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디터 오광진
에디터 오광진

“(앨런) 그린스펀은 2005년 ‘집값에 거품이 있어 보이지 않는다’라고 했고, (제롬) 파월은 2025년 ‘인공지능(AI) 기업들은 실제로 수익을 내고 있다. 사정이 다르다’라고 했다.”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를 예견하고 공매도로 큰돈을 벌어 유명해진, 영화 ‘빅쇼트’의 실제 주인공 마이클 버리 사이언애셋매니지먼트 창립자가 11월 24일(현지시각) 소셜미디어 X에 올린 글입니다. 그는 이틀 뒤에는 엔비디아가 글로벌 주요 투자자에게 보낸 AI 거품론 반박 자료를 올리며 거품론 출처의 첫 번째로 자기 이름이 올랐다고 전했습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챗GPT 이후 美 시총 21조弗 증가, 가열되는 AI 거품 논쟁’은 넘쳐나는 AI 거품론의 배경과 영향, 전망을 짚습니다. 거품 붕괴의 충격은 순다르 피차이 구글 최고경영자(CEO)가 “구글을 포함한 어느 회사도 (거품 붕괴 타격에) 면역될 수 없다”고 지적할 만큼 가늠하기 힘듭니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AI 거품 붕괴가 위축시킬 미국 소비 규모가 국내총생산(GDP)의 1.8%에 이르고, 이는 미국을 경기 침체로 밀어 넣을 수 있다고 경고합니다. AI 관련 기업의 가치와 투자 규모의 빠른 증가 속도가 거품론을 부채질합니다. 챗GPT가 출시된 2022년 11월 이후 미국 증시 시총만 21조달러(약 3경887조원) 증가했고, 이익도 못 내는 10대 AI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가 최근 1년 총 1조달러 증가했다는 통계가 대표적입니다. 2028년까지 AI 인프라인 데이터센터 투자에만 3조달러(약 4412조원)가 투입될 것이라는 모건스탠리 예측도 같은 맥락입니다. 

거품 붕괴 우려는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나 JP모건 회장 같은 금융권에서 주로 제기됩니다. AI 투자 진원지인 ICT 업계에서는 거품이 없다는 주장보다 철도 거품 붕괴처럼 혁신 인프라를 남기는 좋은 거품이라는 식의 반박론을 내놓고 있습니다.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AI는 금융 거품과 다른 산업 거품 속에 있다”며 “사회에 큰 혜택을 줄 것”이라고 한 것이 대표적입니다. 혁신에는 거품이 따르기 마련입니다. 투자자 알라스데어 네언이 2018년 발표한 ‘시장을 움직이는 엔진’ 논문에 따르면, 1825~2000년의 철도· 전기·인터넷 등 51개 혁신 붐 가운데 37개가 거품을 수반했고 세상은 진전했습니다. 거품 붕괴를 두려워하기보다 승자로 생존할 수 있는 준비가 필요한 때입니다.

READER'S LETTER

고환율, 서학개미 탓 그만해야

요즘 고환율의 주요 원인으로 국내 투자자의 해외투자 증가가 자주 언급된다. 개인 투자자에게 해외 주식 순매수는 당연한 선택이다. 미국은 잘나가는 테크 산업을 바탕으로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는데, 한국 성장률은 낮다. 투자자가 성장 가능성을 찾아 움직이는 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정부는 서학개미 탓을 할 게 아니라 국내 경제를 살리는 데 집중해야 한다.

-한민수 자영업자

READER'S LETTER

기업 '달러 파킹'은 환율 변동성 속 생존 조치

기업의 외화 예금 잔액이 늘어나는 건 단순한 달러 사재기가 아니다. 고환율 상황에서 환 손실을 막고 수익성을 방어하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다. 저성장 기조와 재정 건전성 악화 우려까지 겹치면서 원화 약세가 심화하는 근본적인 문제부터 해결해야 한다. 기업의 생존 전략을 비판하기보다 환율 안정성을 확보해 안심하고 경영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달라.

-박철호 중소기업 대표

READER'S LETTER

고환율 뉴노멀 되면 민생 부담 누가 책임지나

고환율이 뉴노멀이 될 거라는 기사를 접하며 불안감을 느낀다. 고환율이 기업 수익성을 악화해 취업 시장의 어려움으로 돌아올까 두렵다. 정부는 한국의 느린 경제성장이 원화 약세의 근본 원인이라는 지적을 기억해야 한다. 무리한 확장 재정으로 재정 건전성을 해치기보다 저성장 기조를 탈피하고 경제 기초 체력을 다지는 구조적인 개혁이 먼저라고 생각한다.

-이하나 대학생

에디터 오광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