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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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상상하기 어려웠던 변화가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현장에서 빠르게 현실이 되고 있다. 새로운 인공지능(AI) 모델과 도구(tool)가 등장하면서 소프트웨어 개발 전(全) 주기가 근본적으로 재편되고 있다. 최근 딜로이트 설문 조사에 따르면, 개발자 84%가 소프트웨어 개발과 배포 과정에서한 가지 이상의 거대 언어 모델(LLM) 기반 코딩 지원 도구를 활용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은행은 이미 소프트웨어 개발에 AI를 도입하는 등 이러한 흐름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들은 첨단 AI 모델과 AI 도구를 엔지니어에게 제공해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전략을 실행 중이다. 골드만삭스는 약 1만2000명의 개발자에게 생성 AI(Generative AI)를 지원한 이후 생산성이 크게 개선됐다고 밝혔다.

AI 모델이 고도화할수록 소프트웨어 설계, 개발, 테스트, 유지·보수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엔지니어의 생산성은 더 높아지고, 결과적으로 소프트웨어 투자 비용은 감소할 것으로 기대된다. 딜로이트는 AI 도입을 통해 은행 업계가 2028년까지 소프트웨어 투자 비용을 총 20~40% 절감할 수 있으며, 엔지니어 1인당 50만~110만달러(약 7억2000만원~약 15억8000만원)의 비용 절감 효과가 나타날 것으로 전망한다.

발 스리니바스 - 딜로이트 금융서비스센터 리서치 헤드, 미국 럿거스대 마케팅 박사
발 스리니바스 - 딜로이트 금융서비스센터 리서치 헤드, 미국 럿거스대 마케팅 박사

소프트웨어 배포, 유지·보수까지 하는 AI

AI는 이미 엔지니어링 생산성을 수치로 입증하고 있다. 다수의 연구에 따르면, LLM은 프로그래머의 코딩 속도를 30~55% 향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티즌스은행은 생성 AI를 활용한 엔지니어 그룹에서 약 20%의 생산성 향상을 확인했다. 이러한 개선 효과는 단순히 코드 작성 단계에 그치지 않는다. 

요구 사항 분석 단계에서는 AI가 요구 사항을 자동으로 식별하고 분류하며, 암묵적 요청을 탐지하고 요구 사항을 구조화한다. 설계 단계에서는 자연어로 입력된 요구 사항을 바탕으로 AI가 초기 설계안을 제시하고, 각 설계의 장단점을 비교한다. 테스트 영역에서도 애플리툴스(AI로 화면을 사람 눈처럼 비교하는 비주얼 테스트 자동화 도구), 펑셔나이즈(자연어를 이해해 테스트 시나리오를 자동 생성하는 기능 테스트 도구), 테스팀(UI 변화에도 잘 깨지지 않는 AI 기반 E2E (End-to-End) 테스트 자동화 도구) 같은 AI 기반 도구가 테스트 케이스 생성을 자동화하고, 대량의 테스트를 신속히 수행하며, 과거 테스트 결과를 학습해 품질을 개선하고 있다.

AI의 역할은 소프트웨어 배포와 유지·보수 단계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예를 들어, AI 알고리즘은 지속적 통합 및 배포(CI/CD· continuous integration and deployment)를 자동화해 배포 일정을 최적화하고 다운타임(시스템·장비가 가동되지 않아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시간)을 줄이며, 신규 기능과 업데이트가 정상적으로 적용되는지 점검한다. 이러한 자동화는 고객 및 비즈니스 요구 사항을 더 신속하게 반영하도록 돕고, 설계 품질과 테스트 수준을 높이며, 예측 유지·보수를 가능하게 하고, 시스템 안정성을 강화한다. 전반적인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성과 개선으로 이어진다.

은행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프로젝트, 구조적 과제도 있어

그럼에도 불구하고 은행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환경에는 여전히 구조적 과제가 있다. 시장조사 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2024년 미국 은행 및 투자 서비스 부문의 정보기술(IT) 소프트웨어 지출은 약 1078억달러(약 155조4000억원)에 달한다. 미국 은행에는 약 10만 명의 소프트웨어 개발 인력이 있으며, 일부 대형 은행은 인력 15~25%가 소프트웨어 관련 업무를 담당한다.

그러나 딜로이트가 2024년 주요 은행의 기술 및 엔지니어링 책임자와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많은 프로젝트가 비효율적으로 운영되고 있고, 확장성을 고려하지 않은 시스템 구축으로 인해 유지·보수 비용 증가, 통합 문제, 실행 속도 저하 등의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AI 도구는 이러한 은행의 엔지니어링 프로젝트를 다각도로 개선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메인프레임 코드(은행·보험·항공·정부 기관 등이 수십 년 전부터 사용해 온 대형 메인프레임 컴퓨터에서 돌아가는 핵심 업무 프로그램 코드)를 작성하거나 유지· 보수할 시, 일부 생성 AI 모델은 1960년대에 개발된 구형 핵심 시스템 코드를 현대 소프트웨어와 호환되도록 재작성하는 데 활용할 수 있다.

IBM의 wCA(watsonx Code Assistant·오래된 메인프레임 코드를 AI가 이해해 최신 코드로 바꿔주는 AI 코딩 도구)는 코볼(Common Business-Oriented Language· 1959년에 만들어진 기업 업무 처리용 프로그래밍 언어)로 작성된 애플리케이션을 이해하고 이를 자바(Java) 코드로 변환할 수 있다. 

시티그룹에서는 3만 명의 개발자가 생성 AI 코딩 보조 도구를 시스템 현대화에 활용하고 있다. 여기에 로코드(최소한의 코드만 작성하고, 대부분을 드래그앤드롭·설정으로 구현)·노코드(코딩 없이 화면 구성과 규칙 설정만으로 앱을 개발) 기능까지 더해지면서 개발 주기는 눈에 띄게 단축되고 있다.

이러한 경험이 축적될수록 은행은 AI 도구가 비즈니스에 미치는 영향을 더욱 명확히이해하게 된다. AI 모델은 시간이 지날수록 성능과 효율성이 개선되고 있으며, 최근 출시되는 모델은 비용과 자원 소모가 적어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도 유리하다. 나아가 AI 에이전트는 인간이 자연어로 제시한 아이디어를 실행 가능한 코드로 자동 변환하는 단계에 이르렀다. 최근에 출시된 모델은 대체로 비용이 적게 들고 자원 소모도 적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분야에서 AI 도구의 비용 효율성을 한층 촉진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한다.

은행 소프트웨어 분야 리더가 고려해야 할 전략

이러한 생산성 향상을 극대화하기 위해 은행의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링 리더는 몇 가지 전략적 접근을 고려해야 한다. 

우선, 비효율이 가장 심각한 영역을 식별하고 해당 영역에 AI 도구를 우선 적용해야 한다. 또한 개발자와 적극적인 소통을 통해 AI 도입에 따른 역할 변화와 역량 강화 기회를 명확히 전달하고, 우려를 완화해야 한다. 

AI 통합을 감독할 거버넌스 모델도 필수적이다. 개인정보 침해, 알고리즘 편향, 운영 중단 같은 위험을 관리할 수 있는 정책과 프레임워크를 마련해야 한다.

외부 벤더와 협력도 중요하다. 자체 AI 인프라를 구축하기 어려운 은행은 제삼자 협력을 통해 구현 전략을 보완할 수 있다. 동시에 AI가 소프트웨어 개발에 어떻게 통합되고 있는지, 어떤 거버넌스 조치가 마련돼 있는지를 이해관계자와 투명하게 공유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사업 부문 간 협력을 촉진할 수 있는 커넥티드 팀을 구성해 AI 통합 과정을 전사 차원에서 관리해야 할 필요가 있다. 

발 스리니바스 딜로이트 금융서비스센터 리서치 헤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