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근 - RNA애널리틱스 대표이사, 고려대 수학과, 한양대 금융보험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 전 왓슨와이어트 한국 금융보험사업부 대표 /사진 RNA애널리틱스
김형근 - RNA애널리틱스 대표이사, 고려대 수학과, 한양대 금융보험 석·박사 통합과정 수료, 전 왓슨와이어트 한국 금융보험사업부 대표 /사진 RNA애널리틱스

“보험 계리(計理) 200년 구조를 바꾸는 기술을 만들고 있다.” 김형근 RNA애널리틱스 대표이사가 창업 당시 세운 목표는 ‘산업구조 변화’였다. 그는 1989년 보험회사 입사 후 통계 등으로 보험료나 보험금, 준비금 등을 계산하고 평가하는 계리 업무를 맡았다. 업무 효율 개선에 관심을 뒀고, 새로운 가치 평가 시스템도 구축했지만 회사는 기존 업무체제에 집착했다. 회사에서 자기가 원하던 미래를 그릴 수 없다는 판단은 창업으로 이어졌다. 

2009년에 설립된 RNA애널리틱스는 보험 계리와 위험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다. 국내는 물론 일본과 영국, 스페인에도 지사를 두고 있다. 미국과 유럽 등 다양한 국가에 본사를 둔 대형 보험사와 금융기관이 주요 고객이다. 계리 소프트웨어 ‘R3S’로 전 세계 보험사의 회계와 위험관리 등에 필요한 서비스를 제공한다. 최근에는 미국 뉴욕에 현지 사무실을 설립했고, 중국 시장 진출도 추진하고 있다. 현지 회계기준과 규제 환경에 부합하는 솔루션을 개발 중이다. 현지 보험사, 컨설팅사와 파트너십도 모색하고 있다.

회사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적극적으로 도입해 계리와 위험관리 업무 자동화와 지능화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대화형 AI를 개발해 보험 계리와 위험관리 등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분야에 적합하게 하고 있다. 해외지사 등을 포함해 2022년 매출 175억원을 기록했고, 이듬해 매출 238억원을 냈다. 지난해 세계 경기 둔화와 새로운 국제 회계 기준으로 회계 시스템을 바꾸는 과도기 상황도 225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다음은 일문일답.

1 김형근(왼쪽 세 번째) 대표가 11월 독일 마인츠에서 열린 독일보험계리사회(DAV) 콘퍼런스에서 RNA애널리틱스 부스를 방문해 유럽 지사 소속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
을 하고 있다. 2 김형근(왼쪽 두 번째) 대표가 2024년 연세대와 보험 계리, 위험 전문가 양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RNA애널리틱스
1 김형근(왼쪽 세 번째) 대표가 11월 독일 마인츠에서 열린 독일보험계리사회(DAV) 콘퍼런스에서 RNA애널리틱스 부스를 방문해 유럽 지사 소속 임직원들과 기념 촬영 을 하고 있다. 2 김형근(왼쪽 두 번째) 대표가 2024년 연세대와 보험 계리, 위험 전문가 양성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뒤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 RNA애널리틱스

어떤 계기로 RNA애널리틱스를 세웠나.

“퇴사 후 밀리만과 왓슨와이어트 등 글로벌 컨설팅 회사에 입사했다. 컨설턴트로서 업무를 배우며 한국에 보험 계리 컨설팅 사업을 안착시켰다. 그러나 세계적 수준의 계리 컨설팅 회사 모두 ‘지식산업의 정보통신(IT)화’에는 둔감하다고 판단했다. 당시 국내는 계리 컨설팅 같은 전문 지식산업 수준이 낮았지만, IT가 발달한 상태였다. 내 경험과 잘 결합하면 신흥 강자가 될 수 있겠다고 생각해, 2009년 RNA애널리틱스를 창업했다.”

RNA애널리틱스는 어떤 서비스를 제공하는 회사인가.

“RNA애널리틱스는 보험사와 금융 그룹을 위한 통합 솔루션을 제공한다. 핵심 제품은 ‘R3S’다. 보험사의 미래 현금 흐름을 계산하고, 업무 기준과 절차를 관리한다. 대규모 데이터도 처리할 수 있다. 이를 기반으로 국제 회계·규제 기준을 충족하도록 지원한다. 클라우드 환경, AI 기능 등 최신 기술을 적용해 각국의 실제 업무 수행 방식에 맞춘 시스템을 제공한다고 보면 된다.”

최근 실적은 어떤가.

“RNA애널리틱스는 계리 소프트웨어 R3S 판매·유지·보수와 시스템 구축 같은 컨설팅이 주요 수익원이다. 2022년 175억원이던 매출이 지난해 225억원으로 늘었다. R3S 솔루션은 신규 매출 1년 후 전환되는 유지·보수 매출이 20% 이상 증가하고 있다.”

회사가 성장 전환점을 맞은 계기가 있나.

“다국적 기술 기업 IBM이 보유하던 소프트웨어 ‘AFM’ 인수를 빼놓을 수 없다. AFM은 영국 최대 보험 계리 컨설팅사인 왓슨와이어트가 300억원 이상을 들여 투자한 계리· 위험 모델링 소프트웨어다. 왓슨와이어트가 다른 회사와 합병하는 과정에서 독과점 문제가 발생해 이 솔루션이 강제 매각됐고, 이를인수한 IBM이 해당 사업을 영위했다. 이후 IBM이 해당 솔루션을 매각하려 한다는 정보를 듣고, 인수전에 뛰어들었다. 내가 목표로 하는 ‘산업구조 변화’를 위해서는 성능 좋은 솔루션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인수 과정에서 어려움은 없었나.

“어려움이 많았다. 인수 자격 요건으로 글로벌 브랜드와 기술력을 요구했고, 이미 영국 대형 컨설팅 회사가 인수를 추진하고 있었다. 인수 금액도 120억원에 달했다. 당시엔 조달이 불가능한 장벽처럼 느껴졌다. 기술 외에는 아무것도 없었다.”

어떤 방식으로 돌파구를 찾았나.

“직접 발로 뛰었다. 가장 빠른 비행기를 타고 뉴욕 IBM 본사를 찾아가 인수 의사를 전달했다. 인수 자격을 갖추기 위해 사업 파트너사와 협력해 조인트벤처를 설립해 계약을 체결했다. 그런데 인수 대금을 약속했던 사모펀드가 자금 확보에 실패했고, 납입 기한이 두 번 연기됐다. 결국 마감 시한을 연장한뒤 증권사 등 수십 개 금융기관을 직접 찾아다녔다. 대금 지급 마감 이틀 전에 모 사모펀드를 통해 2017년에 극적으로 인수를 마무리했다. 이후 3년간 모든 투자금을 상환해 단독 경영 기반을 확보했다.”

RNA애널리틱스의 강점은 또 무엇인가.

“RNA애널리틱스는 해당 솔루션을 인수한 뒤 필요한 기능과 성능을 보완해 금융사의 전사적 결산과 위험관리를 수행하는 차별화된 솔루션으로 발전시켰고, 덕분에 현재는 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여기에 최근 대화형 생성 AI(Generative AI) 탈렉사(Tha-lexa™)도 개발 중이다. 보험 계리와 위험관리 등 높은 정확도를 요구하는 영역에 특화됐고, 환각 효과도 줄였다. 내년 1분기 정식 출시를 목표로 뒀는데 국내외 보험사 등에서 데모 요청이 이어지고 있다.”

향후 목표는.

“보험 계리 산업은 역사가 약 200년이다. RNA애널리틱스는 보험 산업 전환을 가져올 만한 혁신적 기술과 제품을 시장에 제공해 산업의 전환을 가져오고자 한다. 현재 국내 대형 보험사는 물론 미국과 유럽, 일본 등 다양한 국가에 본사를 둔 글로벌 대형 보험사와 금융기관을 주요 고객으로 뒀다. 메트라이프, 미국 보험 계리 회사와 탈렉사를 이용하는 협력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혁신적 기술과 제품으로 시장의 혁신을 일으키겠다.” 

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