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회사의 현장은 유독 안전이 강조됐다. 초고압·고온 공정이니 그럴 만했다. 서슬이 퍼런 공장장은 안전 수칙을 위반하는 직원의 무릎을 까기도 했다. 그래도 중간 리더는 지혜로웠다. 그는 직원이 안전 행동을 어기면 앞뒤 공정을 칠판에 그리게 했다. 직원 자신의 행동이 전후 공정에 어떤 위험을 미치는지 자연스럽게 알도록 한 것이다. 전체 공정을 못 그리면 그제야 벌을 내렸다. 사실 벌이라기보다 휴가 취소처럼 직원이 원하는 보상을 거두는 방식이었다.

설비 대(大)교체가 예정된 새해를 앞두고 공장장은 다른 방침을 추가했다. 수명이 5년인 설비를 1년 더 쓰기로 한 것이다. 설비 교체 비용과 몇 개월 공장 가동 중지의 손실을 줄여 생산성을 20% 이상 높이는 목표를 세운 셈이다. 


한태영 광운대 산업심리학 교수 - 뉴욕주립대 산업조직심리 박사, 현 삼성전자 자문 교수, 전 산업및조직심리학회 회장
한태영 광운대 산업심리학 교수 - 뉴욕주립대 산업조직심리 박사, 현 삼성전자 자문 교수, 전 산업및조직심리학회 회장

그때부터 중간 리더는 예민해졌다. 겉으로는 ‘원더풀 코리아’ 같았지만, 여기저기 계기판에서 위험 신호가 떴다. 이런 신호를 대수롭지 않게 여긴 직원에게 중간 리더는 호통치기 시작했다. 잠재 위험에 대한 지식이 얕은 부하들은 ‘상사가 까탈스럽게 변했다’고 수근댔다.

중간 리더는 안전과 생산성 사이에서 탈진(burn-out) 징조를 보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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