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기업의 기술자들이 중국 기업으로부터 고액 연봉을 받고 스카우트된 뒤 기술을 빼돌리다가 적발됐다는 뉴스는 잊을 만하면 한 번씩 등장한다. 이런 보도를 보면 우리 기술만 일방적으로 중국에 유출되는 것 같지만, 반대로 최근에는 중국 기업이 한국 기업이 자사의 지식재산권을 침해했다며 법적 대응을 원한다고 상담을 의뢰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국과 중국이 왕래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것에 관심을 두는 것은 자연스럽고 장려할 일이다. 다만 그 과정에도 넘어서는 안 되는 선이 있으니, 그 대표적인 예가 한국의 영업 비밀에 해당하는 중국의 상업 비밀이다.
중국의 반부정당경쟁법은 일찍이 일반에 알려지지 않았고 상업적 가치가 있으며, 권리자가 필요한 비밀 보호 조치를 한 기술정보와 경영 정보 등 상업 정보를 상업 비밀로 규정해 왔다(제9조). 이러한 상업 비밀 보호의 근거법인 반부정당경쟁법에 더해, 중국 국가시장감독관리총국은 새롭게 등장한 사회현상에 발맞춰 상업 비밀보호규정(商業秘密保護規定․이하 본 규정)을 제정하고, 6월 1일부터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동시에 1995년 공포된 ‘상업 비밀 침범 행위 금지에 관한 약간의 규정’은 폐지된다. 과거 상업 비밀에 관한 규정이 침해 금지라는 소극적 방어에 무게를 뒀다면, 본 규정은 데이터 시대에 부합하는 적극적인 보호 체계로 패러다임을 전환했다.
사람 사이뿐 아니라 국가 간 관계에서도 말 할수 없는 비밀은 존중하고 지켜주는 것이 마땅하다. 이를 위해서는 한국과 중국이각자의 영업 비밀과 상업 비밀의 경계를 분명히 하고, 그에 맞는 방어 조치도 취해야 한다.
그러나 두 나라의 협력이 깊어질수록 어떤 상업 비밀은 서로 숨김없이 공유해야 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이러한 나눔이 선을 넘어 침해의 모습으로 나타나게 되면, 사업상 신뢰의 붕괴는 물론, 행정 제재, 심하면 간첩법 등 형사처벌, 거액의 민사상 책임까지 수많은 법률적 후과를 동반하는 리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앞으로 한국과 중국이 한 단계 더 건설적인 관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협력과 침해의 경계에 놓인 상업 비밀을 어떻게 합리적으로 다룰 것인지가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중요한 과제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