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올해 상반기 16조3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한다. SK그룹 지주사 SK㈜도 2027년 초 5조1600억원 규모 자사주를 소각한다. 두 기업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으로 2025년부터 본격화한 한국 주식시장 밸류업(value up·가치 제고)이 더 가속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삼성전자가 3월 10일 공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2025년 말 기준 보유 자사주 1억543만 주 중 약 82.5%에 해당하는 8700만 주(우선주 포함)를 올해 상반기 소각할 계획이다. 소각 물량은 공시 당일인 3월 10일 종가(18만7900원) 기준으로 16조3473억원에 달한다. 앞서 2024년 11월 삼성전자는 총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밝혔고, 이어 2025년 2월 3조원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공시처럼 삼성전자가 상반기 중 8700만 주를 소각하면 삼성전자 주당 가치가 상승하면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이 예상된다. 실제 공시 다음 날인 3월 11일 장중 삼성전자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2.8% 올랐다.

추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 가능성도 있다. 2025년과 올해 메모리 반도체 호황으로 대규모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 확실해 자사주 매입을 통해 주주 환원율을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가 임직원에 대한 주식 보상을 확대하는 것도 자사주 매입에 영향을 미친다. 삼성전자는 임직원 약 13만 명에게 총 3529만 주(1인당 평균 275주)를 지급하기로 약정했다. 약정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급일인 2028년 10월 기준으로 주가가 17만원을 넘을 경우, 약정 대비 두 배를 지급해야 한다. 이 때문에 지급일이 임박할수록 자사주를 더매입해야 한다. 또 임원 보상도 주식을 늘리는 쪽으로 방향을 잡아 삼성전자 자사주 매입은 더 늘어날 여지가 있다. 

SK㈜는 보유하고 있는 자사주 1789만 주 중 약 82%인 1469만 주를 2027년 초 소각하기로 했다. 발행 주식의 약 20%로, 3월 10일 종가(35만1000원) 기준 약 5조1575억원 규모다. 남은 자사주 약 328만 주는 우수 인재 영입을 비롯해 임직원 성과 보상에 활용한다는 계획이다. SK㈜ 자사주 소각 대상에는 과거 지주회사 지배구조 개선 과정에서 발생한 ‘특정 목적 취득’ 자사주가 포함돼 있다. SK㈜는 2015년 지배구조를 단순화하고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SK C&C(현 SK AX)와 합병했다. SK㈜ 관계자는 “이사회에서 수차례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는 것이 전체 주주의 최대 이익에 부합하고, 기업 가치를 높이는 최적의 방안이라고 판단했다”라고 했다. 앞서 2월 9일 SK하이닉스도 보유 중인 자사주 1530만주(약 12조2400억원)를 소각했다.

두 회사의 대규모 자사주 소각 배경으로는 2월 25일 국회를 통과한 상법 일부개정법률안(3차 개정 상법·자사주 의무 소각법) 시행이 꼽힌다. 해당 법안은 기업이 취득한 자사주를 장기간 보유하면서 지배력 방어 수단으로 활용한 관행을 제한하고, 주주 환원을 강화하기 위해 3월 6일 시행됐다. 

개정 상법에 따르면, 신규 취득 자사주는 1년 이내, 기존 보유 자사주는 1년 6개월 안에 소각해야 한다. 재계는 삼성전자와 SK㈜ 결정이 다른 대기업의 자사주 정책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자사주 비중이 높은 기업을 중심으로 소각이나 배당 확대 등 주주 환원 정책이 확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앞서 LG그룹과 두산그룹 역시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다. 

현대모비스, 헝가리 공장 준공
  벤츠와 1조원대 섀시 모듈 공급 계약

현대모비스는 3월 10일 메르세데스-벤츠와 섀시 모듈 공급 계약을 맺고, 헝가리 전용 생산 거점(공장)을 가동했다고 밝혔다. 계약 관례상 공급 물량과 대상 차종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업계는 제품 수백만 대에 대한 섀시 모듈 공급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경우 계약 금액은 1조원 이상으로 예상된다. 

섀시는 차체 하부에 달리는 조향·제동·서스펜션 등 자동차 주행 성능을 결정하는 개별 시스템의 집합체이고, 섀시 모듈은 여러 부위의 부품을 완성차 조립 라인에 넣기 직전에 거대한 덩어리 형태로 미리 조립해 놓은 것이다. 

앞서 2022년부터 현대모비스는 미국 앨라배마 공장을 통해 벤츠에 섀시 모듈을 공급했다. 이번 계약은 수년간 안정적인 모듈을 공급한 능력과 기술·품질을 인정받아 유럽 거래선을 텄다는 의미가 있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현대모비스 헝가리 공장은 축구장 일곱 개 크기(5만㎡) 규모로, 전기차·하이브리드차용 섀시 모듈을 생산한다. 헝가리는 삼성SDI, SK온, CATL 등 배터리 기업과 BMW, 아우디 등 완성차 생산 기지가 밀집해 연간 50만 대 이상의 신차를 생산하는 동유럽 자동차 산업의 허브다. 

1 현대모비스 헝가리 공장. 2 박정원(가운데) 두산그룹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엑스포 2026 현장을 찾았다. 3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 현대모비스·두산그룹·DB그룹
1 현대모비스 헝가리 공장. 2 박정원(가운데) 두산그룹 회장이 미국 라스베이거스 콘엑스포 2026 현장을 찾았다. 3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 /사진 현대모비스·두산그룹·DB그룹

두산그룹 인공지능(AI) 전환
  박정원 회장 “AI가 건설 장비 바꿔… 독보적 기술로 미래 제시”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은 “오랜 업력에서 쌓은 데이터 바탕의 독보적 AI 기술로 건설 장비의 미래를 제시하고, 시장을 선도하자” 라고 했다. 박 회장은 3월 7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북미 최대 건설 장비 전시회 ‘콘엑스포(CONEXPO) 2026’의 두산밥캣·두산모트롤 부스를 찾아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는 “건설 장비와 작업 현장에 적용되는 AI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하드웨어 기술력을 중요하게 여기던 건설 장비 시장의 판도가 바뀌고 있다”라고 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두산밥캣은 소형 로더, 굴착기 등 30여 종의 첨단 제품을 선보였다. 특히 고급형 제품 모델에 장착 가능한 ‘잡사이트 컴패니언(Jobsite Companion)’과 ‘잡사이트어웨어니스(Jobsite Awareness)’ 등 AI 기술이 관심을 끌었다.

DB그룹 가족 경영권 갈등설
  김남호 명예회장 “부친에 맞설 생각 없어”

김남호 DB그룹 명예회장이 부친인 김준기 창업 회장과 경영권 갈등설을 부인했다. 김 명예회장은 3월 9일 언론에 배포한 입장문에서 “회사 경영과 관련해 부친과 일부 이견이 있었던 적은 있지만, 부친께 맞설 생각을 한 적은 없으며, 앞으로도 그럴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이어 “(부친과 갈등은) 잘못 알려지거나 과장된 이야기로, 많은 분께 심려를 끼쳤다” 라며 “회사에 대한 불필요한 오해가 발생한 것은 모두 내 탓이라고 생각하고,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했다. 

김 명예회장은 또 “나(김 명예회장), 또한 대주주 가문의 일원으로 그룹 발전을 위해 역할을 다할 것”이라며 “불필요한 오해가 종식되길 바란다”고 했다. 

앞서 2025년 6월 DB그룹은 김남호 회장을 명예회장으로 추대했다. 이 과정에서 부친인 김준기 창업 회장과 김 명예회장 간 경영권 갈등설이 제기됐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