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은 새해에도 국내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 주식시장이 아직 거품 단계에 들어가지 않았으며 반도체를 중심으로 성장세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한국 정부의 밸류업(value up· 가치 제고) 프로그램 등 주가 부양 정책도 주가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이란 게 공통된 평가다. ‘이코노미조선’은 두 전문가에게 새해 주식시장 전망과 투자 전략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이름은 가나다순.
이경민 대신증권 FICC 부장(이하 이경민) “밴드는 4000~5300으로 제시한다. 비(非)미국에서 시작된 금리 인하와 재정 확대 흐름에 미국까지 동참하는, 이른바 ‘폴리시 믹스(통화 완화+재정 확대)’가 이어지면서, 2025년 9~10월처럼 금·비트코인·주식이 동시에 오르는 자산 인플레이션 장세가 2026년 상반기에도 재현될 수 있다. 여기에 미국과 중국, 유럽의 경기회복에 따른 수출 실적 개선, 상법 개정과 자본시장 선진화법, 산업 정책이 맞물려 밸류에이션 정상화까지 가는 ‘삼박자’가 맞아떨어지는 시점이 2026년 상반기라고 생각한다.”
이영곤 토스증권 리서치센터 센터장(이하 이영곤) “2026년에도 코스피는 상승세를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2025년에 비해서는 상승 폭이 완만해질 것이다. 2025년에 큰 폭의 상승이 나타나면서 밸류에이션 저평가 현상이 일부 해소됐고 단기 급등에 따른 부담감이 생겨나고 있기 때문이다.”
주식시장에 거품이 꼈다는 우려도 있다.
이경민 “거품이 있을 수는 있지만, 중요한 건 ‘있냐, 없냐’가 아니라 ‘언제 터지느냐’다. 금리 인하 사이클이 진행 중이고 기업 실적이 견조하게 올라가는 흐름이라면 쉽게 터지지 않을 것이다. 진짜 문제는 금리가 다시 급등하고 실적이 정점을 통과했다는 신호가 함께 나올 때인데 새해 상반기까지는 그런 조건이 아니라고 본다.”
이영곤 “상승 속도가 빠르게 나타나면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지만 거품을 논할 단계는 아니다. 주가 상승을 뒷받침할 만한 이익 성장이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은 오히려 과거보다 축소된 상태다. 한국 시장 역시 인공지능(AI), 반도체 주도의 주가 상승을 거품이라고 보기 힘들다.”
2026년은 2025년과 비교해 무엇이 달라질까.
이경민 “2026년 상반기는 2025년 하반기와 비슷한 국면이라고 본다. 다만, 하반기부터는 걱정할 게 많아진다. 경기가 살아나고 돈이 많이 풀리면 유가와 상품 가격이 다시 움직이고 그게 물가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 경우 금리 인하 사이클의 조기 종료나 재인상 논의가 나올 수 있고 그 순간부터는 앞서 말한 폴리시 믹스 중 통화정책 축이 흔들릴 수 있다.”
이영곤 “한국 정부의 증시 지원 정책이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 정책 수혜 업종에 대한 관심이 필요하다. 미국의 주식시장은 강세장 4년 차에 들어서게 된다. 2023년 AI 기대감으로 주가가 오르기 시작한 이후 2026년엔 AI 수익화에 시장 관심이 더 커질 것이다. 트럼프 정부는 2년 차에 접어든다. 중간선거를 앞두고 정책적인 변화와 불확실성이 생겨날 수 있다.”
2026년 '뜨는 주'를 꼽는다면.
이경민 “2025년 9~10월 코스피 급등을 주도한 반도체, 이차전지를 핵심 축으로 자동차, 조선 등 수출주와 제약·바이오, 인터넷 등 구조적 성장주를 주목한다. 이들 업종은 2026년 이익 개선 기여도가 높고 이익 모멘텀이 강한 업종이다.”
이영곤 “2026년에도 반도체 대표 종목이 주도주 역할을 할 것이다. AI 산업 확장과 반도체 업황 사이클 회복이 맞물리면서 반도체는 구조적 성장이 나타나고 있다. 반도체 중심의 대응 전략이 유효하다. 반도체 대표 두 종목(삼성전자·SK하이닉스) 외에도 반도체 소재, 부품, 장비 업체로도 관심의 확대가 필요하다. 정부 정책 방향과 관련해서는 증권주와 금융주, 지주회사주 등도 주목할 만하다.”
예상되는 악재 시나리오는.
이경민 “물가 변수 외에는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미국 물가가 중요한데, 열쇠는 ‘유가’ 다. 11월 중간선거 전까지는 물가를 잡으려 하겠지만, 선거 국면이 어느 정도 정리되는 4분기에는 유가 장악률이 약해질 수 있다. 그렇게 되면 금리 인하 사이클 조기 종료를 넘어서 재인상 논의까지 나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
이영곤 “2026년 주식시장은 상승 기조 속에 변동성이 공존하는 해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중요한 것은 이런 변동성 자체를 두려워하기보다 이를 관리하면서 기회로 활용하는 태도다. 시장의 큰 방향이 유효하다는 전제 아래에서는 단기 변동성이 오히려 핵심 자산을 담을 수 있는 중요한 순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국내와 해외 비중은 어느 정도가 적절할까.
이경민 “그건 개인의 선택 영역이다. 다만 각자 선호하는 비중이 있더라도, 2026년 상반기까지는 한국 비중을 평소보다 조금 더 늘려 볼 만하다.”
이영곤 “개별 투자자의 위험 수용도에 따라 달라서 일률적으로 제시하긴 어렵다. 중요한 건 두 시장 중에서 어느 한쪽에만 치우치기보다 국내와 해외 모두에 투자하는 게 필요하다. 이를 통해 안정적인 수익을 추구하면서 위험은 분산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어떤 투자 원칙이 필요한가.
이경민 “모두가 좋아하는 업종·종목보다 아직 충분히 오르지 않았지만, 재평가 여지가 큰 종목을 찾아야 한다. 2025년 하반기 전망에서 반도체·이차전지를 투톱으로 제시했을 때 시장은 의아해했지만, 실제로 가장 강하게 튀어 올랐다. 마찬가지로 2024년 하반기까지 관심 밖이던 금융·지주사가 2025년 상반기 ‘핫 섹터’가 됐다. 이미 두 배 오른 종목에서 30%를 더 먹는 것보다 저평가 구간에 있는 업종을 차근차근 모아가는 전략이 훨씬 유리하다고 본다.”
이영곤 “2026년은 실적이 중요해지는 한 해가 될 것이다. AI 산업 성장과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된 이후 실제 기업 이익이 이를 뒷받침할 수 있는지 여부에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실적 발표 전후 주가 변동성도 커질 수 있다.”
주식에 투자한 10명 중 3명은 손해를 봤다.
이경민 “개별 투자자의 수익률을 평가할 순 없다. 다만 ‘너무 뜨거울 때 뛰어들고 너무 차가울 때 던지는’ 패턴은 경계해야 한다. 예컨대 2021년 1월 동학개미 운동 정점이 사실상 고점이었고 반대로 ‘국장 탈출은 지능순’이라는 말이 돌던 2024년 말과 2025년 초는 저점 구간이었다. 모두가 열광할 때 한발 물러서고 모두가 버릴 때 쳐다보는 역발상 투자를 강조하고 싶다.”
이영곤 “한국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크게 오르며 지수를 이끌었는데 개별 종목의 상승률은 이에 미치지 못한 경우가 많다. 일반 투자자의 체감 지수는 실제 지수만큼 높지 않다. 나 혼자만 수익을 못 내는 것처럼 느끼기 쉽지만 실제로 지수 상승만큼 수익 내기는 쉽지 않다. 현 상황에서는 ‘포모(FO-MO·Fear of Missing Out·기회를 놓치거나 소외되는 것에 대한 두려움)’에 휩싸여서 조급한 마음으로 투자에 나서지 않는 것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