 중년 이후 피부가 겨울에 흔들리는 이유는 훨씬 복합적이다. 갑작스러운 변화처럼 보이지만 그 배경에는 수년간 누적된 미세 염증, 즉 염증 노화가 있다. 겨울이 문제를 만든 것이 아니라 이미 약해진 ‘장벽’이 계절 스트레스를 견디지 못하고 한계를 드러낸 것에 더 가깝다.
중년 이후의 피부는 구조적 변화가 분명하게 진행된다. 세라마이드와 스핑고리피드 같은 장벽 지질이 서서히 감소해 수분을 잡아두는 능력이 떨어지고, 피지 분비량도 줄어 외부 자극을 막아주는 보호막이 얇아진다. 여기에 자외선, 수면 부족, 스트레스가 겹치면 겉으로 보이지 않아도 미세 염증이 조용히 쌓인다. 이렇게 약해진 피부는 평소에는 큰 문제없어 보이지만 겨울에 건조한 공기와 난방 열, 급격한 일교차 같은 환경 자극을 받으면 균형을 잃고 붉어짐, 따가움, 각질 폭발로 이어진다. 사람들은 어느 날 갑자기 피부가 예민해졌다고 느끼지만 실제로는 오랜 시간 진행된 염증 노화가 겨울에 표면으로 드러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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