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GDP(국내총생산) 성장률은 2025년 1.0%에서 2026년 1.9%로 가속화되며 잠재성장률에 근접할 전망이다.”

글로벌 투자은행 뱅크오브아메리카(BoA)는 2025년 12월 3일 발행한 ‘한국 연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2026년 한국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6%에서 1.9%로 0.3%포인트 상향했다. 2027년 성장률은 2.1%로 제시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벤슨 우(Benson Wu) BoA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인터뷰에서 반도체 슈퍼사이클, 미·중 무역 긴장 완화, 자산 효과(wealth effect) 등을 상향 조정의 배경으로 꼽았다. 

BoA는 2025년 1.3% 내외로 추정되는 민간 소비 증가율이 2026년 2.0%로 반등할 것으로 내다봤다. 또 2025년 한때 1484.1원까지 오른 원·달러 환율은 2026년에는 점진적 회복(환율 하락)이 가능하다고 관측했다. 우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상반기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과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자금 유입으로 금융 유출 압력을 부분적으로 상쇄할 것”이라며 “원·달러 환율이 2026년 말 1395원 수준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한미 투자 협정은 지켜봐야 할 변수다. 우 이코노미스트는 2026년 한국의 경상수지 흑자가 GDP 대비 4.9%로, 2025년(5.9%)보다 축소될 것으로 예상했다. 또 자본 유출입과 관련해 대미(對美) 투자 집행이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라고 했다. 

우 이코노미스트는 국제통화기금(IMF) 중국사무소 이코노미스트, 중국 시티증권 선임 매크로 애널리스트를 거쳐 2021년 BoA에 합류했다. 현재 BoA 글로벌 경제팀에서 중국과 한국을 담당하며 리서치팀을 이끌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

2026년 한국 경제를 한 문장으로 요약한다면.

“정책 안정성과 테크 산업 강세를 바탕으로 회복세가 더 균형적으로 잡히며 추세 성장률(Trend Growth Rate·실제 경제성장률의 장기적인 평균적인 흐름을 나타내는 값)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된다.”

2026년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을 상향한 이유는.

“세 가지 요인을 들 수 있다. 반도체 업황이 2026년에도 수출 및 설비투자 모멘텀을이어갈 것으로 보이는 점, 미·중 무역 긴장이 완화되고 미국의 자동차 관세가 25%에서 15%로 낮아졌다는 점, 자산 효과가 국내 소비에 긍정적인 파급효과로 작용하며 순 수출이 GDP 성장에 이바지할 것으로 예상된다.”

민간 소비도 회복될 것으로 봤는데.

“국내 증시 랠리에서 발생한 자산 효과와 경기 성장 안정화에 따른 회복 흐름이 일정 부분 소비 회복을 뒷받침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글로벌 증시의 급격한 조정이나 미국의 아시아 주요국 대상 관세 우려 재부각은 소비 회복을 다시 제약할 수 있는 핵심 리스크이므로 면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

건설투자 전망은 어떤가.

“수년간 침체를 겪어온 주거용 부동산 부문 투자는 2026년 최저치를 기록하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된다. 증가하는 주택 인허가와 과열된 서울 부동산 시장을 진정시키기 위한 정부의 주택 공급 확대 정책이 2026년 상반기부터 건설투자 회복을 견인할 것으로 보인다.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우려는 여전하나, 주요 은행의 익스포저(위험 노출)는 관리 가능한 수준으로 보인다. 여기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한다면 부담은 더 완화될 수 있다.”

벤슨 우 뱅크오브아메리카 중국·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 전 중국 시티 증권 선임 매크로 애널리스트, 전 IMF 중국 사무소 이코노미스트
벤슨 우 뱅크오브아메리카 중국·한국 담당 이코노미스트 - 영국 임페리얼 칼리지 런던, 중국 베이징대 경제학 박사, 전 중국 시티 증권 선임 매크로 애널리스트, 전 IMF 중국 사무소 이코노미스트

한미 투자 협정이 한국 경제에 미칠 영향은.

“협정에 따른 대미 투자 집행 전개 과정은 향후 중요한 모니터링 대상이다. 2021년 이후 한국의 대미 투자가 연평균 약 250억달러(약 36조375억원) 수준인데, 여기에 연간 200억달러(약 28조8300억원)가 추가된다면 상당한 영향을 줄 수 있다. 현 단계에서는 재원 조달 구조, 프로젝트 선정, 예상 수익률 등 협정 세부 내용이 아직 명확하지 않은데, 이 요소가 향후 환율을 결정하는 주요 동인이 될 전망이다.”

새해 경상수지 흑자는 전년보다 축소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 흑자 축소는 높은 기저 효과로 인한 상품 수출 둔화, 미국의 15% 자동차 관세 영향 그리고 내수 개선에 따른 수입 증가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보인다. 한국대외 경쟁력의 구조적 변화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는데, 이는 주로 비반도체 수출 부문에서 크게 작용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자본 흐름 측면에서 WGBI 편입 효과는.

“WGBI 편입은 2026년 4월부터 10월까지 유지되며, 약 600억달러(약 86조5080억원)의 자금 순 유입이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국내 개인 및 기관투자자(국민연금 포함)의 자금 유출 증가를 상쇄하는 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원화 강세를 전망했다.

“지속적인 연준 금리 인하와 유로화 및 위안화의 상대적 강세에 따른 미국 달러 지수(DXY) 약세, 국내 성장 전망, 자본 흐름, 경상수지 등을 종합해 볼 때 2026년 말 원·달러 환율을 1395원으로 예상한다.”

한국의 재정·통화정책 조합(policy mix)은 적절하다고 보는가.

“여타 국가와 비교했을 때 한국 정부의 GDP 대비 정부 부채 비율(IMF, 2025년 53.4% 추정)은 여전히 감당할 수 있는 수준으로, 추가 재정 여력이 있는 것으로 본다. 특히 추가 재정지출이 국가 인공지능(AI) 전략 등 장기 성장 기반 강화에 투입되는 점이 긍정적이며, 이는 한국의 장기 성장 잠재력을 높일 수 있다. 

통화정책 측면에서는 잠재성장률 미달과 안정적인 인플레이션 전망을 고려할 때 최소 한 차례 이상의 추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금리 인하는 2026년 하반기보다 상반기에 이루어질 가능성이 크다. 최종기준금리는 2.25%로 전망된다. 다만, 환율 흐름과 연준의 금리 인하 주기에 따라 조정될 수 있다.”

한국의 AI 경쟁력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은 세계적인 수준의 반도체 산업과 고도화된 정보통신기술(ICT) 인프라를 기반으로 하는 강력한 AI 역량을 갖추고 있다. 정부 정책과 기업 투자가 이러한 강점을 더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AI 소프트웨어 개발, 인재 확보,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 등의 영역에서는 여전히 개선이 필요하다. 이를 보완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AI 기반 생산성 향상을 실현하는 핵심이 될 것이다.”

중국 경기 둔화가 한국 수출에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언급한 적이 있다. 

“중국은 여전히 한국의 최대 수출 시장이므로, 중국 내수 둔화는 한국에 부담 요인이다. 다만, 반도체 수출이 글로벌 AI 수요와 밀접하게 연동돼 있는 만큼,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AI 자본 지출(CAPEX) 사이클이 한국 수출 회복 탄력성을 지지하는 핵심 요인이 될 것이다.”

김은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