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이터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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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6일(이하 현지시각) 오후 이탈리아 밀라노 산시로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아르마니 의상을 이탈리아 국기 색상으로 맞춰 입은 주최국 이탈리아의 모델들이 국기 게양 퍼포먼스를 펼치고 있다(큰 사진). 사상 처음 두 도시 이름으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이 이탈리아에서 분산 개최됐다.

이날 개막식은 따뜻한 인간의 몸과 숨결, 아날로그 감성을 채웠다. 라 스칼라 극장의 무용수가 16세기 이탈리아 조각 작품 ‘큐피드의 입맞춤으로 되살아난 프시케’를 춤으로 표현했고, 오페라 거장 베르디, 푸치니, 로시니의 얼굴을 코믹하게 확대한 대형 인형은 1980년대에 유행한 이탈리아풍 디스코 리듬에 맞춰 춤을 췄다(사진 1). 페데리코 펠리니 감독의 걸작 영화 ‘달콤한 인생(La Dolce Vita)’에서 처음 등장한 ‘파파라치’가 카메라 플래시를 터뜨리며 유쾌한 소란으로 이 나라의 영화 유산을 위트 있게 재현했다.

피아니스트 랑랑과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가 협연한 푸치니 오페라 ‘투란도트’의 아리아 ‘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 무대는 개회식 하이라이트로 꼽히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보첼리의 감미로운 고음이 마지막 구절 ‘빈체로(vincero·승리하리라)’로 정점에 달했을 때, 불꽃놀이가 이어지면서 6만여 관중은 환호했다. 미국의 팝 가수 머라이어 캐리는 외신이 “1500만달러(약 217억6350만원) 상당의 보석으로 장식했다”고 보도한 드레스와 타조 깃털을 두르고 등장해 ‘볼라레(Volare)’로 알려진 이탈리아 국민가요를 이탈리아어로 불렀다. 하지만 노래와 입 모양이 어긋나는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 ‘립싱크’ 의혹도 일었다. 

2월 10일 루지 여자 1인승에 출전한 우크라이나 대표 올레나 스마하가 자기 장갑에 영어로 ‘추모는 규정 위반이 아니다’라고 쓴 메시지를 들어보이고 있다(사진 2). 하루 전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스켈레톤 선수 블라디슬라프 헤라스케비치에게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희생자 얼굴을 새긴 헬멧 착용을 금지한 것에 대한 항의 표시였다. 한편, 이날 개회식에서 대한민국 선수단은 공동 기수로 피겨스케이팅 차준환(서울시청), 스피드스케이팅 박지우(강원도청)를 앞세워 22번째로 입장했다. 이번 대회는 8개 종목, 16개 세부 종목에 총 116개 금메달을 놓고 2월 22일까지 경쟁을 벌였다.

이용성 국제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