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A 서비스·투자 협상 개선 필수
이러한 성과는 2025년 11월 경주 APEC(아시아·태평양 경제협력체) 정상회의를 계기로 한국에서 개최된 한중 정상회담 성과의 진전으로 평가해도 무방할 것이다. 당시 정상회담에서도 한중 통화 스와프 계약 연장과 자유무역협정(FTA) 서비스·투자 협상 진전을 추진하고, 지방 경제 활성화, 공급망 안정화에도 노력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위한 문화·환경 분야 협력과 양국 간 인적 교류 활성화를 위한 상호 방문 편리화 조치 등이 논의됐고, 신흥 산업 협력은 고령화사회 대응이라는 양국의 공통된 문제 인식이 기반이 됐다는 측면에서 민생에 가까운 의제 중 하나였다고 할 수 있다.
2026년이 한중 관계 전면 복원의 원년이 되기 위해서는 실제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협력 분야를 우선으로 챙겨나가야 한다. 산업, 문화, 인적 교류 등 분야의 협력 제고 방안을 집중적으로 모색해야 할 것이다. 우선 한중 FTA 2단계 분야 협상을 가속해 한중 경제협력 구조를 제조업에서 서비스 및 고부가가치 산업 중심으로 빠르게 전환해야 한다. 2022년 3103억달러(약 454조원)로 정점을 찍었던 양국 교역 규모는 하향세로 접어들었다. 한국의 대중국 무역수지는 3년 연속 적자에 직면해 있다. 중국 산업 기술 자체의 급속한 발전과 미·중 무역 갈등 등이 주요 요인이다. 이제는 상품 교역 위주에서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와 투자 분야로 교역의 저변을 넓혀야 한다. 2025년 3월 중국은 양회(전인대·정협)를 통해 외자 유치를 위한 서비스업 개방 확대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인터넷·문화 등 분야의 질서 있는 개방을 추진하며 통신·의료·교육 등의 개방을 시범적으로 확대해 외국 기업의 재투자를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우리는 서비스업 분야에 대한 중국의 지방별·분야별 시범 사업에 대한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FTA 2단계 서비스 분야(문화·의료·관광·법률·정보기술·연구개발 등) 협상 준비에 대비해야 할 것이다.
우리 국민 체감할 '경제협력' 나서야
이번 한중 정상회담이 우리 경제에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1월 26일 구윤철 경제부총리가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언급한 구체적인 경제협력 방안을 통해서도 알 수 있다. 중국과 412억달러(약 59조770억원) 규모의 해외 플랜트 수주 지원과 함께 강조한 것은 문화 협력이었다. 우리가 중국과 문화· 예술, 콘텐츠, 관광 분야 등 교류 확대에 적극 대비해야 하는 이유다. 최근 중국은 대규모 내수 진작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중국 콘텐츠 시장은 2023년 기준 328억달러(약 47조5900억원) 규모로, 912억달러(약 132조원)인 미국에 이어 세계 2위다. 한국(41억달러)과 비교해서는 여덟 배 큰 시장이다. 대중국 사업 확대를 위해서는 최근 변화된 중국인의 소비성향을 제대로 이해하고 이에 대한 분석이 선행돼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는 드라마·영화 부문에서는 숏폼 콘텐츠, K-팝 부문은 가상현실(VR)·인공지능(AI) 등을 활용한 ‘몰입형’ 행사, 게임 부문은 캐릭터 굿즈·웹툰, 관광은 럭셔리 여행 상품, 소비재는 온라인 공동 구매 등을 유망 분야로 꼽았다.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으로 희미해진 K-브랜드 이미지를 재확립하고, 품질 경쟁력을 높이는 것도 중요하다. 한중 정상회담 이후 한국을 찾는 중국인 관광객이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야놀자리서치에 따르면, 2026년 방한 예정인 외국인 관광객은 2000만 명으로 예상된다. 이 가운데 중국 관광객이 약 615만 명으로 가장 많을 것으로 보인다. 늘어나는 중국 관광객을 맞이하기 전에 양국 국민 간 혐중·혐한 정서 해소를 위한 노력도 시급하다. 청년 세대의 인식 개선을 위한 방안 모색이 최우선 과제가 돼야 한다.
이 대통령 방중 당시 ‘재중 한국인 간담회’ 에서 한국 유학생 대표가 제안한 ‘연수·실무· 취업을 연계한 한중 인재 공동 양성 시스템 구축’ 등도 실천적 과제가 될 수 있다. 나아가 중국 내 한국 유학생의 취업 비자 발급 완화를 위한 중국과 실무적인 협의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 한중 양국 간 인적 교류를 확대할 필요가 있으며, 기존 지방정부 간 교류 체계를 활용해 볼 수도 있다. 한중 지방정부는 2022년 기준 자매결연 222건(한국 168개 자치단체·중국 201개 지방정부 교류), 우호 교류 445건(한국 177개 자치단체·중국 273개 지방정부) 등을 체결하고 있어, 양적·전방위 차원의 인적 교류 확대를 위한 토대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