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AI(인공지능) 에이전트’를 차세대 성장 축으로 내세우며 플랫폼 경쟁의 판을 다시 짜고 있다. 단순 검색이나 추천을 넘어 사용자의 요청을 대신 수행하는 ‘행동형 AI’로 진화하며, 쇼핑·금융·모빌리티 등 전 사업 영역을 재편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는 각각 자사 생태계를 기반으로 AI를 고도화하며 AI 에이전트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든 모양새다.
네이버는 3월 23일 경기도 성남시 네이버 사옥 그린팩토리에서, 카카오는 3월 26일 제주 본사 스페이스닷원에서 주주총회를 열고 AI 중심 중장기 사업 방향성을 발표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올해 네이버 서비스 전 영역에 AI 에이전트를 전면 도입해 단순 정보 제공을 넘어 사용자 의도를 파악하고 실행까지 이어지는 서비스 흐름을 구현할 계획”이라며 “플랫폼에서 축적한 AI 성과를 B2C(기업·소비자 간 거래)와 B2B(기업 간 거래) 전반으로 확장할 것”이라고 했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카카오가 구현 중인 에이전틱 AI는 전문성 있는 에이전트가 연결돼 하나의 기능으로 끝나지 않고, 사용자 흐름을 따라 여러 작업을 자연스럽게 이어 문제를 해결하는 구조”라며 “카카오톡 중심 서비스가 자연스럽게 이어지고 AI가 그 흐름을 이해해 돕는 서비스를 만들겠다”고 설명했다.
네이버 vs 카카오, 둘 중 어느 쪽이 AI 에이전트 수익화 선점할까
네이버는 자체 초거대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검색·쇼핑·예약 등 다양한 서비스에 AI 에이전트를 접목한다는 목표다. 네이버는 AI 에이전트를 단순 기능이 아닌 수익화 구조와 직결된 핵심 도구로 활용하고 있다. 2분기 선보일 ‘AI 탭’ 을 통해 사용자의 검색 흐름에 AI를 결합하고, 검색 결과를 네이버 쇼핑·스마트스토어 상품 추천으로 자연스럽게 연결하는 방식이다. 사용자가 AI 추천을 통해 상품을 구매하면 플랫폼은 중개 수수료를 확보하고, 구매 전환율이 높아질수록 광고 효율도 함께 상승하는 구조다. 이에 맞춰 네이버는 검색·디스플레이 광고를 통합한 신규 광고 플랫폼을 도입해 광고주가 실시간 성과를 확인하고 AI 기반 데이터 분석을 활용할 수 있도록 했다. 이는 검색-추천-구매-광고로 이어지는 전 과정을 하나의 AI 기반 비즈니스 모델로 묶으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카카오는 메신저 기반 플랫폼 강점을 앞세워 AI 에이전트 확장에 나서고 있다.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개인화된 AI 비서 기능을 강화하고, 금융·모빌리티·콘텐츠 서비스와 연동해 ‘일상 통합형 AI’를 구축하겠다는 구상이다. 사용자의 대화 맥락을 이해해 필요한 서비스를 자동으로 연결하는 것이 핵심이다. 카카오는 메신저 카카오톡을 기반으로 오픈AI와 협업한 ‘챗GPT 포 카카오’ AI 에이전트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플랫폼 경쟁, ‘검색→행동’ 패러다임 전환
AI 에이전트 경쟁은 단순 기술 경쟁을 넘어 플랫폼 패러다임 변화로 이어지고 있다. 기존에는 사용자가 직접 검색하고 선택했다면, 앞으로는 AI가 이를 대신 수행하는 구조로 바뀐다.
네이버의 전략 핵심은 ‘버티컬 에이전트’ 다. 쇼핑 에이전트를 시작으로 검색·플레이스·금융·건강 등 각 영역에 특화된 AI를 단계적으로 확장해 사용자의 탐색·비교·결정 과정을 통합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는 카카오톡을 중심으로 개인화된 AI 비서를 구현하고, 금융·모빌리티·쇼핑·콘텐츠 서비스와 연동해 사용자 일상 전반을 연결하는 ‘생활형 AI’ 구축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업계에서는 AI 에이전트 경쟁이 단순 기능 경쟁을 넘어 플랫폼 지배력 자체를 재편하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순 트래픽 증가가 아닌 사용자의 강력한 록인(lock-in· 잠금 효과)을 통해 수익성을 늘리는 경쟁에서 누가 우위를 선점할지, 업계의 관심이 모이고 있다.
LG, 총수·의장 분리… 지배구조 선진화
구광모, 의장직 넘겨… 투명성 강화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2018년 ㈜LG 대표이사 회장으로 선임된 후 8년간 맡아온 이사회 의장직을 박종수 사외이사(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에게 넘기고, 경영과 감독 기능을 분리하는 방향으로 체제를 전환했다. 해당 안건은 3월 26일 ㈜LG 정기 주주총회에서 최종 확정됐다. ㈜LG를 마지막으로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이노텍, LG화학, LG에너지솔루션, LG생활건강, LG유플러스, LG헬로비전, LG CNS, HS애드 등 LG그룹의 11개 상장사가 모두 사외이사를 이사회 의장으로 선임했다. 이 중 여성 이사회 의장은 세 명(LG전자·LG이노텍·LG화학)으로, 이사회의 다양성을 높였다. 권봉석 ㈜LG 최고운영책임자(COO) 부회장은 사외이사 의장 체제 전환 취지에 대해 “소액주주의 권익을 강화하고 이사회 운영의 투명성, 독립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시장의 요구에 선제 대응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춘 지배구조 선진화로 평가된다. 재계에서는 ESG 경영과 글로벌 투자자 신뢰 제고 측면에서 의미 있는 변화로 보고 있다.
포스코, 철강·배터리 투트랙
장인화, 종합 소재 기업으로 체질 전환
포스코홀딩스가 올해를 그룹 체질 전환의 ‘변곡점’으로 규정하고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양대 축으로 성장 전략을 강화한다. 장인화 회장은 3월 24일 서울 강남구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주주총회에서 철강 본업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배터리 소재 사업을 미래 핵심 동력으로 키우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중국발 철강 공급과잉에 따른 수익성 악화가 포트폴리오 재편의 배경이 됐다. 중국 철강 업체의 저가 공세가 글로벌 시장을 압박하면서 철강 가격이 하락하고 수익성이 악화한 상황이다. 이에 따라 포스코는 철강 부문에서 고부가가치 제품 비중을 높이고, 원가 경쟁력 확보에 집중한다. 동시에 리튬·니켈 등 핵심광물 확보와 양극재·음극재 생산 확대를 통해 이차전지 소재 가치 사슬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전기차 시장 확대에 따른 배터리 수요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포스코는 소재 사업 비중을 지속적으로 높여 ‘종합 소재 기업’으로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장 회장은 “철강과 이차전지 소재를 두 축으로 해 성장 기반을 더욱 단단히 하겠다”고 강조했다.
HMM 창립 50주년… 해운 재도약 선언
글로벌 톱 티어 위해 친환경·디지털 전환
HMM이 창립 50주년을 맞아 글로벌 해운사로 재도약을 선언했다. 1976년 현대상선으로 출범한 HMM은 한때 글로벌 해운 시장에서 영향력이 막강했지만, 해운업 불황으로 인해 과도한 부채가 쌓여 구조조정을 거쳤다. 이후 2016년 채권단 관리 체제로 전환되며 한국산업은행(산은) 등 국책 기관이 주요 주주로 참여했고, 사명을 HMM으로 변경했다. 구조조정과 해운 운임 상승 국면을 거치며 실적 개선에 나섰고, 재도약 기반을 마련했다. HMM은 친환경 선박 도입과 디지털 물류 시스템 구축을 핵심 전략으로 추진하고 있다. 국제해사기구(IMO)의 환경 규제 강화에 대응해 친환경 연료 기반 선박 투자를 확대하고, AI·데이터 기반 운항 효율화에도 나서고 있다. 산은 등 대주주가 중장기적으로 HMM 민영화를 추진 중인 만큼, 기업 가치 제고를 통한 매각 환경 조성이 향후 핵심 과제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해운 시황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HMM이 안정적 수익 구조와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라고 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