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2년 10월 영국 첫 40대 여성 총리 리즈 트러스는 취임 44일 만에 물러납니다. 총 450억파운드(약 87조9700억원)에 달하는 감세안이 재정 여력에 대한 우려를 키워 통화 가치와 국채 가격을 폭락시키자, 결국 영국 역사상 최단명 총리란 불명예를 안고 퇴진합니다. 정부 정책에 대한 시장 신뢰 추락이 금융 위기로 이어질 수 있음을 의미하는 신조어로 ‘리즈 트러스 모멘트’가 등장합니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국제통화기금(IMF)의 공개 반대에도 내년부터 2년간 식료품에 대한 8% 소비세를 면제하는 감세 정책을 강행키로 하면서 이 신조어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습니다. 감세 규모는 연간 5조엔(약 47조원)에 달합니다.
이번 커버스토리 ‘세계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여인의 실험, 사나에노믹스의 일본 개조’는 최근 총선에서 집권 자민당이 단독 개헌 의석을 확보해 전후 최강의 국정 동력을 확보한 다카이치 총리의 경제정책을 분석합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는 다카이치 총리를 ‘세계에서 가장 강한 권력을 가진 여인’으로 묘사하고 인구 감소 등 장기적으로 안고 있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일본을 바꿀 역사적 기회를 얻게 됐다고 평했습니다.
일본은 1968년 서독을 제치고 미국에 이어 세계 2위 경제 대국에 올라선 뒤 그 자리를 42년간 지켰지만 2010년 중국, 2023년 독일에 이어 올해는 인도에도 추월당할 것으로 관측됩니다.
활력 잃은 일본의 구원 카드로 등장한 사나에노믹스는 엔저로 대표되는 통화 완화와 적극 재정으로 요약되는 아베노믹스를 계승합니다. 하지만 노동 개혁과 규제 완화 같은 아베노믹스의 구조 개혁 대신 정부 주도로 방산, 자원, 인공지능(AI), 반도체 등 위기관리 투자에 집중하는 등 국가자본주의적인 색채가 강합니다.
일본의 개조는 자동차, 방산 등 수출 영역이 겹치는 한국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칩니다. 트러스는 영국 첫 여성 총리로 영국병을 고치는 개혁 덕에 11년 208일을 재임한 마거릿 대처를 롤모델로 삼았지만, 현실은 달랐습니다. 다카이치가 훗날 동양의 ‘철의 여인’으로 기억될까요. 사나에노믹스가 실험대에 오르고 있습니다.
올림픽·월드컵을 ‘도시 여행’으로
박승연 회사원
올림픽이나 월드컵 같은 메가 스포츠 이벤트를 경기 관람에서 도시 여행으로 확장하는 각국의 전략이 인상적이다. 북중미 월드컵을 앞둔 미국이 11개 개최 도시와 주변 명소를 엮고, 건국 250주년(7월 4일(현지시각) 필라델피아 경기)까지 스토리로 묶는 접근도 시사하는 바가 컸다. 한국도 메가 이벤트를 지역 문화·먹거리·교통과 연결하는 기획이 필요해 보인다.
‘참여형 스포츠’로 여는 K-스포츠케이션
강영진 대학원생
스포츠 관광이 ‘관람’에서 ‘참여’로 이동하고 있다는 메시지가 와닿았다. 큰 대회가 아니더라도 국내 프로야구 경기 관람처럼 한국의 독특한 응원 문화가 외국인에게 하나의 체험 관광 상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이 흥미로웠다. 스포츠와 K-콘텐츠를 묶어 한국만의 강점을 살린, 지속 가능한 스포츠케이션 모델을 만들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울 마라톤, 글로벌 브랜드로 키울 때
김고은 이벤트 기획자
최근 러닝에 관심이 커졌는데, 마라톤이 단순 운동이 아니라 여행·축제·소비를 잇는 산업이 될 수 있다는 점이 설득력 있게 들렸다. 러닝 이벤트를 박람회와 연결해 축제로 만든 상하이 마라톤 사례도 인상적이었다. 한국도 ‘서울 마라톤’ 같은 글로벌 브랜드를 키우고, 지역 먹거리·문화와 결합한 체류형 러닝으로 해외 관광객을 더 끌어왔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