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3월은 구글 딥마인드의 바둑 프로그램 알파고가 포시즌스 호텔 서울에서 이세돌 9단과 세기의 대결을 벌여 승리한 지 10년이 됩니다. 2022년 11월 챗GPT가 야기한 생성 AI(Generative AI) 돌풍은 알파고 이후 인공지능(AI) 혁신을 또다시 인류에게 체감케 한 변곡점을 마련했습니다. 생성 AI를 가능케 한 거대 언어 모델(LLM) 경쟁이 가열되고 있지만 새해엔 현실 세계의 물리법칙을 이해하고 예측하며 행동까지 하게 하는 AI인 ‘월드모델’ 경쟁이 더 주목받을 것으로 보입니다. 피지컬 AI(Physical AI·자율주행차나 로봇 등 물리적 형태가 있는 AI)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어서입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세상으로 나온 인공지능, 7경원 피지컬 AI 시대 온다’는 새해 세계를 이끌 기술로 주목받는 피지컬 AI의 부상 배경과 전망을 다룹니다.
글로벌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와 IDC가 각각 내놓은 2026년 세상을 이끌 기술 트렌드 리스트에는 피지컬 AI가 모두 등장합니다.
1년 전인 2025년 1월 세계 최대 정보기술·가전 박람회 CES 기조연설에서 “우리는 처리·추론·계획·행동이 가능한 피지컬 AI 시대에 진입하고 있다”는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의 선언이 현실로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젠슨 황은 피지컬 AI가 창출하는 시장 규모가 50조달러(약 7경385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관측까지 내놓습니다. AI 석학 얀 르쿤 뉴욕대 교수는 “3~5년 안에 우리가 사용하는 AI의 기반이 되는 LLM이 구식이 되고 월드모델이 주류로 자리잡을 것”이라고 단언합니다.
월드모델을 기반으로 한 피지컬 AI는 공장은 물론, 생활 현장에서 로봇이 인간과 더 잘 어울릴 수 있는 인프라를 제공합니다.
2024년 기준 전 세계 산업 현장에 466만 대의 로봇이 일하고 있지만 2050년이면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를 포함, 10억 대 로봇이 곳곳에서 일할 것이라는 예측까지 나오는 배경에 피지컬 AI가 있습니다. 자율주행차, 드론, 스마트홈도 피지컬 AI가 키울 영역입니다. 우리 정부는 물론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일본 등 전 세계가 피지컬 AI 육성책을 앞다퉈 내놓는 이유입니다.
반도체, 자동차, 조선 등 제조 강국으로 피지컬 AI가 꽃 피울 최적의 환경을 갖춘 한국이 신AI 혁명의 본고장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딥페이크, 기술보다 제도가 더 늦다
유명인 사칭을 통한 암호화폐 사기부터 일반인을 겨냥한 성범죄까지, 딥페이크는 이미 개인과 기업·금융 시스템 전반을 위협하는 현실적인 범죄 수단이 됐다. 특히 딥페이크 피해자가 사기 피해자인지, 초상권 침해 피해자인지조차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 현행 법 체계는 현실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는 것 같다. 이에 대한 보완이 필요해 보인다.
-이정훈 회사원
가짜와 진짜를 가르는 마지막 방어선
사람은 보고 싶은 것을 믿는다는 말처럼, 허위 영상이 소셜미디어(SNS) 알고리즘을 타고 퍼질 경우 개인의 판단만으로 이를 가려내기는 어렵다. 플랫폼 기업에 딥페이크 탐지 의무와 경고 표시를 법적으로 부과해야 한다는 전문가의 지적에 공감한다. 가짜와 진짜를 가르는 마지막 방어선은 개인의 주의가 아니라 제도와 기술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박민서 대학원생
딥페이크 탐지 기술·윤리 기준 발전시켜야
딥페이크를 다룬 기사가 인상 깊었던 이유는 이기술을 일방적으로 부정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성범죄와 금융 사기 같은 심각한 부작용이 있는 한편, 영화·다큐멘터리·광고 산업에서는 새로운 창작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는 점이 균형 있게 다가왔다. 탐지 기술과 윤리 기준, 사용 가이드라인을 함께 발전시켜야 할 시점이라고 본다.
-김소연 콘텐츠 기획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