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 이브 클랭, 'PR 3', 1962. /사진 소더비
요즘 늦가을 하늘은 붉은 단풍과 대비되며 유난히 맑고 푸르다. 그 아래 서 있으면 문득 떠오르는 예술가가 있다. 파란색 하나로 세계를 다시 그리려 했던 프랑스 화가 이브 클랭(Yves Klein)이다. 그의 파란색은 단순한 색이 아니었고, 그의 예술은 ‘왜 파란색인가’ 라는 질문에서 출발한다.
여기에는 전설처럼 전해지는 에피소드가 있다. 1940년대 후반, 프랑스 남부 니스 해변. 세 명의 청년이 모래사장에 누워 끝없이 펼쳐진 하늘을 바라보고 있었다. 이들은 훗날 각기 현대 예술계에서 두각을 나타낸다. 폐기물과 일상의 오브제로 누보 레알리슴을 이끈 아르망(Arman), 시와 철학을 탐구한 클로드 파스칼(Claude Pascal) 그리고 파란색을 운명처럼 붙든 클랭. 그날 세 사람은 장난스럽지만, 진지한 약속을 나눴다. 세상에서 가장 큰 캔버스에 자기 서명을 남기겠다는 것이었다. 아르망은 땅에, 파스칼은 바다에 그리고 클랭은 하늘에 자기 이름을 썼다. 하늘은 경계도, 소유도 없는 끝없이 열린 공간이다. 그렇다면 정말 클랭은 푸른 하늘을 표현하고자, 그토록 파란색에 마음을 빼앗겼던 것일까.
비물질을 향해 클랭이 찾은 국제 클랭 블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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