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협정을 맺은 지 10년이 지났다. 당시 전 세계 195개국은 산업화 이전 대비 지구 평균기온 상승 폭을 2℃보다 훨씬 낮게 유지하고, 나아가 1.5℃ 이내로 제한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약속했다. 프랑스는 이 위대한 협력과 보편적 연대의 순간을 성공으로 이끄는 데 전력을 다했다. 10년이 지난 지금, 그간의 성과가 자랑스럽다.
프랑스는 2024년 온실가스 배출량을 1990년 대비 30% 줄였다. 특히 2017~2024년에 20%를 감축했는데, 2017년 이전에 는 연간 감축률이 1%에도 미치지 못했다. 2017~2021년에는 연평균 2% 이상, 2022~ 2024년에는 연평균 4% 이상 감축률을 달성했다. 목표는 2030년까지 배출량을 50% (1990년 대비) 줄이는 것이다. 매년 대기 중 이산화탄소(CO₂)를 2억7000t 줄일 계획이다.
이것은 프랑스의 선택이 명확하기에 가능했던 일이다. 나는 경제·기획·에너지·농업· 산업 등 모든 국정 운영의 핵심에 ‘생태계’를 뒀다. 또 총리에게 생태·에너지 계획 수립을 직접 책임질 것을 지시했다. 2025년 12월 12일 발표한 ① '국가 저탄소 전략(SNBC· Stratégie Nationale Bas-Carbone)'이 대표적이다. 이 전략은 정책 전반에서 프랑스의 탄소 중립을 이끌 방향타 역할을 할 것이다.
프랑스는 녹색 정책에 여섯 가지 핵심 원칙을 두고 있다. 첫 번째, 과학을 존중하고 보호한다. 프랑스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기후변화협의체(IPCC)’ 합의에 따라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IPCC는 2025년 12월 1일 제7차 평가보고서(AR7) 작성에 착수했고, 모든 집필진(기후 학자·과학자 등)과 첫 회의를 파리에서 열었다. 프랑스는 연구개발기본법(LPR·Loi de programmation de la recher-che)과 ‘프랑스 2030’ 프로그램을 통해 소형모듈원자로(SMR), 저탄소 수소, 지속 가능 연료, 수자원 관리 등 다양한 분야에서 수백 개의 실용 연구 프로젝트를 지원하고 있다. 과학적 진실을 의심하는 목소리가 커진 현재, 이 분야 투자를 가속하고, ‘과학을 위한 프랑스의 선택(Choose France for Science)’ 프로그램을 통해 세계 최고 연구자를 계속 유치할 것이다.
두 번째, 수입 화석연료 의존을 끊는다. 프랑스는 국가적 자립과 기후 보호의 동시 실현을 위해 탈탄소화된 자립형 에너지 체계를 선택했다. 나는 2022년 벨포르(Befort)에서 화석연료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원자력발전 재도약이라는 3대 축을 제시했는데, 이미 성과를 거두고 있다. 2024년 기준 프랑스는 전력 95% 이상을 청정에너지로 생산하며, 2050년까지 해상 풍력발전 단지를 조성할 구역도 확정했다. 원자력산업을 재건해 신규 EPR2(European Pressurized Reactor 2·유럽형 가압 경수로) 원자로 6기 건설과 자금 조달을 시작했다. 2027년까지 석탄 화력발전소를 폐쇄하거나 (재생에너지 발전소로) 전환할 계획이다.
세 번째, 산업 탈탄소화를 지원한다. 지난 3년간 프랑스의 녹색 투자는 약 30% 증가했고, 2024년 신규 공장 3분의 1은 친환경 산업 분야였다. 국가 탄소 배출량 약 10%를 차지하는 50개 주요 산업 단지에 대한 탈탄소화도 착수했다. 이들 시설은 2030년까지 탄소 배출량을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일 것이다. 이런 친환경 산업은 프랑스 전역에서 일자리를 만든다. 전기차, 배터리, 히트 펌프, 태양광발전 패널을 전국에서 생산할 것이다. 이런 노력을 유럽 차원으로 확장해 불공정 경쟁에서 산업을 보호하고, 규제를 간소화해야 한다. EU 집행위원회가 향후 진정한 ‘유럽 우선 원칙(European preference)’을 바탕으로 강한 추진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다섯 번째, 기후변화에 적응한다. 기후변화는 이미 현실이 됐고, 가속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5년 3월 10일 세 번째 ‘국가 기후 적응 계획(PNACC·Plan national d'adaptation au changement climatique)’을 채택하고, 지역부터 국가 차원의 모든 정책을 조율하기 위한 경로를 수립했다.
여섯 번째, 유럽과 세계로 투쟁을 확장한다. 유럽은 2050년 탄소 중립이 목표인 야심 찬 대륙이자, 최대 기후 재원 제공자며, 프랑스는 파리협정과 글로벌 기후 목표를 지키는 수호자로 역할하고 있다. 2017년 ‘원 플래닛 서밋(One Planet Summit)’을 출범시켜 20개의 구체적 이니셔티브를 시작했다. 프랑스의 노력은 유엔의 ③ '쿤밍-몬트리올 글로벌 생물 다양성 프레임워크(GBF·Kunming- Montreal Global Biodiversity Framework)' 와 ‘공해(公海) 조약(Agreement on Biodi-versity Beyond National Jurisdiction)’ 채택을 이끌었다. 여기에 플라스틱 오염 방지(40억유로), 생물 다양성 및 식량 안보(190억유로)를 위한 자금을 조달했다. 프랑스는 모든 국가의 주권을 존중하며, ‘정의로운 에너지전환 파트너십(JETP)’을 지원한다. 이것이 내가 브라질에서 열린 COP30을 앞두고 전하고 싶은 메시지다.
파리협정 이후 지난 10년은 성과와 야망의 시기였다. 동시에 국제적 긴장은 고조됐고, 과학을 불신했으며, 국제사회가 분열한 시기였다. 민족 간 자유와 박애라는 보편적 이상을 지우려는 시도도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언제나 프랑스는 과학에 대한 존중, 산업적 야망, 진보와 연대, 유럽의 리더십을 지침 삼아 기후와 지구를 지키는 투쟁을 지속해 왔다. 다가오는 10년을 모두 성공하는 시기로 만들자. 10년 전 파리에서 한 약속을 충실히 지킨다면 우리는 해낼 수 있다.
Tip
① 2050년까지 탄소 중립을 달성하겠다는 프랑스의 국가 차원 로드맵. 5년 단위로 탄소 예산을 설정해 교총, 농업, 주택 등 각 부문이 배출하는 온실가스 총량을 법적으로 제한한다.
② 프랑스 정부가 운용하는 주택 에너지 효율 개선 보조금 제도. 낡은 집의 단열재를 교체하거나 친환경 난방 장치를 설치할 때 공사비 일부를 소득수준에 따라 차등 지급한다. 서민 난방비 부담을 줄이고, 건물 부문의 탄소 배출을 낮추기 위한 기후 정책이다.
③ 2022년 12월 캐나다 몬트리올에서 열린 제15차생물 다양성 당사국총회(COP15)에서 채택된 합의. 기후변화 대응에 파리협정이 있다면, 생물 다양성 보전에는 GBF가 상징적이다. 2030년까지 전 세계 육지와 해양의 최소 30%를 보호구역으로 지정해 관리하는 ‘30 by 30’을 목표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