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史記)에서 삶의 길을 보다

지나간 이야기, 남겨진 질문

황인수│부크크│2만7000원│426쪽│ 2025년 12월 1일 발행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지나간 이야기, 남겨진 질문’은 중국 최초의 통사 ‘사기’에 등장하는 인물을 현대 독자의 눈높이로 풀어낸 책이다. 총 6편 18장으로 구성돼 있으며, 춘추전국시대의 패자부터 한나라 건국의 주역까지 핵심 인물 50여 명의 선택과 결과를 다룬다.

저자는 퇴직을 2년여 앞둔 30년 경력의 공직자다. 총무처, 중앙인사위원회, 행정안전부 등에서 30여 년간 국가공무원으로 재직하며 인사 분야의 정책 경험을 쌓았다. 중국 유학과 주중한국대사관 근무를 통해 중국 사회와 문화에 대한 이해의 범위를 넓혔으며, 현재는 국가공무원 인사 정책을 총괄하는 인사혁신처에서 국장으로 재직하고 있다.

이 책을 쓴 계기에 대해 저자는 “30년 공직생활 중 원칙과 현실 사이에서, 앞으로 나아가는 것과 물러서는 것 사이에서 고민할 때마다 ‘사기’ 속 인물들이 떠올랐다”고 밝혔다. “2000년 전 이야기가 독자의 이야기가 되는 순간, ‘사기’는 더 이상 먼 나라 옛날이야기가 아니게 된다”고 저자는 말한다.

책은 일반적인 역사서나 고전 해설서와 달리, ‘여기서 우리는 배워야 한다’고 말하지 않는다. 교훈을 주는 문장 대신 독자에게 ‘어떻게 보시나요?’  ‘여러분이라면?’ 같은 질문을 계속해서 던진다. 그 이유에 대해 저자는 “정답은 내가 아니라 독자가 갖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책의 또 다른 특징은 고사성어를 암기가 아닌 이야기로 전달한다는 점이다. 각 고사성어를 상황 묘사→성어 소개→현대적 쓰임의 3단계로 자연스럽게 소개한다. 아울러 책에는 저자의 중국 유학·주재관 경험이 현장감 있게 녹아들어 있다. 일례로 고대 지명을 현대 지명과 연결해 설명한다. 범려가 월나라(현재 저장성 사오싱시)를 떠나 제나라(산둥성 쯔보시)를 거쳐 도(산둥성딩타오현)에 정착한 약 2000㎞의 여정을 구체적으로 보여준다. 

또 ‘왜 중국인은 관시(關係)를 중요하게 여기는가’ ‘왜 범려를 상업의 신으로 섬기는가’ 같은 중국 문화의 뿌리를 ‘사기’ 속 인물 이야기로 풀어낸다. ‘언제 내려 올 것인가’ ‘무엇을 내려놓을 것인가’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갖고 있는 고민에 대한 해답을 2000년 전 인물들의 선택을 통해 보여준다.

저자는 이 책의 주요 독자층을 세 부류로 꼽는다. 먼저 ‘사기’ 초심자다. 130권 52만6500자라는 ‘사기’의 방대한 분량에 압도된 이들을 위한 완벽한 입문서다. 둘째, 중국을 이해하고 싶은 사람이다. 비즈니스든 외교든 유학이든, 중국과 관계 맺는 이들에게 중국인의 성격과 기질을 이해하는 열쇠를 제공한다.

마지막은 인생의 전환기를 앞두고 있는 사람이다. 승진을 앞둔 사람은 범저처럼 어떻게 올라갈 것인지, 은퇴를 앞둔 사람은 채택· 계찰·범려처럼 어떻게 내려올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 같은 상황에 처해 있던 역사 속 인물들의 선택과 결과를 각자의 삶에 비춰보면서 삶의 방향에 대한 깨달음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생명계의 소중한 주역들에게 전하는 감사

고마운 존재들의 생태학

미겔 델리베스 데 카스트로│남진희 옮김│두시의나무│2만2000원│324쪽│

2025년 11월 28일 발행

‘벌레, 잡초, 균류, 미생물, 박쥐’ 인간이 하찮게 보거나, 징그러워하거나, 아예 관심을 주지 않는 생명이지만, 사실 인간은 이런 생명체들 없이는 살아갈 수 없다. 작물의 수분 문제를 해결하는 딱정벌레, 해충의 개체 수를 조절하는 박쥐, 인간의 몸을 구성하고 조절하는 미생물 등. 생물 다양성 감소의 심각성을 직시하고 환경 위기의 근본적인 대책을 고민하는 데 길잡이가 될 책이다.

조화는 어떻게 조직의 문화를 변화시키는가

하모나이저

조석│메디치미디어│2만2000원│288쪽│2025년 12월 3일 발행

조석 HD현대 부회장이 들려주는 성공하는 기업의 조직 경영 노하우가 담겼다. 조 부회장은 2019년 12월 HD현대의 첫 외부 출신 전문경영인 최고경영자(CEO)로서 HD현대일렉트릭 사장으로 취임해 2년 연속 1000억원 이상 적자였던 회사를 1년 만에 흑자로 전환시켰다. 책은 조화와 균형을 핵심 가치로 삼는 조 부회장의 ‘하모나이저’ 리더십과 조직 문화에 관한 경영 철학을 들려준다.

터와 화폐를 장악한 거대한 플랫폼 제국의 탄생

빅테크 자본주의

김창익│다산북스│2만원│376쪽│2025년 12월 11일 발행

데이터와 화폐를 동시에 장악한 거대한 플랫폼 제국의 실체를 조명한다. 거대 플랫폼이 만들어내는 새로운 경제 질서와 이를 견제하려는 기존 권력의 반격 그리고 그사이에 놓인 국가·기업·시민의 선택지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독자는 세계 권력의 흐름을 단순한 기술 변화가 아닌 ‘자본과 국가의 재편’이라는 큰 구조 속에서 바라보는 시각을 얻게 될 것이다.

약과 추락의 갈림길에 선 한국을 대개조하라

피크 코리아

백우열│현암사│2만3000원│376쪽│2025년 12월 15일 발행

2020년대 중반, 현재 한국은 ‘글로벌 톱10 코리아’와 ‘피크(peak) 코리아’라는 두 가지 평가를 동시에 받고 있다. 제조 산업 기술로 폭발적인 경제성장을 달성했지만, 경제·안보가 위협당하고 있고 연구개발(R&D) 인재 유출은 심각한 수준이다. 책은 정치·경제·사회·군사·북한 전략·글로벌 전략 등 6개 축의 국가 전략 기초 개념 설계와 구체적인 플랜을 통해 한국이 나아갈 방향을 제시한다.

인구 위기 대한민국이 새롭게 나아갈 길

인구에서 인간으로

이철희│위즈덤하우스│ 2만3000원│416쪽│ 2025년 12월 17일 발행

한국은 어쩌다 아이가 태어나지 않는 나라가 됐을까. 저출산 대책은 정말로 실패했나. 30년 이상 인구경제학을 연구해 온 저자가 한국의 저출산 현상을 독자적 연구와 데이터에 기반해 분석한다. 저자는 정치 지도자가 국가와 국민의 미래를 위한 인구정책을 일관되게 추진해야 하며, ‘아이들이 인구를 채우는 존재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중받는 사회’로 전환할 필요성을 거듭 강조한다. 

허가받지 않은 역사

바비랜드(Barbieland: The Unauthorized History)

타플레이 히트│ 아트리아·원 시그널│ 30달러│352쪽│ 2025년 12월 2일 발행

“마텔이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기 위해 어떻게 스파이 활동을 하고, 모방하고, 군사적인 강도로 싸웠는지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이 책을 이렇게 소개한다. 저널리스트인 저자는 미국의 소프트 파워를 상징하는 아이콘이 된 ‘바비랜드’의 숨겨진 역사를 파고든다. 바비 인형을 만든 마텔의 경영 뒷이야기를 통해 이 세계의 거물들과 업계의 경쟁자들을 조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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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史記)

중국 한나라의 역사가 사마천이 상 고(上古)의 황제로부터 전한(前漢) 무제까지의 역대 왕조의 사적을 엮은 역사책이다. 중국 역 사서인 이십오사(二十五史)의 하나로, 중국 정 사(正史)와 기전체의 효시이며, 사서(史書)로 서 높이 평가될 뿐만 아니라 문학적인 가치도 높다. 130권 52만6500자 분량이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