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호사가 이끄는 나라 vs 공학자가 만드는 나라
브레이크넥
댄 왕│우진하 옮김│웅진지식하우스│
2만2000원│424쪽│2월 5일 발행
미국과 중국의 패권 경쟁은 더 이상 관세나 외교 수사만으로 설명하기 어렵다. 공급망, 제조 역량, 인프라, 기술 표준처럼 물리적 기반을 둘러싼 대결로 성격이 바뀌었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서 중국 산업과 기술을 분석해 온 저자는 이 책에서 미국과 중국을 각각 ‘변호사의 나라’와 ‘엔지니어의 나라’로 규정하며, 두 사회의 권력 구조와 정책 결정 방식이 국가 경쟁력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추적한다.
저자는 미국을 가리켜 “거의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초를 달성해왔으나 이제는 규제와 절차에 갇혀 물리적 역동성을 잃어버린 나라”라고 정의한다. ‘변호사의 나라’ 미국에서 공학 국가 정신은 더 이상 작동하지 않는다. 미국은 지난 10명의 대통령 중 5명이 법학 전공자였다. 1984년부터 2020년까지 민주당 대통령 및 부통령 후보는 예외 없이 법학을 전공했다. 핵 기밀 부품조차 손쉽게 만들 수 없는 제조 역량, 노후화한 기반 시설이 그 결과다. 법률가 중심의 정치·행정 구조 속에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보다 ‘절차를 통과하는 능력’이 강해지고, 공공 프로젝트는 지연되거나 무산되기 쉽다. 제조 현장과 인력, 공급망이 얇아지면서 ‘만들 수 있는 능력’ 자체가 약해졌다. 저자는 이를 단순한 산업 쇠퇴가 아니라 물리적 역동성의 상실로 본다.
대조적으로 중국은 이공계 출신 권력자의 빠르고 과감한 의사 결정, 바닥부터 다진 절차식 지식과 압도적 건설·생산 역량으로 급부상한 나라로 묘사한다. 실제로 중국은 엔지니어 출신 권력자가 세운 국가다. 덩샤오핑(鄧小平)은 국가 최고 의결 기구인 상무위원회 위원 아홉 명 전원을 ‘공대’ 출신으로 뽑았고, 칭화대에서 화학을 전공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역시 상무위원회를 중국 항공우주연구원, 국방공업국 출신 간부로 채웠다. ‘보잉 최고경영자(CEO)가 알래스카 주지사가 되고, 록히드 마틴 사장이 에너지부 장관이 된 격’이라는 게 저자 설명이다.
중국의 혁신은 ‘연구실의 한 번의 발명’보다 ‘현장에서 축적되는 절차적 지식’으로 설명된다. 대량생산과정에서 시행착오가 누적되고, 그 경험이 다시 제품과 공정 개선으로 돌아오는 구조가 중국 경쟁력이라는 것이다. 선전(深圳)의 변화가 대표적 사례로 제시된다. 설계와 기획에 강한 곳이 실리콘밸리라면, 곧바로 만들고 확장하는 능력은 중국 산업도시에서 강화된다는 대비로 이어진다. 이는 첨단 기술 경쟁의 본질이 알고리즘이나 특허만이 아니라, 생산·조달·검증 체계 전체에 걸쳐 있다는 점을 일깨운다.
다만 저자는 중국 모델을 단순한 정답으로 제시하지 않는다. 공학 국가의 강점은 효율과 속도지만, 그만큼 사회를 ‘계산 가능한 대상’으로 취급할 위험이 커진다. 한 자녀 정책, 제로 코로나 같은 극단적 정책은 통치의 공학적 사고가 인간과 사회에 적용될 때 어떤 비용이 발생하는지 보여준다. 통제가 낳는 후폭풍은 경제·기술 성과를 잠식할 수 있으며, 이는 중국의 지속 가능성을 시험하는 변수로 등장한다. 공학 국가의 속도와 효율이 통제와 억압이라는 비용을 동반한다는 점도 강조한다.
책은 결국 두 나라의 우열을 단정하기보다, 서로 다른 운영체제에 어떤 강점과 취약점이 있는지 짚는다. ‘말’과 규범이 지배하는 사회는 정당성과 자유를 얻는 대신 실행력이 약해질 수 있고, ‘기술’과 실행이 앞서는 사회는 성과를 빠르게 내는 대신 통제 비용을 치를 수 있다. 상반된 미·중 시스템을 통해 우리에게 던져진 물음은 분명하다. 대한민국은 급속한 성장으로 경제 강국의 반열에 올랐고 반도체, 이차전지 등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 그러나 공학과 제조업에 대한 천대, 격화되는 무역 마찰, 규제와 절차에 갇혀 성장 동력을 잃어가고 있다. 우리는 미래를 어떻게 설계해야 하는가.
내 몸을 무겁게, 지구를 뜨겁게 만드는 나쁜 식사
우리는 어떻게 지구를 먹어치우는가
헨리 딤블비·제미마 루이스│
김선영 옮김│어크로스│
2만원│348쪽│1월 5일 발행
개인의 선택을 가장한 식량 시스템의 함정을 파헤친다. 이 시스템은 우리를 살찌우고, 환경을 파괴하고, 사회적 불평등을 가속한다. 일례로 비교적 저렴한 선택지인 패스트푸드는 대사 증후군 같은 질환을 촉발하며, 패티용 소고기를 생산하는 과정에서 나오는 메탄가스는 지구를 달군다. ‘나쁜 식사’의 악순환에서 빠져나와 지속 가능하고 건강한 식사의 주도권을 되찾는 길을 제시한다.
보이지 않는 선택과 책임 위에 작동하는 조직
공기업의 미래
한국조폐공사│매일경제신문사│2만2000원│356쪽│
1월 30일 발행
공기업은 우리 사회에서 가장 많이 이야기되지만, 동시에 가장 잘 알려지지 않은 조직이다. 정부 조직도, 민간 기업도 아니며, 국민 세금으로 세워졌지만, 시장 논리를 완전히 따르지도 않는다. 단순히 ‘공기업은 안정적이다’라는 관점에서 벗어나, 공기업이 어떤 구조로 운영되고 어떤 가치를 통해 움직이는 조직인지 제도·업무·사람의 관점에서 풀어낸다.
지구 밖에서 ‘먹고사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가
우주 농업
정대호·손정익│동아시아│
2만원│300쪽│
1월 30일 발행
인공지능(AI) 시대, 질문·경험·실행으로 뇌를 설계하다
두 번째 지능
김상균│북스톤│
2만4000원│472쪽│
2월 4일 발행
‘AI라는 강력한 지능과 어떻게 함께 살아갈 것인가’. 인지과학자인 저자는 AI를 인간 지능을 확장할 ‘두 번째 지능’으로 정의한다. AI가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니라, AI와 함께함으로써 인간이 어떻게 달라지는지가 중요해졌다는 것이다. AI를 외부 도구가 아닌, 두 번째 머리로 삼기 위한 ‘질문-경험-실행’의 3단계 설계도를 소개한다. 당신의 뇌를 업데이트할 가이드가 될 것이다.
타인을 배제하는 ‘불쾌해할 권리’는 어떻게 정당화되는가
쾌적한 사회의 불쾌함
구마시로 도루│이정미 옮김│
생각지도│2만1000원│336쪽│
2월 12일 발행
최근 ‘노키즈존’ ‘노시니어존’ 등 특정 세대를 배제하는 기류가 ‘쾌적함을 위한 합리적 선택’처럼 포장되고 있다. 그러나 내가 불편하지 않기 위해 타인을 밀어내는 권리는 평등하게 행사되지 않는다. 책은 청결과 질서, 효율을 향한 압력이 강한 사회일수록, 평범한 개인이 더 쉽게 문제적 존재로 분류되는 현실을 고발하며, ‘표백된 유토피아’에서는 누구도 온전히 행복할 수 없다고 경고한다.
분노와 공화국: 미완의 미국독립혁명 이야기
(Rage and the Republic: The Unfinished Story of the American Revolution)
조너선 털리│사이먼앤드슈스터│
31달러│448쪽│
2월 3일 발행
AI, 로봇 기술, 거대한 경제적 변화가 새로운 시대를 열어가는 지금, 미국의 민주주의는 또 다른 시험대에 오르고 있다. 미국독립선언 250주년을 맞아, 미국 민주주의가 어떤 독특한 기원에서 출발했는지, 다른 혁명과는 무엇이 달랐는지, 21세기에도 살아남아 번영할 수 있을지 탐구한다. 그리고 아직 끝나지 않은 혁명이 급변하는 세계에서 어떻게 전개될지까지 조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