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베르트 슈만(오른쪽)은 클라라 비크(가운데)와 사랑을 위해 그녀의 아버지 프리드리히 비크의 반대를 무릅
쓰고 법정투쟁까지 감행했다. 제자인 요하네스 브람스(왼쪽) 역시 클라라를 깊이 사랑했다. 하지만 각각의 사
랑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존재했다. /사진 위키피디아
로베르트 슈만(오른쪽)은 클라라 비크(가운데)와 사랑을 위해 그녀의 아버지 프리드리히 비크의 반대를 무릅 쓰고 법정투쟁까지 감행했다. 제자인 요하네스 브람스(왼쪽) 역시 클라라를 깊이 사랑했다. 하지만 각각의 사 랑은 전혀 다른 방식으로 존재했다. /사진 위키피디아
안종도 연세대 피아노과 교수 -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연주학 박사, 전 함부르크 국립음대 기악과 강사
안종도 연세대 피아노과 교수 - 독일 함부르크 국립음대 연주학 박사, 전 함부르크 국립음대 기악과 강사

무대 위에서 어느 순간, 내가 곡(曲)에 갇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피아노 앞에 앉아 있지만, 자유롭게 무엇을 표현하기보다 거대한 흐름에서 빠져나갈 수 없는 시간을 통과하고 있다는 느낌에 가까웠다. 음 하나하나, 오케스트라의 두꺼운 화성, 피아노와 관현악이 밀고 당기는 순간이 촘촘한 그물처럼 다가왔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바로 그 빠져나갈 수 없음 속에서 음악의 감정이 더 선명하게 살아나는 듯했다. 지난 4월 마지막 주 어느 날 요하네스 브람스의 ‘피아노 협주곡 1번’을 연주하며 내가 겪은 경험은 그랬다.

우리는 때때로 감정이라는 것을 비교적 직접적인 방식으로 떠올리곤 한다. 슬픔은 울음으로, 기쁨은 웃음으로, 사랑은 고백으로, 고통은 밖으로 토해내는 말이나 몸짓으로 드러난다고 말이다. 그러나 삶을 경험하다 보면 감정이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사실을 배우게 된다. 어떤 감정은 밖으로 흘러나오며 자기를 드러내고, 어떤 감정은 안으로 깊이 담길수록 더 강한 밀도를 얻는다.

흥미로운 점은 브람스와 정반대 방식으로 감정을 바라본 또 한 명의 음악가가 바로 그의 정신적 스승과도 같았던 로베르트 슈만이라는 사실이다.

하나의 감정이 있다고 해보자. 그것은 사랑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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