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러시 시절 광부가 되어 아직 개발되지 않은 광활한 금광 앞에 서 있다고 상상해 보자. 이곳이야말로 부를 얻을 수 있는 장소라는 소문은 이미 퍼져 있다. 투자 세계에서 액티브 상장지수펀드(ETF)는 이러한 금광에 비유할 만하다. 액티브 ETF는 능동적인 펀드 운용에 ETF 구조가 제공하는 투명성, 유연성, 세제 효율성, 낮은 비용이라는 장점을 결합한 상품이다. 실제로 미국에서 액티브 ETF는 2014년 108개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629개로 급증하며 시장 기회가 빠르게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딜로이트 금융서비스센터는 미국 액티브 ETF의 운용 자산(AUM)이 2024년 8560억달러(약 1260조원)에서 2035년 말 11조달러(약 1경6180조원)로 약 13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2035년에는 액티브 ETF가 ETF 운용 자산의 27%, 개방형 장기 펀드 운용 자산의 17%를 차지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이러한 성장 기회에 투자 운용사는 과연 충분히 대비하고 있을까.
액티브 ETF 성장 요인, 뮤추얼 펀드→ETF 이동 변화
액티브 ETF의 급성장 배경에는 투자자 자금이 뮤추얼 펀드(공모 펀드)에서 ETF로 이동하는 구조적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2021~ 2023년 신규 액티브 ETF는 460개가 출시된 반면, 액티브 뮤추얼 펀드는 260개 줄었다. 미국 장기 뮤추얼 펀드는 지난 10년간 2조9000억달러(약 4266조원)의 순 유출을 기록한 반면, ETF는 같은 기간 4조5000억달러(약 6619조원)의 순 유입을 기록했다. 순 유입의 대부분은 패시브 ETF였지만, 기반 규모가 작았던 액티브 ETF는 오히려 더 가파른 성장률을 보였다. ETF 순 유입에서 액티브 ETF가 차지하는 비중은 10년 전 1%에 불과했으나, 2024년에는 약 26%로 확대됐다. 액티브 ETF에 대한 투자자 인지도가 높아지고 성과 데이터가 축적되면서, 향후 액티브 ETF에 대한 수요와 자금 유입은 더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 같은 흐름은 비용 구조에서도 설명된다. 뮤추얼 펀드와 ETF는 투자 목표는 유사하지만, ETF는 일반적으로 뮤추얼 펀드에 비해 운용 보수가 더 낮다. 액티브 주식·채권 ETF의 평균 운용 보수는 동일 유형의 액티브 뮤추얼 펀드보다 각각 22bp(1bp는 0.01%포인트), 11bp 낮다. ETF는 거래소 거래 구조로 인해 관리·마케팅·유통 비용이 상대적으로 적어, 낮은 보수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액티브 뮤추얼 펀드를 떠난 투자자가 대안으로 액티브 ETF를 선택할 가능성도 더 커지고 있다.
빠르게 성장하는 ETF 시장, 포트폴리오 전략 재점검해야
ETF로 자금 유입이 가속화되는 환경에서 투자 운용사는 투자 포트폴리오 전략 전반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상위 50개 운용사 가운데 34곳은 이미 액티브 ETF를 출시했다. 특히 성장 속도가 빠른 하위 시장에서 다양한 ETF 라인업을 갖춘 운용사는 자금 유입 측면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가능성이 크다.
투자 운용사는 액티브 ETF 상품을 확대하기 위해 여러 가지 전략을 검토해야 한다. 액티브 ETF 확대 전략으로는 신규 상품 출시, 기존 액티브 뮤추얼 펀드의 ETF 전환 등이 있다. 향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가 ETF를 기존 액티브 뮤추얼 펀드의 지분 클래스(share class)로 허용할 경우를 대비한 전략 수립도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SEC 결정에 맞춰 신속하게 변화할 수 있도록 대비해야 한다. 다만 ETF 운용은 뮤추얼 펀드와 구조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어떤 전략을 선택하든 조직 차원의 준비가 필수적이다.
ETF 확대 위해 AP 구축·수탁 기관 선택 필요
빠르게 성장하는 ETF 시장에서 기회를 잡기 위해 투자 운용사 리더는 다음 사항을 검토해야 한다. 첫째, 강력한 지정 참가 회사(AP·ETF 시장에서 ETF의 발행 및 환매 과정을 담당하는 금융기관) 네트워크 구축이다. ETF의 발행·환매 구조는 지정 참가 회사에 의존하는 만큼, 유동성 확보와 순자산 가치(NAV)와 시가 간 괴리 축소를 위해 견고한 협력 관계가 필요하다. 특히 포트폴리오 조정이 잦은 액티브 ETF에서는 그 중요성이 더 크다.
둘째, 역량을 확장할 수 있는 수탁 기관(custodian) 선택이다. 액티브 ETF로 유입되는 자금과 증가하는 거래량을 안정적으로 처리할 수 있는 인프라가 필요하다. 일부 국가에서 이미 도입 중인 ‘T+0(당일 결제)’ 환경에 대비해, 짧아진 결제 주기를 감당할 기술과 프로세스를 갖춘 수탁 기관을 선택하는 것도 중요하다.
셋째, 포괄적인 마케팅·유통 전략이다. 뮤추얼 펀드와 ETF는 유통 채널이 다르다. ETF는 증권사 플랫폼, 로보어드바이저, 수수료 기반 상담사를 중심으로 판매된다. 투자 운용사는 플랫폼 수수료 협상, 플랫폼 내 수수료 없는 거래 환경 확보, 로보어드바이저와 협업을 통한 가격·성과·포트폴리오 분석 데이터를 통합하면 ETF를 모델 포트폴리오에 포함할 수 있어 자금 유입 확대를 꾀할 수 있다. 디지털 마케팅, 플랫폼 광고, 공동 브랜드 교육 콘텐츠도 효과적인 추가 마케팅 전략이다.
넷째, ETF 전문 인재 육성이다. ETF 비중이 확대될수록 운용·유통·마케팅 전반에 대한 전문성이 요구된다. 마케팅 인력은 ETF 구조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교육·영업 역할을 수행해야 하며 운용 인력 역시 포트폴리오·유동성·규제 대응 역량을 갖춰야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투자 자문가는 경쟁력 있는 상품 정보와 상품 전문가 접근성을 매우 중요하게 평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ETF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는 만큼, 관련 인재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폴 크래프트(Paul Kraft) 딜로이트 투자 운용 시장 리더는 “어떤 ETF 전략을 택하든 지정 참가 회사, 숙련된 ETF 인재, 장기적 전략 계획이 성공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몇 년간 전통적 투자 상품 가운데 액티브 ETF는 가장 빠른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투자자가 뮤추얼 펀드에서 ETF로 전환을 지속함에 따라, 시장점유율 확대를 노리는 운용사라면 ETF 인프라 구축을 서두르는 게 좋다. 장기적으로는 전문 인재와 지정 참가 회사, 주요 유통 채널과 전략적 관계를 강화해야 한다. 이를 통해 초기 성장 단계를 넘어 확장성과 지속 가능한 성과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