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는 자연과 싸우는 것이 아니라, 자연을 받아들이는 과정이다.” 아일랜드 서부, 대서양의 거친 파도가 끊임없이 밀려오는 클레어(Clare)주 해안가에 서면 이 오래된 격언이 뼈저리게 다가온다. 바람은 계산하는 것이 아니라 느끼는 것이며, 모래언덕(사구)은 넘어야 할 장애물이 아니라 품어야 할 동반자임을 깨닫게 된다. 바로 ‘아일랜드의 보석’이라 불리는 라힌치 골프클럽(Lahinch Golf Club·이하 라힌치)이다.
함께 라힌치를 찾은 국내의 대표적 골프 규칙 전문가 최진하 박사는 이곳 풍광을 보며 이렇게 말했다. “인위적 조형을 배제한 사구와 굴곡, 블라인드 샷은 예측 불가성을 설계의 일부로 끌어안아 골퍼에게 계산이 아닌 수용을 요구한다. 그래서 링크스 코스에서의 라운드는 공중전이 아니라 지상전이다.”
마을의 심장부에서 티오프를 하다
라힌치의 가장 매혹적인 지점은 골프장과 마을이 한 몸처럼 섞여 있다는 것이다. 이곳을 ‘아일랜드의 세인트앤드루스’라고 부르는 이유는 단순히 오래되어서가 아니다. 코스는 마을 한복판, 주민의 일상이 흐르는 골목 끝에서 시작된다.
이른 아침, 고소한 빵 굽는 냄새가 진동하는 빵집과 붉은 고기를 내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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