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는 단순히 광고를 노출시키는 채널이 아니라, 고객과 관계를 맺고 신뢰를 구축하고 팬덤을 만드는 자산이다.”
‘2025 유튜브 웍스 어워드 코리아(2025 YouTube Works Awards Korea)’ 본선 심사위원인 김정아 이노션 대표이사 사장, 최헌 제일기획 부사장, 박현우 이노레드 대표, 박소현 애드이피션시 대표, 이성헌 돌고래유괴단 부대표는 최근 ‘이코노미조선’과 대담에서 이렇게 입을 모았다. 이들은 국내 광고·마케팅 업계를 대표하는 최고 전문가다. 글로벌 종합 광고 대행, 콘텐츠 제작, 디지털 퍼포먼스 광고 대행 등 다양한 분야에서 한국 광고 업계를 이끌고 있다. 이들은 “유튜브는 브랜드 캠페인을 설계할 때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채널”이라면서 “유튜브 영향력은 계속 누적되며, 더 커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유튜브 웍스 어워드 코리아가 7회 차를 맞이했다.
박현우 “첫해부터 올해까지 쭉 본선 심사를 맡았다. 한국에서 유튜브가 차지하는 영향력이 커진 것만큼이나 어워드 위상도 매우 높아졌다. 한국을 대표하는 가장 권위 있는 광고제인 대한민국광고대상에서도 본선 심사를 했는데, 수상작의 퀄리티나 심도가 같은 레벨이라고 할 수 있다. ‘베스트 브랜드 팬덤’ ‘베스트 크리에이터 컬래버레이션’ 같은 부문은 대한민국광고대상이 포함하지 못하는 독특하고 새로운 광고 영역을 조명한다.” 박소현 “급변하는 디지털 광고 시장의 현재와 미래 가치를 제시한다는 측면에서는 유튜브 웍스 어워드가 단연 최고다. 갈수록 출품작이 많아지고 있는 건 유튜브 웍스 어워드의 위상을 대변한다. 더불어 회사 규모를 떠나 실력 있는 콘텐츠로 도전해 볼 만한 기회가 공평하게 열려 있다. 유튜브 웍스 어워드는 단순히 크리에이티브 제작 자체 평가나 조회 수에 그치지 않고, 유튜브를 활용해 달성한 브랜드 인지도 및 매출 상승 등 비즈니스 성과까지 핵심적으로 평가한다. 이는 실질적인 마케팅 효과를 중시하는 광고 업계 니즈와 일치한다. 우리 같은 광고 대행사는 유튜브 웍스 어워드 수상을 자사의 디지털 전략 실행 능력을 입증하는 중요한 기회로 삼는다.”
김정아 “데이터 기반하에 브랜드가 만들어낸 실제 성과를 중심으로 평가하므로, 클라이언트가 ‘성공적인 비즈니스’라고 레퍼런스로 삼을 만한 수상작을 배출한다는 점이 일반적인 광고제와 가장 다른 부분이다. 디지털 마케팅 비중이 높아지면서 유튜브 웍스 어워드 위상도 더욱 높아지고 있다.”
광고 매체로서 유튜브를 어떻게 보나.
김정아 “선택이 아닌 필수 매체가 된 지 오래다. 캠페인 설계 시 최우선으로 고려되는 미디어 중 하나이며, 디지털 마케팅 전략의 핵심이 될 만큼 영향력이 커졌다.”
박소현 “보조 역할을 담당하는 선택적 매체가 아니라, 브랜드 캠페인을 설계할 때 가장먼저 고려하는 핵심 기반 채널로 자리매김했다. 과거에는 모바일 중심의 짧은 소비가 일반적이었지만, 최근에는 커넥티드 TV 시청 증가로 유튜브가 프리미엄 화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춘 준(準)방송급 플랫폼으로 확장됐다. 이 변화는 브랜드 미디어 전략 자체를 바꿔놓는다. 검색 기반 탐색 단계부터 숏폼 소비, 롱폼 집중 시청 그리고 커머스·리뷰·브랜드 영상까지 이어지는 현재 유튜브 구조는 소비자 구매 여정 전체를 유기적으로 커버한다.”
이성헌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광고 타기팅을 할 때 청년층은 유튜브, 장년층은 TV라는 방법론이 있었다. 이제는 이마저도 옛말이 됐다. 우리 부모님이 모두 70대인데, 지상파를 시청할 수 있는 인터넷 TV(IPTV)가 고장 난 적이 있다. 예전 같았으면 바로 고쳐 달라고 했을 텐데, 지금은 전혀 불편감 없이 TV를 수상기로만 쓰고 유튜브 중심으로 시청한다. 실제로 최근 고령층의 유튜브 이용률이 청년층과 같은 수준이라는 조사가 많다. 특히 유튜브는 제품 검색부터 장단점 분석, 관련 콘텐츠 감상, 후기 확인, 구매까지 연결한다. 유년부터 노년까지, 검색부터 구매까지 타깃과 여정을 모두 커버하는 중요한 매체다.” 박현우 “TV 스크린에 송출되지 않는 영상 광고는 많지만, 유튜브에 업로드되지 않는 영상 광고는 거의 없다. 과거 수십 년간 가장 대표적인 광고 채널로 인식됐던 TV 매체 역할을 포괄할 뿐 아니라, 그것을 능가하는 가장 선도적인 광고 채널이 됐다.”
최헌 “나아가 유튜브는 광고 산업의 혁신을 가져왔다. 끊임없이 새로운 포맷의 광고 상품을 만들어 광고 비즈니스의 메커니즘을 바꾸고 있다. 가령, 유튜브는 비디오 뷰 캠페인 이전에 있었던 트루뷰 인스트림(Trueview Instream)이라는 광고 조회 상품을 만들었다. 기존 광고 상품은 소비자가 봤는지와 무관하게 노출만 되면 과금되는 형태인 데 비해, 유튜브는 실제 영상을 끝까지 시청한 경우에만 광고비를 지불하는 상품을 시장에 소개했다. 광고주는 즉각 반응했고, 그야말로 유튜브로 예산이 빨려 들어갔다. 이때부터 유튜브 집행이 크게 증가했다. 또 범퍼 광고(Bumper Ad)라는 개념을 도입해 광고가 6초여야 한다는 새로운 화두를 제시하기도 했고, 2분 이상의 긴 광고 영상도 재미만 있다면 소비자에게 충분히 어필할 수 있다는 브랜디드 콘텐츠 개념도 소개했다.”
유튜브 광고는 무엇이 다른가.
김정아 “커버리지와 효율을 동시에 꾀할 수 있는 유일한 매체가 유튜브다. 전 국민이 즐겨보는 미디어이며, 동시에 나이·지역·관심 영역 등으로 세분화해 정교하게 티기팅할 수 있는 미디어이기도 하다. 개인화된 다양한 콘텐츠와 광고가 뒤섞인 형태의 플랫폼으로서, 유튜브를 통해 브랜디드 콘텐츠라는 새로운 형태의 크리에이티브가 본격적으로 자리 잡게 됐다.”
최헌 “4대 매체(TV·신문·잡지·라디오) 광고를 만드는 것은 정해진 문법이 있다. 유튜브 광고는 정해진 문법이 없다. 브랜드나 제품이 주인공이 되는 콘텐츠는 영화이기도 하고, 드라마이기도 하고, 다큐멘터리이기도 하고, 뮤직비디오이기도 하다. 완성도가 몹시 수려하거나, 아주 조잡하기도 하다. 그야말로 프리스타일 광고 시대가 된 거다. 옆집 사는 초등학생이 광고대행사에 다니는 나보다 더 크리에이티브한 광고를 만들 수 있게 하는 마법. 그것이 바로 유튜브 광고의 매력이다.” 이성헌 “유튜브는 TV에서 불가능했던 광고 시간 제약과 진입 장벽을 무너뜨렸다. 그리고 소비자에게 ‘스킵(SKIP)’이라는 광고 거부권을 부여했다. 최근 우리가 진행한 라이나생명 광고처럼, 15초라는 규격화된 프레임에서 벗어난 10분에 가까운 광고가 1000만 조회 수를 기록할 만큼 소비자에게 큰 호응을 얻기도 한다.”
박현우 “각 브랜드 광고는 각 사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누적돼, 휘발되지 않는다. 즉 광고에 노출로서 의미만 있는 것이 아니라, 광고가 콘텐츠와 커뮤니티로서 가치로 이어질 가능성을 제공하는 것이다. 유튜브는 더 이상 도달이라는 하나의 목적을 위한 매체가 아니라, 형식의 자유를 기반으로 사람의 삶과 시대의 정서를 담아내는 매체 이상의 세계를 만들어내고 있다. 때문에 유튜브 영향력은 계속 누적되며, 더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올해 수상작의 특징은.
이성헌 “작년까지 인공지능(AI)이 생성형 이미지를 보여주는 신기한 소재로 쓰였다면, 올해는 수백 개의 개인화된 광고 소재를 자동으로 생성하거나, 성우 없이도 브랜드에 딱 맞는 목소리를 입히는 등 마케팅 효율을 극대화하는 실질적 도구로 자리 잡았다.” 박소현 “과거 단순한 이미지 생성 수준에 머물렀던 AI 기술은 이제 기획부터 크리에이티브 연출, 콘텐츠 개인화 전략까지 통합되며 작품의 질적 향상을 견인하고 있다.” 김정아 “AI 덕분에 작업 속도와 단가가 비약적으로 개선됐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이를 통해 타기팅된 대중을 대상으로 하던 브랜드 활동은 궁극에는 초개인화된 일대일 메시지까지 진화할 수 있을 거로 본다.” 박현우 “오히려 AI 폭주의 시대에 역설적으로 ‘인간적인 것’의 가치가 부상하고 있다는 점도 관측된다. 심사위원의 마음을 움직인 캠페인은 광고적 형식이나 기법 또는 AI 테크닉을 내세우기보다 불안이나 공포, 피로한 마음에 위로를 건네고, 깊은 공감을 끌어내는 콘텐츠였다. 유튜브라는 플랫폼을 매체로만 해석한다면, 그 진가를 다 활용하지 못하는 것이다. 유튜브에는 사람의 삶이 있고, 관계가 있고, 취향이 있고, 시대의 변화가 있다. 유튜브 세계관을 이해하는 팀에 무한한 기회가 있을 것이다.”
이성헌 “세련되고 정제된 하지만 전형적인 TV CF 톤은 아무리 공을 들여 만들어도 스킵당하고 만다. 고객을 매료시킬 브랜드 스토리나 일방적 노출이 아닌 스스로 찾아보고 공유하고 싶은 재미있는 콘텐츠, 다소 투박하더라도 진정성 있는 ‘리얼리티’ 방법론을 적용한 광고가 다수 수상했다. 또한, 숏폼으로 호기심을 자극하고 롱폼으로 서사를 완성하는 소위 ‘크로스 포맷 스토리텔링’ 또한 다수 활용되는 경향을 보였다. 또 브랜드가 크리에이터의 세계관(persona)으로 자연스럽게 녹아들거나 아예 기획 단계부터 함께 제품을 개발하는 등의 방법으로 콘텐츠가 활발하게 기획되고 있다. 단순히 유튜브 채널에 제품을 노출하는 것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 박소현 “크리에이터는 이제 단순한 광고 모델을 넘어, 브랜드 메시지를 장기적으로 대변하고 팬덤을 직접적인 충성도와 비즈니스 성과로 연결하는 핵심 브랜드 자산으로 진화했다. 이 파트너십 영역이 확대되면서, 제작 과정 역시 아마추어리즘을 벗어나 고도로 전문화된 프로덕션 퀄리티를 확보하고 있다. 이는 시장 내에서 크리에이터 경제의 명확한 질서와 표준이 확립돼 가고 있음을 시사한다.”
유튜브 광고 시장은 어떻게 진화할까.
박소현 “기획 초기 단계부터 AI가 다양한 광고 구성안을 제안하고, 시청 패턴과 실시간 데이터를 반영하는 방식이 보편화할 것으로 예상한다. 또 브랜드와 크리에이터 콘텐츠의 통합 제작 구조가 확대될 것이다. 크리에이터 중심 생태계가 성숙하면서 협찬 중심 협업을 넘어 브랜드 메시지와 크리에이터의 세계관을 기획 단계부터 함께 개발하는 방식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박현우 “제미나이와 이를 기반으로 한 AI 이미지 생성·편집 도구 나노바나나의 추론 능력과 표현 능력이 상당해지면서, 이를 이용하는 실험이 많아질 것 같다. 더욱 손쉽게 아주 깊은 내용을 다루는 장편 다큐멘터리를 만들 수 있고, AI를 통해 많은 양의 콘텐츠를 비용 효율적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다. 또한 팝업스토어 같은 오프라인 경험을 어떻게 유튜브와 유기적으로 연계해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지, 한계를 초월하려는 실험이 있을 것이다. 실험적인 마인드로 유튜브와 AI 활용을 극대화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전망한다.” 최헌 “유튜브가 그동안 광고 형식과 내용에 혁신적 변화를 불러왔다면, 이제는 판매와 유통에도 혁신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한다. 특히 한국에서 최초로 도입된 유튜브 쇼핑에 기대가 크다. 알리고, 좋아하게 하고, 구매 의향을 높이는 것을 넘어 실제로 구매까지 하게 한다면, 광고 프로세스의 입체적이고 온전한 완성이 아닐까 싶다.”
이성헌 “유튜브 쇼핑을 통해 유튜브는 영상을 보다가 마음에 드는 제품을 클릭 한 번으로 구매하는 ‘커머스 미디어’로서 역할이 더욱 강력해질 것이다. 광고와 구매 사이 단계가 획기적으로 줄어, 나처럼 광고를 주무로하는 마케터가 더욱 분주해질 것 같다.”
유튜브에서 광고하려는 브랜드에 조언 부탁한다.
김정아 “유튜브를 ‘뭔가를 알리기 위한 채널’ 이 아니라, ‘신뢰를 구축하고 팬을 만드는 자산’으로 접근해야 한다. 광고는 스킵되지만, 가치 있는 콘텐츠는 신뢰받고 오래 기억된다. 저장하고 공유하고 싶은 콘텐츠야말로 비즈니스의 지속 가능한 성장을 틀림없이 도울 것이다.”
박현우 “공감한다. 유튜브를 아직도 광고 지면으로만 쓴다면, 너무 제한적으로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유튜브를 하나의 세계관으로 이해하고, 광고를 단순히 노출시키는 게 아니라 그 세계관의 ‘맥락’ 안에서 설계하는 유기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유튜브에서는 그동안 학습됐던 광고의 전형적인 방식이 아니라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광고에 접근하는 것이 가능하다. 더 많은 실험을 적극적으로 하길 권한다.”
이성헌 “여전히 TV 광고 시대의 광고가 너무 많다. 유튜브는 브랜드 세계관을 고객과 소통하는 과정이다. 브랜드가 한 명의 유튜버라고 생각하고, 어떤 매력을 쌓아가며 고객과 관계 맺을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 한 번의 광고 말고 유튜브라는 유기체적 플랫폼에서 브랜드 개성을 꾸준히 쌓길 조언한다.
같은 맥락에서 완벽함보다 솔직함과 소통을 택하는 것이 좋다. 브랜드가 하고 싶은 말만 일방적으로 떠드는 영상은 외면받는다. 무게를 내려놓고 업로드 부담을 버리고 솔직하게 고객에게 하고 싶은 말을 하는 콘텐츠를 하나씩 올리길 권한다. 진심으로 올린 콘텐츠가 쌓이면, 나머지는 고객이 채워줄 것이다. 고객이 광고를 보고 댓글을 달고 친구를 태그하는 순간, 그 광고는 하나의 ‘콘텐츠’ 가 돼 알고리즘의 선택을 받아 언젠가 고객에게 전달된다.”
박소현 “유튜브는 데이터를 제공하는 플랫폼이기 때문에 측정 구조의 고도화가 필수적이라고 생각한다. 도달이나 조회 수 같은 기본 지표뿐 아니라, 시청 이탈 구간, 재생 패턴, 검색 전환 등 여러 지표를 함께 해석해야 어떤 크리에이티브 조합이 효과가 있었는지를 정확히 판단할 수 있다. 명확한 가설과 충분한 실험, 다각도의 성과 분석을 반복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