샘 올트먼과 오픈AI의 빛과 그림자

AI 제국: 권력, 자본, 노동

카렌 하오│임보영 옮김│생각의힘│ 2만8800원│672쪽│2월 27일 발행

/사진 셔터스톡
/사진 셔터스톡

챗GPT의 등장은 인공지능(AI)을 단숨에 세계 산업의 중심 의제로 끌어올렸다. 연구실의 기술로 여겨지던 AI는 이제 글로벌 기업과 국가가 경쟁하는 전략 자산이 됐다. 불과 몇 년 사이 생성 AI는 수억 명의 사용자를 끌어모았고,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는 전례 없는 투자 경쟁에 뛰어들었다. 동시에 이런 질문도 커지고 있다. 과연 이 기술의 방향은 누가 결정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어떤 대가가 치러지고 있을까.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 출신인 저자는 이 질문을 중심에 놓고 AI 산업의 내부를 추적한다. 오픈AI가 처음 등장했을 때만 해도 이 조직은 인류 전체의 이익을 위해 범용 인공지능(AGI)을 개발하려는 실험적인 연구 기관으로 여겨졌다. 비영리 조직으로 출발해 ‘인류에게 이로운 AGI’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내세웠기 때문이다. 그러나 챗GPT가 세계적인 성공을 거두고 생성 AI 경쟁이 본격화하면서 상황은 빠르게 달라졌다. 저자는 기술혁신의 화려한 서사 뒤에서 자본과 권력이 결합하며 새로운 산업구조가 형성되는 과정을 집요하게 추적한다.

책이 주목하는 핵심은 AI 산업을 움직이는 ‘스케일링’ 경쟁이다. 더 많은 데이터와 연산 자원, 더 많은 매개변수를 투입할수록 모델 성능이 개선된다는 경험 법칙이 등장하면서 AI 개발의 방향은 크게 바뀌었다. 오픈AI가 GPT-3와 챗GPT로 성공을 거두자, 구글과 마이크로소프트(MS)를 비롯한 거대 기업도 이 경쟁에 뛰어들었다. 막대한 자본과 인프라가 필요한 생성 AI 개발은 자연스럽게 소수 기업 중심의 산업으로 재편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드러나는 모순도 적지 않다.생성 AI 모델을 훈련시키기 위해서는 방대한 데이터가 필요하고, 그 데이터에는 작가와 예술가의 창작물이 포함된다. 많은 경우 이들의 동의 없이 학습 데이터로 활용되며 창작 노동을 대체하는 기술이 만들어지고 있다. 동시에 데이터 정제와 콘텐츠 검토 같은 작업은 케냐나 베네수엘라 같은 국가의 저임금 노동자에게 맡겨진다. 폭력적이거나 혐오적인 콘텐츠를 분류하는 작업을 수행하면서도 이들이 받는 보상은 시간당 몇 달러 수준에 그친다.

챗GPT 이후 생성 AI는 기술 산업의 중심 의제가 됐고 자본과 연구 인력은 특정 기업으로 빠르게 집중되고 있다. 데이터와 컴퓨팅 자원, 에너지와 인재를 대규모로 끌어모은 기업이 기술의 방향을 사실상 좌우하는 구조가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저자는 이러한 상황을 ‘AI 제국’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한다. 기술혁신 경쟁이 동시에 새로운 권력 구조의 형성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의미다.

결국 책이 던지는 질문은 단순하다. AI 기술의 미래는 누구의 선택으로 결정되는가. 지금의 생성 AI 경쟁은 기술 발전의 필연적 경로라기보다 특정 기업과 투자자, 연구자가 내린 선택의 결과일 수 있다. 거대한 기술 낙관론 뒤에 가려진 권력과 노동, 자원의 문제를 짚어보는 이 르포는 AI 산업을 바라보는 또 다른 시각을 제시한다. 눈부신 기술혁신 이면에서 어떤 선택과 이해관계가 작동하고 있는지 차분히 들여다보게 하는 기록이기도 하다. AI 시대 권력 지형을 이해하려는 독자라면 눈여겨볼 만한 책이다.

‘짝퉁 천국’은 어떻게 기술 패권의 중심에 섰나

중국을 AI 리더로 만든 혁신의 설계자들

중앙일보 특별취재팀│올림│

2만5000원│320쪽│

3월 3일 발행

쿵푸 동작을 하는 휴머노이드, 거리를 달리는 자율주행차, 군무를 펼치는 드론. 중국의 기술혁신은 미래 이야기가 아니다. 이미 세계를 놀라게 하고 있다. 국내 일간지 특별취재팀이 6개월간 중국 현장을 취재해 정부· 기업·대학이 함께 만든 혁신의 구조를 추적했다. AI와 반도체, 전기차, 로봇 산업 경쟁 속에서 미·중 기술 패권의 흐름과 한국이 맞닥뜨린 전략적 선택을 묻는다.

자동차, 아파트, 재벌, 도시에 관한 가장 현대적인 이야기

결정의 순간들

정몽규│쌤앤파커스│

2만9000원│376쪽│

3월 4일 발행

“결정은 누구나 내릴 수 있다. 그러나 진정한 리더만이 책임을 진다.” 올해 설립 50주년을 맞이한 HDC그룹의 정몽규 회장이 경영 현장에서 얻은 결론이다. 정 회장은 책을 통해 현대자동차에서 HDC그룹에 이르기까지 한국 산업화의 한복판을 지나온 그의 경영 경험을 돌아본다. 자동차 산업의 성장과 아파트 시대 개막, 도시 개발 과정에서 기업의 선택과 그 이후 책임의 시간을 짚어간다.

돈은 어떻게 우리 삶의 주인이 됐나

돈의 변신

이승헌│연합인포맥스북스│

2만4000원│372쪽│

3월 13일 발행

돈은 왜 이렇게까지 우리 삶을 좌우하게 됐나. 한국은행에서 33년간 근무한 부총재 출신 경제학자가 현장에서 체득한 통화와 금융의 원리를 담은 책이다. 화폐의 탄생과 변화, 자본의 세계화, 환율과 금융시장의 움직임까지 돈이 어떻게 경제를 움직이고 위기를 만들어내는지 설명한다. 익숙하지만 제대로 알기 어려운 ‘돈의 본질’과 작동 방식, 금융 시스템의 구조를 다시 묻는다.

부와 권력을 결정짓는 토지의 힘

랜드 파워

마이클 앨버터스│노승영 옮김│인플루엔셜│

2만3500원│420쪽│

3월 13일 발행

권력은 어디에서 시작될까. 저자는 그 답을 ‘땅’에서 찾는다. 책은 토지 소유가 권력과 불평등, 국가의 운명에 어떤 영향을 미쳐왔는지 살펴본다. 아메리카 정착민의 토지 수탈부터 동아시아의 토지개혁과 농지 재분배까지 다양한 사례를 통해 누가 땅을 가졌는지가 사회의 정치 구조와 경제 발전의 경로를 바꿔왔음을 보여준다. 토지가 권력의 근원이 된 과정을 역사 속에서 풀어낸다.

세계 1% 크리에이터에게 배우는 새로운 부의 공식

슈퍼 유튜버

윤성원·주힘찬·정의민│더스퀘어│

2만1000원│290쪽│

3월 18일 발행

유튜브는 단순한 영상 플랫폼을 넘어 거대한 비즈니스 인프라로 진화했다. 구독자 수억 명을 거느린 세계 1위 채널 미스터비스트부터 3억 명의 시청자를 모은 키즈 크리에이터 나스티야까지 글로벌 톱 유튜버 12명의 성공 전략을 분석했다. 콘텐츠가 어떻게 브랜드와 커머스로 확장하고 개인 크리에이터가 기업 수준의 비즈니스를 구축하는지 그메커니즘을 살펴본다.

석유 메이저의 최대 도박, 숨겨진 역사와 충격적인 미래

플라스틱 주식회사

(Plastic Inc.: The Secret History and Shocking Future of Big Oil’s Biggest Bet)

베스 가디너│에이버리│32달러│

352쪽│2월 24일 발행

플라스틱은 현대 소비사회를 지탱하는 가장 익숙한 물질이다. 책은 석유 기업들이 화석연료 수요 감소에 대비해 플라스틱 생산을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키워온 과정을 파헤친다. 재활용이 해결책이라는 산업의 메시지 뒤에 숨은 전략부터 미세플라스틱과 화학물질이 낳은 환경·건강 문제, 담배·제약 회사와 닮은 마케팅 방식까지 플라스틱 산업의 숨겨진 역사와 위험한 미래를 드러낸다. 

이선목 기자
이코노미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