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유학의 꿈을 이루기 위해 베이징수도국제공항에 내렸을 때 맡았던, 석탄을 때는 듯한 매캐한 냄새가 지금도 코끝을 맴돈다. 그 후로도 상당 기간 중국을 오갈 때면 온몸을 감싸던 그 기운이 중국이 나를 환영해 주는 인사인 것만 같아 반갑기까지 했었다. 20년 가까운 세월이 지난 지금, 그 시절의 그 공기는 이제 추억이 되어 버렸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와 한중 정상회담 참석 후 중국은 한국과의 향후 협력을 심화할 4대 산업으로 인공지능(AI), 바이오헬스, 실버산업과 함께 녹색 산업을 제시했다. 녹색 산업이란 생산과정 전반에서 친환경적인 고려를 바탕으로, 과학기술을 통해 자원 사용의 절약 및 오염 저감, 에너지 절약을 도모하는 산업을 말한다. 생산 주기의 초반부터 환경보호를 고려한다는 점에서 폐기물 등 사후적인 오염물 처리와 재생산에 방점을 두는 환경 산업과는 구별된다.
중국은 일찍이 2019년 3월, ‘녹색 산업 지도 목록(2019년 판)’을 발행해 녹색 산업 발전의 방향을 제시했다. 이 목록은 중국의 각 지역과 담당 부서가 녹색 산업 발전의 중점을 명확히 하고, 녹색 산업 정책을 수립하며, 사회자본의 투자를 유도하는 데 주요한 근거로 활용되고 있다.
한편, 최근 녹색 산업의 주무 부서라고 할 수 있는 공업정보화부는 국무원의 정례 정책 브리핑에서 녹색 발전을 위한 ‘점, 선, 면’ 전략을 제창했다. 우선 녹색 산업은 그 출발점에서부터 경량화, 무해화, 긴 수명, 재활용의 편의성이라는 녹색 설계의 이념을 바탕으로 녹색 제품의 개발 보급을 강화해 녹색 산업 발전의 기초를 튼튼하게 하도록 했다.
둘째는 ‘점’으로 녹색 공장의 설립이다. 녹색 공장은 국가, 성별로 각각의 기준에 따라 지정·고시되는 공장으로, 제조업에 종사하면서 최근 3년 동안 중대한 안전·환경보호· 품질 관련 사고 기록이 없고, 용지 사용의 집약화, 원료의 무해화, 폐기물의 자원화, 에너지 저탄소화에 관한 일정 기준에 부합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2024년 기준 국가급 녹색 공장은 6430곳에 이른다. 중국 정부는 2030년까지 국가, 각급 성 및 시의 녹색 공장의 생산 비율을 40%로 높이고 녹색 공장이 에너지 절약과 탄소 저감에 관한 잠재력을 발휘하도록 지도하고 다수의 무탄소 공장을 건설하도록 했다.
셋째는 ‘선’으로 녹색 공급망의 육성이다. 대기업의 선도적 역할을 통해 조달 업체 중 녹색 공장의 비중을 높여 전체 공급망의 녹색 전환을 촉진한다. 넷째는 ‘면’으로 산업단지 조성이다. 녹색 산업단지와 무탄소 단지 조성을 장려하는 동시에 첨단 기술 산업단지의 녹색 전환을 적극적으로 장려할 것을 천명했다.
시 주석의 방한을 계기로 한중 미래의 산업 협력에 대한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우리가 중국과의 협력점을 찾기 위해서는 중국산업의 현황을 먼저 정확하게 진단하고, 그들이 우리로부터 필요로 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해 내야 한다.
녹색·환경 산업은 대규모 장치산업에서부터 일상생활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환경 관련 아이디어 제품까지 중국과 협력의 폭과 깊이가 아주 넓은 분야이다. 녹색 산업 협력이라는 국가 간의 거시적인 목표하에 서로의 녹색 공장에 스며들 수 있는 실천적인 방법을 지속적으로 모색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