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선경아파트(전용면적 128㎡)와 송파구 가락동 래미안파크팰리스(전용면적 59.96㎡)를 10년 이상 보유한 1가구 2주택자다. A씨는 10년 전 8억원에 취득한 가락동 아파트 시세가 20억원까지 올라 계속 보유할 생각이었는데 보유세를 자꾸 올린다는 말이 나오고 있어 어떻게 할지 고민하다가 상담을 요청했다. A씨가 해당 아파트를 성년 자녀에게 이전해 주는 대표적인 방법은 단순 증여, 부담부증여, 저가 양도 등 세 가지가 있다.
20억원에 단순 증여할 경우 세 부담 가장 커
세법상 증여란 그 행위 또는 거래의 명칭· 형식·목적 등과 관계없이 직접 또는 간접적인 방법으로 타인에게 무상으로 유·무형의 재산 또는 이익을 이전(현저히 낮은 대가를 받고 이전하는 경우를 포함한다)하거나 타인의 재산 가치를 증가시키는 것을 말한다.
반면 상속은 사망을 원인으로 피상속인의 재산을 가족이나 친족 등에게 무상으로 이전하는 것을 말한다. 자녀에게 아파트를 단순 증여하면 계산이 간편하고 부모의 양도소득세 부담이 없는 반면, 세 가지 방식 중 세 부담이 가장 크다.
특히 다주택자가 조정대상지역에 소재하는 85㎡ 이하 주택을 자녀에게 증여 시 취득세가 12.4%(지방교육세 포함)로 중과된다. 따라서 A씨 자녀가 가락동 아파트를 단순 증여받을 경우 납부해야 할 총세금은 증여세 약 6억원과 취득세 약 2억5000만원을 합해서 약 8억5000만원이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 부담부증여, 실거주 의무로 매우 어려워져
부담부증여는 부동산을 증여자가 수증자에게 증여할 때 전세 보증금이나 금융기관 채무 등을 포함해 증여하는 것이다. 예를 들면, 자녀에게 아파트를 증여하면서 대출금이나 임대 보증금도 같이 자녀에게 물려주는방식을 말한다.
부담부증여로 증여자의 채무를 수증자가 인수하는 경우에는 증여가액 중 그 채무액에 상당하는 부분은 그 자산이 유상으로 사실상 이전되는 것으로 보아 증여재산 가액에서 제외된다. 따라서 채무액에 대해서는 증여세가 없다.
대신에 증여자가 채무를 갚지 않아도 되기때문에 증여자에게 일종의 소득이 발생했다고 보고 양도소득세를 부과한다. 이때 해당 채무는 증여 계약일이 아닌 증여일 현재 확정된 채무를 말한다. 부담부증여의 경우 증여자는 채무분 상당액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부담하고, 수증자는 취득세와 잔여 상당액에 대한 증여세를 부담한다.
부담부증여 시 증여받는 자녀가 채무인 대출금을 자력으로 상환할 수 있는지를 반드시 확인할 필요가 있다. A씨가 송파구 가락동 아파트의 전세 보증금(채무) 10억원을 자녀가 승계하는 부담부증여를 하면 A씨는 채무 10억원에 대해 양도소득세 약 1억8200만원(지방소득세 10%포함)을 신고납부해야 한다.
반면에 A씨 자녀가 납부해야 할 세금은 증여세 2억2000만원과 취득세 1억6000만원을 합해서 총 3억8000만원을 납부해야 한다. 따라서 A씨와 자녀가 납부해야 하는 총세금은 약 5억6000만원으로 단순 증여할 경우보다 약 2억9000만원 적다.
자녀는 아파트에 담보된 채무 10억원을 승계해 10억원에 대한 증여세만 신고·납부하고, A씨는 채무 10억원에 대한 양도소득세를 신고 누락하면 가산세를 부과받게 된다. 부담부증여의 장점은 자녀의 증여세(약 2억2000만원)가 단순 증여(약 6억원)보다 대폭 적어진다는 것이다. 왜냐하면 증여가액(20억원)에서 채무액(10억원)이 차감되기 때문이다.
반면에 단점은 승계된 채무(10억원)를 유상으로 판 것으로 간주해 부모에게 양도소득세가 약 1억8200만원이 부과된다는 것이다. 또한, 증여 취득의 경우 증여분(10억원) 취득세는 수증자의 주택 수와 무관하게 증여자의 주택 수를 기준으로 중과세율이 적용된다.
게다가 국세청은 자녀가 승계한 10억원의 보증금을 추후 실제로 본인 소득으로 상환하는지 사후 관리 시스템을 통해 상환 시점까지 추적한다. 만약 부모가 몰래 갚아주거나 자력 상환을 입증하지 못하면 원금에 가산세까지 더해진 증여세가 추징된다.
특히 부담부증여로 물려받은 부동산의 담보대출이나 전세 보증금을 증여받은 자녀가 실제 상환했는지, 대출 상환은 본인 월급으로 했으나 부모로부터 생활비를 별도로 지원받고 있는지에 대해서도 확인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게다가 토지거래허가구역에서 부담부증여는 지방자치단체에서 허가받아야 한다. 왜냐하면 직계존비속 간 증여라도 채무 인수분은 대가성이 있는 이전으로 평가돼 토지거래허가 대상에 해당할 수 있다. 허가 대상이라는 것은 곧 자녀가 해당 주택에 실제로 거주해야 함을 의미한다. 따라서 ‘전세를 낀 채 자녀는 따로 사는 형태’의 부담부증여는 허가 구역 내에서 사실상 어려워졌다.
17억원에 저가 양도할 경우 3가지 방식 중 세 부담이 가장 작아
저가 양도란 부모와 자녀 간 매매가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이뤄지는 방식을 말한다. 법적으로 부모가 자녀에게 시세보다 싸게 팔면 그 차액을 ‘증여’로 본다. 다만 일정 수준의 차이는 인정해 주는데, 그 기준이 시가의 30%와 3억원 중 적은 금액이다.
A씨의 경우 시가 20억원의 30%는 6억원이지만, 한도인 3억원이 더 적다. 따라서 20억원 아파트를 17억원에 팔아도(차액 3억원) 자녀의 증여세는 없다. 이렇게 아파트를 자녀에게 저가 양도할 경우 자녀의 증여세는 면제해 주지만, 부모의 양도소득세는 다르다. 부모가 자녀에게 시가 대비 5% 이상 혹은 3억원 이상 적게 양도할 경우, 국세청은 실제 거래가가 아닌 시가(20억원)를 기준으로 양도소득세를 다시 계산한다.
재계산된 A씨의 양도소득세는 약 4억원이다. A씨의 양도소득세는 부담부증여보다 약 2억2000만원 늘어난다. 자녀의 취득세는 유상 취득이므로 자녀 기준 일반세율 3.3%를 적용해서 약 6600만원이다.
저가 양도는 세금이 가장 저렴하지만, 17억원 전체에 대한 ‘돈의 꼬리표’를 완벽히 소명해야 하는 부담이 따라온다. 자녀의 소득 내역과 일치하는 예금 및 자산 기록을 확보해야 한다. 게다가 저가 양도는 실제 매매이므로 17억원 전액이 부모 계좌에 입금돼야 한다.
실거주 가능하다면 저가 양도가 현실적 선택지
A씨의 경우 저가 양도(4억6800만원)가 단순 증여보다 약 3억8000만원, 부담부증여보다 약 8800만원 더 유리하다. 토지거래허가구역 내에서는 어차피 자녀가 입주해 실거주해야 허가가 나오기 때문에, A씨 가족의 경우 취득세에서 상대적으로 유리한(3.3% 적용) 저가 양도가 자산 대물림의 최선책이지만 자녀의 현금 동원력과 정교한 자금 소명 계획이 부의 이전을 완성하는 핵심 열쇠가 될 것이다.
자금 출처가 부족한 자녀라면 세금을 조금 더 내더라도 부담부증여를 통해 부채 상환 시점을 뒤로 미루는 전략이 현실적일 수 있다. 결국, 현재 본인의 자산 상황에 맞는 ‘정교한 설계도’가 수억원의 세금을 결정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