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29일, 중국 충칭시 충칭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2026 중국 의료 기기 콘퍼런스 및 의료 기기 전시회’에서 한 방문객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재활 훈련 장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3월 29일, 중국 충칭시 충칭 국제엑스포센터에서 열린 ‘2026 중국 의료 기기 콘퍼런스 및 의료 기기 전시회’에서 한 방문객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 재활 훈련 장비를 체험하고 있다. /사진 연합뉴스

중국은 2026년 제15차 5개년 계획의 원년을 맞아 ‘과학기술 자립 자강’을 핵심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위해 뇌-컴퓨터 인터페이스(BCI·Brain-Computer Interface)를 포함한 6대 미래 산업을 전략적으로 선정했다. 양자 기술, 바이오 제조, 수소 핵융합 에너지, BCI, 체화 지능(embodied intelligence), 6G가 그 대상이다. 2026년 1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래 산업 육성이 글로벌 기술 패권 확보의 전제 조건이자, 현대 산업 체계 구축의 출발점임을 재차 강조했다. 이는 중국의 정책 우선순위가 기존 산업에서 미래 산업으로 명확히 이동했음을 의미한다.

향후 국가 자원 역시 이들 분야에 집중될 가능성이 크다. 특히 BCI는 생명과학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한 대표적인 융합 기술로, 정부가 이를 핵심 산업으로 전면 배치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윤리, 규제, 상업화 체계까지 국가 주도로 빠르게 정비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이런 정책적 지원은 산업 전반의 성장 가시성을 높이고, 생태계 확장에 대한 기대를 키운다. 중장기적으로는 자본시장에도 강한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BCI는 뇌의 전기신호(뇌파)를 측정·분석해 컴퓨터나 외부 기기를 직접 제어하는 기술이다. 전극이 뇌 조직과 접촉하는 방식에 따라 침습형, 반침습형, 비침습형으로 나뉜다. 이 차이는 신호 정확도와 안정성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나아가 산업구조와 적용 분야까지 결정짓는 핵심 요소다. 현재 BCI 산업은 이미 하나의 체계적인 산업 체인을 형성하고 있으며, 의료·교육·엔터테인먼트 등 다양한 분야로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

김성은 -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 중국 푸단대 경영학
김성은 -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 중국 푸단대 경영학

중국 BCI, 기술 자립과 글로벌 패권 경쟁

2023년 이후 BCI 기술혁신은 미국과 중국을 중심으로 전개되며, 사실상 양국 간 기술 패권 경쟁의 새로운 전장이 되고 있다. 현재까지는 뉴럴링크(Neuralink)를 필두로 한 미국이 기술 표준을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 역시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 국가, 산업, 기업이 유기적으로 협력하는 구조를 통해 추격 속도를 높이고 있다.

중국은 중앙정부가 연구 방향과 전략을 설계하고, 지방정부가 상용화를 지원하는 ‘투 트랙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의료보험 제도 개편을 통해 기술 개발 속도와 실제 도입 간의 괴리를 줄이고 있다. 또한 글로벌 표준 선점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으며, 방대한 임상 데이터와 효율적인 시험 시스템을 활용해 기술 완성도를 빠르게 끌어올리고 있다. 산학연 협력 역시 인상적이다. 연구-개발-상용화가 하나의 폐쇄 루프로 연결되면서, 기술이 빠르게 시장으로 이어지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이 같은 환경에서 중국 BCI 산업은 ‘양적 성장’을 넘어 ‘질적 도약’ 국면으로 진입하고 있다. 동시에 대규모 자본이 유입되면서 2026년은 주요 기업의 기업공개(IPO)가 본격화하는 시점이 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BCI 기업, '추격자'에서 '선도자'로

투자 관점에서 가장 중요한 질문은 명확하다. ‘BCI 산업 체인에서 가장 높은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영역은 어디인가’다. BCI 산업은 칩·전극 등 하드웨어, 인공지능(AI) 기반 신호 해석 소프트웨어, 의료 기기 및 응용 서비스로 구성되며, 향후 어느 세부 영역이 부가가치를 독점할지를 정확히 판단하는 것이 BCI 투자 전략의 핵심이 될 것이다. 

중국 BCI 기업에 투자함에 있어서는 ‘실제 매출을 창출하는 기업’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방대한 임상 자원과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양산과 보험 적용까지 연결한 기업이 강력한 경쟁력이 있다. 이러한 기준에서 브레인코(BrainCo), 뉴라클(Neuracle), 스테어메드(StairMed)를 핵심 기업으로 평가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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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인코는 비침습형 BCI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업계의 ‘고비용·저수익’ 구조를 깨고 안정적인 수익 모델을 구축했다. 매출의 약 50%가 해외에서 발생하며, 2025년에는 창사 이후 처음으로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이는 뉴럴링크 대비 훨씬 빠른 상업화 속도다. 소비자용 제품이 기업·의료용 제품 연구개발 비용을 뒷받침하는 선순환 구조가 핵심 경쟁력이다. 

최근에는 침습형 시장 진출도 선언했다. 특정 의료 영역에서는 고정밀 데이터 확보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에서다. 이는 기술 방식보다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브레인코의 실용주의 전략을 잘 보여준다.

뉴라클은 침습형 BCI Class III 의료 기기 승인을 세계 최초로 획득하며 상업화의 문을 연 기업이다. 연구 단계에 머물던 기술을 실제 의료 현장으로 끌어올렸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단기적으로는 대형 병원을 중심으로 환자 적용을 확대할 계획이며, 2027년에는 차세대 제품인 ‘NEO 2.0’ 출시도 준비하고 있다. 단순한 운동 기능 보조를 넘어 언어 디코딩, 정밀 사지 제어 등 혁신적 기능과 적응증이 확대될 전망이다. AI 산업의 폭발적 성장기에 엔비디아가 핵심 인프라 역할을 했듯, BCI 산업의 개화기에 뉴라클이 ‘임상 표준과 하드웨어 인프라’를 장악한 핵심 플레이어로 성장할 가능성이 크다.

스테어메드는 중국 내 의료보험 적용 모델을 선제적으로 구축하고 있어 향후 폭발적인 시장 확산이 기대되는 유망주다. 스테어메드의 3세대 제품은 단순한 신호 전달을 넘어 ‘인간·기계 융합’ 플랫폼을 지향한다. 2026년 1월에 유치한 5억위안(약 1089억원) 규모의 전략적 투자는 그 거대한 서막을 알리는 신호탄으로, 이번 투자 라운드에서 알리바바가 리드 투자사로 나서고, 텐센트가 함께 참여했다는 점은 상징성이 크다. 

이는 단순한 재무적 투자 이상의 의미가 있다. 강력한 우군을 통해 ‘하드웨어(BCI)-인프라(클라우드)-지능(AI)’이 하나로 묶인 거대한 생태계를 구축하려는 시도로 읽힌다. 고도화된 AI가 사용자의 뇌 신호를 분석해 의도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예측하게 되면, 환자의 신체 기능 재활이라는 단기 목표를 넘어 일반인이 외부 기기를 자유자재로 제어하고 인지능력을 확장하는 시대를 열 것으로 보인다.

현재 이 세 기업은 모두 비상장 상태이며, ‘중국 최초 BCI 상장사’ 타이틀을 두고 경쟁중이다. 투자자로서는 임상 진행 속도, 상업화 성과, IPO 일정을 면밀히 추적할 필요가 있다. 2026년은 중국 BCI 기업이 본격적으로 자본시장에 등장하는 원년이 될 가능성이 크다. 동시에 BCI 산업 역시 단순한 테마를 넘어 실질적인 수익을 창출하는 핵심 산업으로 자리 잡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김성은 하나증권 중국 분석 애널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