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먼 로빈슨 - 조지아공과대 CEISMC 학교·지역사회 참여 부문 부소장,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자연·응용과학 석사,
조지아주립대 교수법·수학교육 박사, 전 일리노이수학과학아카데미(IMSA) 총괄 디렉터,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교육 전문가 /사진 FSA
노먼 로빈슨 - 조지아공과대 CEISMC 학교·지역사회 참여 부문 부소장, 미국 오클라호마주립대 자연·응용과학 석사, 조지아주립대 교수법·수학교육 박사, 전 일리노이수학과학아카데미(IMSA) 총괄 디렉터, 전 미국 항공우주국(NASA) 교육 전문가 /사진 FSA

“인공지능(AI)에 답을 묻는 것과 AI를 활용해 거대한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완전히 다르다. 학생에게 AI 도구를 쓰는 법이 아니라, AI로 생각하는 법을 가르쳐야 한다.”

노먼 로빈슨(Norman Robinson) 미국 조지아공과대(조지아텍) CEISMC(과학·수학·컴퓨팅 통합 교육 센터) 학교·지역사회 참여 부문 부소장은 AI 시대 교육의 핵심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 교육 전문가와 일리노이수학과학아카데미 총괄 디렉터를 맡았던 그는 K-12(유치원~고등학교 과정) STEM(과학· 기술·공학·수학) 교육 전문가로 꼽히며, 최근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FSA)의 한국 분교인 풀턴 사이언스 아카데미 애서튼(FSAA) 착공식 참석을 위해 방한했다. 조지아주 STEM 교육 분야 1위 사립 학교로 평가받는 FSA는 졸업생의 75%가 아이비리그 등 미국 상위 50개 대학에 진학하고 있다.

로빈슨 부소장은 “기존 과학 교육은 생물·화학·물리·수학을 각각 분리된 사일로(silo) 방식으로 가르치지만, CEISMC의 통합 STEM 교육은 더 깊은 참여와 비판적 사고를 이끌어낸다”고 했다. 그는 한국의 이과 우수 학생이 의대로 쏠리는 현상에 대해 “우수한 STEM 학생이 의학으로 쏠리는 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AI 리터러시(AI literacy·AI 기술을 이해하고 비판적·윤리적으로 활용하는 능력)와 AI를 활용하는 비판적 사고를 강조해야 한다”고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AI 리터러시는 단순히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그 원리를 이해하고, 책임감 아래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학생과 교사, 교육 당국, 지역사회 등 모든 구성원이 AI와 사려 깊게 상호작용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CEISMC는 어떤 기관인가.

“1991년 조지아텍 산하 기관으로 설립됐다. K-12 교육을 중심으로 STEM 학습의  질과 역량을 향상하는 게 사명이다. 교수법, 학습 설계, 정책 영역에서 연구를 수행한다. 세계적 수준의 연구 대학(조지아텍)이 보유한 전문성을 교실과 지역사회로 연결하고 있다.”

CEISMC의 통합 STEM 교육은 기존 과학 교육과 어떻게 다르나.

“기존 과학 교육은 사일로 방식으로 생물·화학·물리·수학을 분리해 가르치고, 사실과 개념 암기에 초점을 맞춘다. CEISMC가 지향하는 통합 STEM 교육은 더 깊은 학습, 더 강한 비판적 사고를 이끌어낸다. 각 학문을 별개로 다루는 대신, 실제 세계의 맥락에서 이들을 하나로 묶는다. 핵심 방법론은 문제 기반 학습(PBL)이다. 학생은 단순히 정보를 흡수하는 것이 아니라, 실제 문제를 직접 해결한다. 농업·기후·공중보건 등 현대사회가 직면한 과제는 하나의 학문 영역에 맞아떨어지지 않는다. 학문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고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

최상위 연구 대학인 조지아텍이 K-12 교육에 참여하는 이유는.

“첫째, 이것이 우리 기관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탄탄한 STEM 교육을 받은 학생은 STEM 중심 대학에서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 둘째, 조지아텍은 지역사회에 대한 책임이 있다. 로봇공학·AI·최첨단 연구 등을 지역 학교에 연결하는 것이 기관의 목표다. 셋째, 모든 학생의 STEM 학습 수준을 높이면 자연스럽게 더 많은 우수 학생이 STEM 진로를 선택하고, 조지아텍에 지원하게 될 것이다. 교육의 전반적인 질을 높이고, 그 과정에서 미래의 혁신가와 연구자의 인재 파이프라인을 구축하는 것이다.” 

조지아텍 CEISMC의 STEM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이
달 탐사를 위한 월면차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 CEISMC
조지아텍 CEISMC의 STEM 교육에 참여한 학생들이 달 탐사를 위한 월면차를 제작하고 있다. /사진 CEISMC

AI 시대 학생에게 가장 필수적인 역량은 무엇인가.

“두 가지를 강조하고 있다. 첫 번째는 AI 리터러시다. 이는 단순히 AI 도구를 사용하는 것을 넘어, 그 원리를 이해하고, 책임감 아래 윤리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을 뜻한다. 우리는 학생뿐 아니라 교사, 학교 행정가, 교육 당국, 지역사회 전반에 AI 리터러시를 높이려고 한다. 모든 구성원이 AI와 사려 깊게 상호작용할 준비를 갖춰야 한다. 

두 번째는 AI를 비판적 사고와 진정한 문제 해결의 도구로 활용하는 능력이다. 단순히 답을 얻기 위한 기계로 쓰는 것이 아니라는 뜻이다. 이 구분은 매우 중요한데, ‘X의 답이 뭐야?’라고 AI에 묻는 것과 AI를 활용해 지속 가능한 농업, 기후 적응, 공중보건 같은 거대한 도전 과제를 해결하려는 건 완전히 다르다.”

CEISMC와 FSA는 어떤 파트너십을 맺고 있는지.

“FSA와는 (교육 프로그램 등을) 함께 개발한다. FSA가 컴퓨터 과학이나 AI 등에서 커리큘럼을 강화하고 싶다면, CEISMC는 FSA와 협력해 연구와 최선의 실천 방식으로 커리큘럼을 개발한다. FSA의 교사가 개발에 직접 참여할 때 교육은 더 오래 지속되고, 더 효과적으로 실행된다. 가르치는 것에 주인 의식이 있는 교사는 훌륭하며, CEISMC와 FSA는 긴 시간 신뢰를 쌓아왔다.”

FSAA 착공식에 참석한 의미는.

“CEISMC의 연구와 STEM 교육은 조지아텍이나 미국만을 위한 것이 아니다. FSAA의 개교(2028년 예정)는 통합적이고, 학생 중심적인 STEM 교육 접근 방식을 한국에 가져올 기회라고 생각한다.”

한국의 이과 우수 학생은 의사가 되는 것을 최고 목표로 한다.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우수한 STEM 학생이 의학으로 쏠리는 현상은 많은 곳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CEISMC는 STEM 내에서 다양한 경로를 만든다. 학생이 사회적으로 가장 명망이 있는 분야만이 아니라, 다양한 영역과 직업을 접할 수 있도록 노력한다. 핵심은 노출과 참여다. 학생이 STEM이 몇몇 직업(의사 등)에만 적용된다고 여기면 자연스럽게 상상력이 그쪽으로만 향하는데, 달 표면을 탐색하는 로봇을 프로그래밍하거나, AI로 작물을 최적화하는 경험을 하고 나면, STEM이 모든 직업에 적용될 수 있다는 걸 깨닫게 될 것이다.”

영재 교육의 이상적 방향과 초등교육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일찍 시작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초등학교 단계에서부터 AI 리터러시와 AI를 활용한 비판적 사고를 강조해야 한다. 초등학교 단계에서 교육의 질을 개선하면 그 변화는 중학교와 고등학교로 퍼져 올라간다. 지금 변화를 시작한다면, 12년 후 교육 시스템은 완전히 다른 모습일 수 있다. 오늘날 초등학교에 다니는 아이는 이미 AI에 노출돼 있다. 이들이 AI와 사려 깊고 비판적으로 상호작용하도록 처음부터 이끌어야 할 책임이 우리에게 있다.” 

박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