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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가 소유는 하지만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이 임대 시장의 매물이다. 그런데 다주택자를 규제하면서 ‘똘똘한 한 채’가 사회적 기조가 되면 전세 매물이 줄어드는 것은 당연한 결과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최근 이어지고 있는 ‘전세의 월세화’ 현상의 핵심 원인으로 다주택자 규제와 똘똘한 한 채 선호 고착화를 꼽았다. 

그는 최근 인터뷰에서 “전세 축소는 단일 정책이나 단기 충격의 결과가 아니라, 규제 기조와 주택 가격 상승, 전세 사기 회피 심리가 맞물리며 나타난 현상”이라며 “당분간 이런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만, 전세가 구조적으로 완전히 사라질 것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최근 주택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로 전세의 월세화가 꼽힌다. 이 현상을 어떻게 보고 있나.

“두 가지로 나눠서 봐야 한다. 먼저, 매매가격이 오르면 임대료(전월세)가 오르는 것은 자연스러운 결과다. 이때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기 어렵더라도 기존 거주 지역을 유지하려는 경우, 월세나 반전세를 선택하게 된다. 특히 가족 단위 거주가 가능한 면적의 아파트는 대부분 전세 매물이다. 월세 매물이 있더라도 보증금이 크고 일부 월세가 더해진 반전세 형태가 대부분이다. 

아울러 최근 몇 년간 시끄러웠던 전세 사기의 여파도 고려해야 한다. 전세 사기 피해 사례는 대부분 1억~2억원대 보증금에 집중돼 있다. 이 정도 금액은 월세로 전환해도 감당 가능한 경우가 많다. 서울에서 소형 오피스텔에 혼자 거주하는 경우 월세 50만~70만원 수준이 일반적인데, 이와 비교하면 해당 금액대 전세는 월세로 대체하기가 상대적으로 쉽다. 세입자는 안전을 이유로 월세를 선호하고, 집주인도 투입해야 할 자금이 많지 않으니, 전환이 쉽다.”

다주택자 규제는 전세 시장에 어떤 영향을 미쳤나.

“전세에서 월세로 전환되는 현상의 핵심 요소는 ‘다주택자 규제’다. 누군가가 소유는 하지만 실거주하지 않는 주택이 임대 시장의 매물인데, 다주택자를 규제하면서 똘똘한 한 채가 사회적 기조로 자리 잡았다. 그 결과 전세 매물이 줄어들었다. 임대차 3법(전월세신고제·전월세상한제·계약갱신청구권 도입)까지 더해지면서 임대인 입장에서는 임대 사업을 지속할 유인이 줄어들었다. 전세 공급 위축의 가장 큰 원인은 다주택자 규제다. 다른 요인은 부차적인 요소다.”

똘똘한 한 채 선호는 서울 집값 급등과는 어떻게 맞물리나.

“상급지에 한 채를 보유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인식이 반복되면서 고가 지역의 가격 상단이 계속 올라갔다. 이것이 서울 집값 급등의 핵심이다. 다만 주의할 것은 서울 전체가 폭등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주요 지역 그리고 그 안에서도 일부 핵심 단지를 중심으로 가격이 급등했고, 이것이 평균 가격을 끌어올렸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고려대 경영학, 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학 석사,현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기술자문위원회  위원, 현 서울시 주택시장 전문가 자문위원, 현 한국부동산원 도시정비사업 자문위원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 - 고려대 경영학, 고려대 국제대학원 국제학 석사,현 국토교통부 서울지방국토관리청 기술자문위원회 위원, 현 서울시 주택시장 전문가 자문위원, 현 한국부동산원 도시정비사업 자문위원

전세 자금 대출 요건이 강화되면서 나타난 변화는.

“전세는 목돈이 필요하다. 자기 자금이 없으면 전세가 아니라 월세 유형을 찾게 된다. 중저가 전세는 월세로 전환해도 수요자가 감당하기 훨씬 쉽다. 

전세 자금 대출은 절차도 번거롭고, 대출이자가 오르면서 월세와 비용 차이도 크지 않게 됐다. 이런 상황에서는 임대인과 임차인 모두 월세를 선택하는 것이 편하다. 전세 자금 대출 요건 강화 영향은 주로 가족 단위 거주가 가능한 중상위 가격대 주택에서 나타났다.”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이 2026~2027년 급감 할 예정인데, 아파트 공급 감소가 전월세 시장에 어떤 파급효과를 가져올까.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면 거기서 전세 물량도 늘어난다. 단기적이라고 해도 그렇다. 전세금을 받아서 잔금을 치르려는 수요가 있고, 전세 물량이 그 동네에 늘어나니 전셋값도 하락하는 것이다(매매가격은 별개다). 입주 물량이 줄면 이 같은 과정도 줄어든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다만 공급 부족은 서울과 서울에 인접한 수도권에 한정된 이야기다. 지금도 경기도 미분양 아파트 물량은 약 1만4000가구 수준이다.”

전세 감소로 인한 월세 확대는 가계 재무에 어떤 영향을 주나.

“해외 사례를 보면 가계소득의 절반 가까이가 월세 임대료로 나가는 경우도 있다. 이런 구조에서는 저축이 늘어나기 어렵고, 소득이 끊기면 생활이 곧바로 불안해진다. 한국도 마찬가지다. 전세는 후진국형, 월세는 선진국형이라는 단순한 구분은 맞지 않는다. 전세금이 온전히 자기 돈이라면 전세는 세입자에게 유리하다.”

향후 2~3년간 무주택 실수요자가 매매하거나 임차를 유지하는 선택 중 어느 쪽이 더 합리적이라고 보나.

“지역적·국지적 양극화 이야기는 개인에게 동일하다. 매수 여부만 가지고 보면 지금이라도 사는 것이 좋지 않겠나. 특히 서울 내 좋은 지역과 서울과 매우 인접한 수도권 중 개발 호재(반도체 클러스터, GTX 개통 등)가 명확한 곳을 골라 매수하는 것은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고 본다. 

그렇다고 해서 앞에 언급한 곳만 사라는 것은 아니고 개별 지역에서도 괜찮은 곳, 새로 좋아지는 곳을 잘 공부해서 매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전세는 앞으로 사라질까.

“전세가 완전히 소멸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도 수요가 집중되는 대도시 도심 아파트 시장처럼 전세 임차인의 연결이 유지되는 시장은 있다. 전세 비중은 줄어들 수 있지만, 특정 지역과 주택 유형에서는 전세가 존속할 것으로 본다.”

정책 측면에서 전세 시장을 안정화하기 위한 대안은 무엇일까.

“공급 정책이다. 구체적으로는 공급이 늘어날 만한 시장 환경이 조성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해야 한다는 뜻이다. 

전세 시장도 매매 시장처럼 실제 거주 가능한 주택이 있어야 안정될 요인이 커지는데 지금 상황에서는 그런 대안이 보이지 않는다. 앞서 언급했듯이 다주택자 규제가 제일 문제다. 기업형 임대로 당장 대체하기도 어렵고 재개발·재건축·신도시는 본래 시간이 오래 걸리는 사안이라 단기적인 대안으로 보긴 어렵다.” 

정부 전세 대출 규제로 세입자 대출 문턱 높아져

이신혜 기자

2025년 정부는 전세 대출 규제를 강화했다. 전세 대출 규제 강화 배경에는 가계 부채 증가 억제, 갭투자(전세를 활용한 투자) 차단, 주택 가격 안정이라는 목적이 있다. 2025년 6월 28일부터 일부 수도권 규제 지역에서 소유권 이전 조건부 전세 대출이 전면 금지됐다. 이는 세입자가 아직 소유권을 확보하지 못한 상태에서 전세 보증금 등을 기반으로 집을 매입하는 형태의 대출을 원천 차단하는 조치였다. 

금융 당국은 전세 대출에 대한 보증 비율 축소 정책도 시행했다. 2025년 1월 초 정부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와 SGI서울보증의 전세 대출 보증 비율을 기존 100%에서 90%로 낮추기로 했다. 이후 7월 21일부터는 보증 비율을 수도권 규제 지역 기준, 80%까지 낮추는 조치를 시행했다. 

전세 대출 보증 비율이 100%일 때 은행은 보증 기관이 전액 책임지기 때문에 대출 심사를 충분히 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었다. 그러나 보증 비율을 낮추면서 은행은 세입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을 엄격히 평가하게 됐고, 결과적으로 세입자의 대출 문턱이 올라가게 됐다. 

이신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