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문득, 아무런 예고 없이 어딘가로 훌쩍 떠나고 싶어지는 순간을 맞닥뜨린다. 거창한 이유 따위는 필요 없다. 그저 지금 서 있는 이 자리가 아닌 다른 곳의 공기를 마시고 싶다는, 지극히 단순하고 원초적인 욕망. 나는 그럴 때마다 동해의 7번 국도를 떠올린다. 그리고 그 길의 허리춤쯤에 무심하게 그러나 다정하게 놓여 있는 영덕을 생각한다.
많은 이가 영덕이라고 하면 붉은 대게의 등딱지와 새해 첫날의 일출을 먼저 떠올린다. 하지만 나는 조금 다른 영덕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둠이 내린 밤바다 위로 휘영청 떠오르는 달과 그 달빛을 받아 반짝이는 검푸른 파도 그리고 뜻밖의 골목에서 만난 불고기 한 점에 대해서 말이다.
달빛을 마시는 시간, 창포리 풍력발전 단지
바다 위로 두둥실 떠오르는 보름달을, 그것도 아무런 방해 없이 온전히 마주해 본 적 있는지. 수평선 너머에서 붉고 큰 달이 밤바다를 환하게 밝히며 솟아오를 때, 그 비현실적인 풍경 앞에서는 누구나 말을 잃게 된다. 만약 당신 곁에 사랑하는 사람이 있다면, 굳이 사랑을 말하지 않아도 슬며시 손을 잡게 될지도 모른다.
영덕의 밤을 가장 낭만적으로 즐길 수 있는 곳은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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