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P500과 코스피가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시장 유동성이 확대된 가운데, 2026년 IPO(기업공개) 시장은 ‘매도자 우위’ 환경이 뚜렷해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러한 국면에서는 상장 기업이 더 높은 밸류에이션을 인정받기 쉽고, 투자자는 성장 스토리가 분명한 기업에 프리미엄을 부여하는 경향이 강해진다. 미국 시장에서는 우주, 생성 AI(Generative AI), 데이터 인프라, 핀테크처럼 미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신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초대형 상장 후보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한 K-패션, K-뷰티 브랜드와 토종 AI 기술주가 공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한국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2025년 기관투자자의 공모주 평균 의무 보유 확약 비율은 18.8%로, 전년(6.5%) 대비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상장 직후 차익 실현만을 겨냥한 ‘단기 자금 중심의 수급 구조’가 다소 완화되고, ‘장기 자금 유입 구조’로 전환되는 것 아니냐는 기대도 나온다.
미국 시장에서는 우주, 생성 AI(Generative AI), 데이터 인프라, 핀테크처럼 미래 가치가 있다고 평가되는 신기술 산업을 중심으로 초대형 상장 후보가 줄지어 대기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한 K-패션, K-뷰티 브랜드와 토종 AI 기술주가 공모 시장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보인다.
2026년, ‘스페이스X’ 필두로 초대형 IPO 대기 중
미국 IPO 최대어로는 ‘스페이스X(SpaceX)’가 꼽힌다. 최고경영자(CEO)인 일론 머스크가 설립한 AI 기업 xAI를 최근 인수하면서 기업 가치가 최대 1조5000억달러(약 2160조원)에 달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성사될 경우 역사상 최대 규모 IPO가 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투자 포인트는 세 축이다. 지구 저궤도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가 흑자 전환에 성공한다면 안정적인 현금 흐름이 확보되고, 완전 재사용 초대형 발사체 ‘스타십’이 성공적으로 궤도에 안착한다면 스페이스X의 캐시카우(현금 창출원)가 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휴머노이드(인간형 로봇) 등 AI 상용화도 주목할 지점이다. 반면 리스크도 뚜렷하다. 머스크의 개인행동 돌발 변수와 정치적 행보가 정부 계약 등 핵심 매출원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우주탐사라는 초장기 프로젝트 특성상 단기 수익성 변동 폭이 매우 클 수 있다.
생성 AI 분야 대표 기업으로 인식되는 ‘오픈AI(OpenAI)’도 2026년 상장 기대가 큰 기업이다. 챗GPT로 시장을 선점한 데다 마이크로소프트(MS)와 견고한 동맹이 강력한 무기다. 반도체·클라우드 파트너십을 넓혀 ‘AI 생태계의 운영체제’가 되려는 전략도 투자 매력을 높인다. 다만 가장 큰 문제는 비용 구조다. 오픈AI는 2024년 35억달러(약 5조400억원) 매출에 53억달러(약 7조6000억원) 손실을 기록했고, 2025년 상반기에는 43억달러(약 6조2000억원) 매출에 78억달러(약 11조2300억원)의 손실을 기록했다. 생성 AI 모델 훈련과 인프라 확장에 들어가는 막대한 비용 탓에 영업손실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 성장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적자 폭이 이어질 경우, ‘밸류에이션은 높지만, 이익 가시성은 낮다’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
오픈AI의 경쟁사 ‘앤트로픽(Anthropic)’도 클로드(Claude) 시리즈 등 거대 언어 모델(LLM)을 기반으로 기업용 AI 시장을 공략하며 빠른 성장세를 보였다. 이 같은 기업 고객 확보를 기반으로 2028년 손익분기점에 도달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세우며 투자자 유입을 이끌고 있다. 다만 오픈AI와 마찬가지로 시장 변동성과 기술 개발 비용에 따른 재무 부담이 상장 시점의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 최근 진행 중인 투자 유치 라운드에서 기업 가치가 3500억달러(약 504조원)로 평가되고 있다.
‘데이터브릭스(Databricks)’는 기업 데이터 저장·분석·AI 활용을 한 번에 묶는 플랫폼을 제공하며 꾸준한 성장세를 기록 중인 기업이다. 2025 회계연도 3분기 기준 연 환산 매출이 48억달러(약 6조9000억원)로, 전년 동기 대비 55% 이상 늘었다는 점은 ‘AI로 실제 돈을 버는 기업’이라는 인식을 투자자에게 심어줬다. 리스크는 동종 업계와 ‘경쟁’이다. 스노우플레이크(Snowflake) 등 클라우드 강자와 점유율 전쟁이 심해질수록 마케팅 비용이 상승하고 단가에 대한 압박이 있을 수 있다.
글로벌 핀테크 기업 ‘스트라이프(Stripe)’는 2025년 초 자사주 매입을 통해 900억달러(약 129조6000억원) 이상의 기업 가치를 인정받으며 상장 기대감을 높였다. 전 세계 인터넷 결제 구조를 장악한 사업 구조는 강점이지만, IPO 관점에서 변수도 있다. 이미 기업 규모가 너무 커 상장 직후 드라마틱한 급등보다 안정적 흐름에 그칠 가능성이 크고, 직상장 등 상장 방식에 따라 초기 유통 물량 확보가 어려워질 수 있다.
한국서도 K-패션, K-뷰티 기업 등 상장 추진 가속화
한국에서는 2026년 글로벌 경쟁력을 증명한 K-패션, K-뷰티 브랜드와 국산 AI 기술주가 IPO 시장을 이끌 것으로 보인다.
올해 상장을 추진하는 ‘무신사’는 국내 최대 패션·라이프스타일 플랫폼으로, K-패션과 스트리트웨어 커뮤니티 기반의 충성 고객층이 강점이다. 2025년 말 주관사단을 선정하며 상장 준비에 착수했고, 시장에서는 시가총액 10조원 수준이 목표로 거론된다. 다만 국내 패션 플랫폼 시장의 포화에 따른 성장 둔화 우려가 있다. 최근 급격히 늘린 무신사스탠다드 등 오프라인 매장의 수익성 관리가 상장 후 첫 번째 시험대가 될 전망이다.
‘케이뱅크’는 4조~5조원 가치로 상장을 완료하겠다는 계획을 세우며 ‘인터넷 은행 대어’로 재부상했다. 2022년과 2024년 두 차례 IPO 도전에 실패한 이력이 있는 만큼, 이번에는 수익 구조 설득력이 관건이다. 핵심 과제는 암호화폐 거래소 업비트 의존도를 낮추는 포트폴리오 다변화다. 암호화폐 시장 변동성이 커질수록 수신 자금 유출 가능성이 상존한다는 점에서 안정적 고객 기반을 증명해야 한다. 인터넷 은행 업계 1위 카카오뱅크와 비교 우위를 어떻게 보여줄지도 숙제다.
‘구다이글로벌’은 K-뷰티 대표 주자로 꼽힌다. 미국 아마존에서 인기를 끈 ‘조선미녀’와 ‘티르티르’ 등 복수 브랜드를 운영하며 매출과 수익성을 키워 왔다. 투자 포인트는 글로벌 채널에서 검증된 판매력과 K-뷰티 확산 흐름이다. 반면 리스크는 ‘브랜드 편중’이다. 트렌드 변화가 빠른 화장품 시장에서 특정 히트 브랜드의 사이클이 꺾일 경우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후속 브랜드의 흥행 여부가 장기 주가를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
‘리벨리온’은 토종 AI 반도체 기업으로 2조~4조원 규모의 상장을 추진한다. 2025년 9월 시리즈 C 투자로 누적 투자 5770억원을 유치했고, 사피온코리아와 합병으로 몸집도 키웠다. 강점은 AI 반도체 기술력과 국내 반도체 생태계에서 전략적 가치다. 다만 엔비디아라는 거대 생태계를 뚫고 실질적인 ‘대량 양산 및 공급’ 계약을 얼마나 따내느냐가 관건이다. 반도체 업종에서는 기술력과 매출이 직결되지 않는 경우가 많아 수익화 시점의 불확실성도 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LLM ‘솔라(Solar)’로 기술 리더십을 강조하며 약 2조원 규모 IPO를 추진한다. 기업 간 거래(B2B) 특화 AI 시장에서 점유율이 높다는 점이 강점이지만, 글로벌 오픈 소스 모델(라마 등) 성능 향상으로 경쟁이 격화하는 흐름은 부담이다. 상장 초기 벤처캐피털(VC) 보유 물량이 대거 유통될 경우(오버행) 주가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는 점은 체크해야 할 대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