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구광모 LG그룹 회장 등 국내 주요 기업 총수들이 총출동한 가운데 4월 20일(이하 현지시각)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을 계기로 양국 경제협력이 본격 확대되고 있다. 포스코의 10조원 규모 투자 양해각서(MOU)를 비롯해 자동차, 조선,에너지, 디지털 등 전방위 협력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인도가 국내 기업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인도를 국빈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뒤 포럼에 참석했다. 이번 행사에는 양국 기업인 600여 명이 참석해 투자와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한국 측에서는 주요 그룹 총수 등 250여 명이, 인도 측에서는 350여 명의 기업인이 참여했다.
철강·모빌리티·에너지… 대규모 투자 이어져
이번 포럼에서 산업 전반에 걸친 대규모 투자와 협력 프로젝트가 잇따라 발표됐다. 포스코홀딩스는 인도 1위 철강사 JSW그룹과 약 72억9000만달러(약 10조7000억원) 규모의 일관 제철소 합작 투자 MOU를 체결했다. 인도 오디샤 지역에 생산 거점을 구축해 현지 철강 수요에 대응한다는 구상이다.
현대차는 인도 TVS모터와 손잡고 삼륜 전기차 공동 개발에 나선다. 현지 삼륜차를 친환경 전기차로 전환해 마이크로모빌리티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이번 협력은 2018년 한·인도 비즈니스 포럼에서 정의선 회장과 모디 총리 간 논의된 현지 맞춤형 모빌리티 구상이 8년 만에 구체화된 것이다.
에너지와 인프라 분야에서도 협력이 확대됐다. GS건설은 약 9200억원 규모의 풍력 리파워링 사업 MOU를 체결했고, 효성중공업은 인도 전력망 현대화를 위한 기술협력에 나섰다. HD한국조선해양은 인도 정부와 협력해 신규 조선소 설립을 추진하기로 했다.
AI·디지털 협력 확대… ‘포스트 차이나’ 부상
디지털 분야도 양국 협력의 핵심 축으로 떠올랐다. 네이버는 인도 최대 IT 기업 타타컨설턴시서비스(TCS)와 협력해 인공지능(AI), 클라우드 기반 신규 사업 발굴에 나선다. 또 인도 기업의 AI 전환(AX)과 디지털 전환(DX)을 지원하기로 했다.
인도는 14억 명에 달하는 인구와 빠르게 성장하는 디지털 산업을 기반으로 글로벌 기업의 주요 투자처이자, 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현지 스마트폰·가전 생산과 연구개발(R&D) 거점을 확대하고 있다. 이재용 회장은 이번 순방에서 인도 노이다 공장에서 생산한 ‘갤럭시 Z 플립7’으로 이 대통령, 모디 총리와 셀카를 촬영하기도 했다.
업계에서는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보호무역 기조 속 인도가 ‘포스트 차이나’를 넘어 핵심 전략 시장으로 자리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대규모 내수 시장과 정책 지원을 바탕으로 제조와 디지털 산업이 동시에 성장하고 있는 만큼, 국내 기업의 투자와 협력도 더 확대될 전망이다.
네이버·GS풍력발전, 재생에너지 협력
지분 투자·25년 장기 PPA 체결… 육상 풍력 최대 규모
네이버와 GS풍력발전이 재생에너지 확보를 위한 전략적 협력에 나섰다. 양사는 풍력발전소 지분 투자와 함께 25년 장기 직접전력거래계약(PPA)을 체결하고 데이터센터용 전력을 안정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고 4월 21일 밝혔다.
이번 계약에서 네이버는 발전 법인 지분 30%를 인수하고, GS풍력발전은 경북 영양군에 조성 중인 풍력발전 단지를 통해 연간 약 180GWh(기가와트시) 규모의 전력을 공급한다. 해당 전력은 2028년 상업 운전 개시 이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과 ‘각 춘천’ 등에 사용될 예정이다. 이는 국내 육상 풍력 PPA 기준 최대 규모의 전력 공급 계약이다.
특히 RE100 참여 기업이 발전사에 직접투자해 재생에너지를 확보한 것은 국내 최초 사례로, 기업 전력 조달 방식 전환을 보여주는 신호로 평가된다. 네이버는 이번 계약을 통해 AI·클라우드 확대로 급증하는 전력 수요에 선제 대응하고, 2029년 기준 재생에너지 전환율을 약 46%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아울러 양사는 향후 AI·빅데이터 기반 에너지 운영 기술협력도 확대하며 재생에너지 생태계 확산과 탄소 중립 실현에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LS일렉트릭, 1분기 실적 사상 최대
데이터센터發 전력 수요 확대… 북미 매출 80% 급증
LS일렉트릭이 글로벌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에 힘입어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연결 기준 1분기 매출 1조3766억원, 영업이익 1266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각각 33.4%, 45.0% 증가했다고 4월 21일 밝혔다.
AI 데이터센터 투자 확대와 반도체 설비투자 증가, 신재생에너지 확산에 따른 전력 인프라 수요 증가가 실적을 끌어올린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북미 매출은 약 3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0% 증가하며 분기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아세안 시장에서도 베트남 법인 매출이 45%, 인도네시아 자회사 심포스 매출이 75% 늘었다.
제품별로는 초고압 변압기 매출이 부산 공장 증설 효과로 전년 대비 83% 늘었고,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도 전년 대비 세 배 증가했다. 데이터센터 마이크로그리드 중심의 직류(DC) 전력 솔루션 수주 확대도 성장세를 뒷받침했다.
수주 잔고는 5조6000억원으로 확대됐으며, 이 중 초고압 변압기 물량이 3조1000억원을 차지했다. 부산 사업장의 초고압 변압기 생산능력 확대와 자회사 LS파워솔루션 실적 반영이 수주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호텔신라, ‘신라스테이’ 첫 해외 진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 “호텔부문 회사 새 성장 동력으로 육성”
호텔신라가 프리미엄 비즈니스호텔 브랜드 ‘신라스테이’ 해외 1호점을 중국에 연다. 호텔신라는 4월 28일 중국 장쑤성 옌청에 ‘신라스테이 옌청’을 개관한다고 4월 21일 밝혔다. 면세 사업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해외 호텔 사업을 통한 수익 다변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올해 3월 주주총회에서 “호텔부문을 회사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육성하겠다”라고 공언한 바 있다.
‘신라스테이 옌청’은 총 223객실 규모로, 올데이 다이닝 레스토랑과 한식당 ‘도원’, 로비 라운지 등 식음 시설과 연회장·미팅룸·피트니스 등 부대시설을 갖췄다. 한국 호텔 브랜드의 서비스와 식음 경쟁력을 결합해 현지 고객과 한국 방문객을 동시에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호텔이 들어서는 옌청 경제기술개발구는 자동차와 첨단 제조 산업 중심 지역으로, 다수의 한국 기업이 진출한 한중 경제협력 거점이다.
호텔신라는 자산을 현지에 두고 운영만 맡는 ‘위탁 운영’ 방식으로 해외 진출을 확대할 계획이다. 올해 2월 시안 ‘신라모노그램’ 개관에 이어 3개월 만에 신규 호텔을 추가하며 글로벌 사업 확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