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을 자주 한다. 여행을 ‘간다’라고 하지 않고 ‘한다’라고 표현한 건 일이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러’ 가서 여행을 ‘가고’ 싶다고, ‘떠나고’ 싶다고 자주 생각한다. 여행을 와서 여행이 가고 싶을 때면, 새벽 거리를 혼자 걸었다. 헝가리 부다페스트, 페루 쿠스코, 튀르키예 이스탄불, 포르투갈 리스본, 타이베이의 새벽 거리를 걸으며 나는 여행에 대한 갈증을 풀었다. 새벽 거리를 걷는 것은 여행을 ‘하러’ 온 내가 잠시 여행을 ‘떠나는’ 방법이다.
한옥마을의 고즈넉한 아침
지금은 전주 한옥마을을 걷고 있다. 거리는 텅 비어 있다. 지난밤 발 디딜 틈 없이 북적이던 여행객은 단 한 명도 보이지 않는다. 여행객은 나 혼자뿐이다. 아침 운동을 나온 노인들이 천천히 걷고 있다. 봄 아침의 한옥마을은 고요하다.
걷기는 풍남문에서 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로 천주교 순교가 행해졌던 곳이다. 1791년 12월 8일, 당시 32세였던 윤지충은 풍남문 밖 형상에서 불효, 불충, 악덕 죄로 사형되면서 한국 천주교 사상 첫 순교자가 됐다. 참수당한 그의 머리는 5일간 풍남문 앞에 효시되었는데 이것이 신해박해다.
윤지충의 순교 이후 한국 천주교는 본격적인 박해 시대를 맞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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