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은 힘이다. 그것을 지배하는 자가 공간을 지배한다.” 바우하우스의 색채 이론가 요하네스 이텐은 색을 미학이 아닌 권력의 언어로 봤다. 그리고 도시 브랜딩은 결국 이 ‘지배력’을 설계하는 작업이다. 도시 브랜딩에서 색은 고르는 순간이 아니라 견디는 시간 속에서 완성된다. 도시의 색은 네 가지 방식으로 만들어진다. 역사가 만든 색, 삶이 만든 색, 규제가 만든 색 그리고 설계된 색이다. 역사가 색을 선택한 나라, 우연이 규제가 된 섬, 색을 지워 도시를 만든 고도(古都) 그리고 색을 설계해 경제를 바꾼 도시의 이야기다.
전쟁이 만든 색–네덜란드 오렌지
네덜란드 하면 튤립과 풍차 그리고 오렌지색이 떠오른다. 그러나 네덜란드는 오렌지를 재배하기에 적합한 기후가 아니다. 이 색이 국민 색이 된 것은 과일과 무관하다. 오렌지색이 뿌리를 내린 곳은 온실이 아니라 전쟁터였다.
이야기는 16세기로 거슬러 올라간다. 스페인의 지배에 맞선 네덜란드 독립 전쟁(1568~1648)을 이끈 인물이 오라녜-나사우 가문의 빌럼 1세였다. ‘오라녜(oranje)’는 네덜란드어로 오렌지, 즉 주황색을 뜻하는 단어이자, 남프랑스의 지명이었다. 지도자의 가문 이름이 곧 색이름이었다. 빌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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