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셔터스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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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가 5000포인트를 돌파하며 투자자 시선이 다음 목표로 옮겨가는 지금, 코스닥 시장에서도 조용하지만, 의미 있는 변화가 시작되고 있다. 바로 코스닥 액티브 ETF(상장지수펀드) 출시다. 3월 10일 타임폴리오 자산운용과 삼성액티브자산운용에서 포문을 열었고, 3월 17일에는 한화자산운용까지 가세했다. 아직 상장일이 공개되지 않은 운용사도 출시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표면적으로는 ETF 상품 하나가 더 생기는 것처럼 보이지만, 이번 출시가 시장에서 유독 뜨거운 관심을 받는 데는 분명한 이유가 있다.
김진영 - 키움증권 ETF 애널리스트,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 현 키움증권 글로벌 리서치팀 팀장
김진영 - 키움증권 ETF 애널리스트, 중국 베이징대 경영학, 현 키움증권 글로벌 리서치팀 팀장

ETF, 이제는 시장 수급 움직이는 ‘큰손’

코스닥 액티브 ETF 상장에 대한 시장 관심이 증폭되는 이유는 ETF가 시장에 미치는 파급력이 과거와는 달라졌기 때문이다. 국내 ETF 시장은 최근 몇 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순자산(AUM)이 2011년 이후 매년 약 30%씩 증가해 2025년 6월 200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불과 몇 달 만에 300조원을 넘어섰다. 3월 현재는 4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채 1년도 되지 않아 200조원이 늘어난 셈이다. 

이렇다 보니 ETF 수급이 개별 종목에 미치는 영향력도 강해졌다. ETF 유입 자금이 LP(유동성 공급자)·AP(지정 참가 회사) 채널을 통해 개별 주식 매수로까지 연결될 수 있는 ETF 고유 메커니즘이 시장을 흔들 정도의 영향력을 갖게 된 것이다. 실제로 2025년 이후 금융 투자 누적 순매수는 약 65조원으로, 외국인·기관·개인 모두를 제치고 수급 주체 1위를 차지했다. ETF가 단순한 투자 상품을 넘어, 시장 전체의 수급 흐름을 좌우하는 핵심 변수 중 하나로 자리 잡은 것이다.

이 영향은 특히 코스닥 시장에서 더 민감하게 나타난다. 코스피는 거래 대금 중 개인이 약 50%인 데 비해, 코스닥은 무려 80%에달한다. 수급 대부분을 개인이 좌우하는 코스닥에서, 개인 자금이 ETF로 집중될수록 LP·AP 경로를 통한 현물 매수 파급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연초부터 2월 23일까지 코스닥 지수가 약 25% 상승하는 동안 개인은 코스닥 개별 종목에는 소극적으로 대응했지만, 코스닥 ETF는 약 5조9000억원을 집중 매수했다. 같은 기간 코스닥 시장에서 기관은 10조4000억원을 순매수했는데, 그중 금융투자가 12조5000억원을 매수한 반면, 연기금 등 여타 기관은 오히려 2조2000억원을 순매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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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중소형주, ETF 수급의 문 열리다

이런 상황에서 코스닥 액티브 ETF 출시는 코스닥 중소형주에 대한 수급 영향을 더 키울 수 있는 트리거다. 특히 코스닥150 지수 밖 유동성이 적은 중소형주가 그 영향에 더 많이 노출될 전망이다.

코스닥 액티브 ETF는 기존 코스닥 ETF와 ‘담는 그릇’이 다르다. 지금까지 국내에 상장된 코스닥 ETF는 모두 ‘코스닥150 지수’를 추종하는 패시브 ETF였다. 코스닥 전체 1800여 종목 중 시가총액과 유동성을 기준으로 선별된 상위 150개에만 ETF 수급 혜택이 집중됐다는 뜻이다. 2월 코스닥 지수가 전반적으로 상승했음에도 코스닥150 종목과 나머지 중소형주 간 온도 차가 뚜렷하게 벌어진 것도 이런 구조적 쏠림 영향이 컸다.

반면 이번 신규 ETF는 코스닥 전 종목을 포괄하는 ‘KRX 코스닥 지수’를 벤치마크로 삼는다. 게다가 ‘액티브’로 운용되기 때문에 펀드매니저가 재량껏 종목을 선택하고 비중을 조절할 수 있어, 코스닥150 밖에 머물며 ETF 수급 사각지대에 놓여 있던 중소형주에는 새로운 자금 유입 경로가 열리게 되는 셈이다. 기존 코스닥 상위 종목에 집중됐던 정부 정책 수혜와 시장 관심이 코스닥 전반으로 확산할 계기가 될 수도 있다. 또한 액티브 운용사 간 경쟁이 본격화하면 종목 간 옥석 가리기 역시 정교해질 것으로 기대된다. 물론 기대만큼 유의해야 할 점도 있다. 유동성이 부족한 중소형주가 ETF에 편입될 경우, LP 입장에서는 지수 선물만으로 헤지하기 어려워 장내에서 현물을 직접 매수해야 하는 경우가 잦아진다. 자금이 유입될 때는 강한 수급 호재가 되지만, 반대로 ETF에서 자금이 빠져나갈 때는 변동성이 증폭될 수 있다는 의미다. 새로운 기회의 문이 열리는 동시에, 리스크 관리 중요성도 함께 커진다.

액티브 ETF는 어떤 종목을 담게 될까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성장 산업을 제약· 바이오,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우주항공·방산, 에너지저장장치(ESS)·에너지, 로봇,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모빌리티, 미디어·엔터·소비재 등 일곱 개로 분류하고, 각 산업 내 주도주를 선별해 집중 투자할 계획이다. 

투자 철학은 △장기 시장 성장성(TAM Growth)과 이를 이끄는 독점적 사업력 보유 기업 △세계적인 기술·서비스 경쟁력을 바탕으로 가격 결정력을 확보한 기업 △수익화 모델 경쟁력을 갖추고 이를 통해 수익 창출이 나타나는 기업에 투자하는 것이다. 정량적으로는 시가총액 300억원 미달 기업 중 매출액 50억원 미달 종목과 관리 종목은 제외한다.

타임폴리오자산운용은 이차전지·로봇, 반도체 소부장, 우주, 바이오 등 코스닥 대형 섹터를 중심으로 신성장 테마 종목을 발굴해 편입한다. 투자 설명서에 따르면,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400개 이내 기업을 대상으로 재무 요건을 검토하며, 최근 3년 중 2년 이상 영업이익 흑자를 기록했거나 적자 폭을 줄인 기업, 자본 잠식 상태가 아닌 기업을 1차 선정 기준으로 한다. 이후 주가수익비율(PER)이 동종 산업군 내 상위 50% 이내인지 확인해 밸류에이션 요건을 적용하고, 이 스크리닝 과정을 통과한 기업 중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우수한 종목을 최종 선별할 계획이다. 다만 신산업·신기술 관련 기업 등 성장성이 높다고 판단되는 경우, 당사의 정량·정성 분석을 통해 일부 요건을 유연하게 적용할 수 있다.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은 폭발 성장 중

국내 액티브 ETF 시장은 최근 몇 년 새 눈에 띄게 성장했다. 2020년 말 2조원에 불과했던 시장은 지난 2월 말 98조원까지 확대돼, 100조원을 목전에 두고 있다. 상품 수도 2020년 말 14개에서 현재 289개로 늘었다. 특히 2025년 이후 주식형 액티브 ETF 자산이 크게 늘었다. 2024년 말 4조7000억원에서 지난 2월 20조원으로 약 325% 급증했으며, 상품 34개가 추가됐다.

특히 신규 출시하는 ETF 중 액티브 전략을 채택하는 비중이 꾸준히 늘고 있다. 액티브 운용사의 시장 진입이 활발해진 영향뿐 아니라 ETF 운용 전략이 다변화하는 과정에서의 필연적인 변화로 판단한다. 물론 국내 액티브 ETF에는 미국과 달리 지수 요건(비교지수와 상관계수 유지 규정)이 있지만, 패시브 ETF와 비교할 때는 종목 편·출입, 비중 조정, 이벤트 대응 등의 측면에서 더 유연한 의사 결정이 가능하다. 

김진영 키움증권 ETF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