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흥국 주식시장은 최소 2027년까지 글로벌 자본적 지출(CAPEX) 사이클의 확장과 정치·무역·투자의 구조적인 다극화, 비(非)달러 자산 수요 증가를 반영하며 글로벌 시장을 계속 웃도는 성적을 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중단기 매크로와 유동성 사이클 변화를 압도하는 구조적 흐름이다. 2025년 이후 세계경제는 새로운 글로벌 질서와 공급망 재편 및 달러의 구조적인 약세 압력이라는 배경 아래 움직이고 있다. 특히 인공지능(AI) 인프라, 에너지 안보, 국방 지출 확대라는 세 가지 메가 트렌드는 2027년까지 신흥국 시장의 상승 동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신흥국 시장 상승세의 국가별 기여도는 점차 달라질 전망이다. 2026년에는 국가별 업종 노출도에 따라 신흥 아시아 시장 중심의 초집중 장세가 나타나겠지만, 2027년에는 중국, 인도, 아세안, 남미 등으로 상승 동력이 점진적으로 확산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률 측면에서는 2027년까지 아시아와 아세안 중심의 높은 성장률이 유효할 전망이지만, 이란 전쟁 이후 고유가와 재정 악화가 겹치며 아세안, 중동, 중남미 성장률은 추가로 하향 조정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성장세는 제조업과 정보기술(IT) 노출도, 에너지 산업구조 등에 따라 양극화 국면이 이어질 전망이다. 주식시장 성장성과 수급 역시 중국, 한국, 대만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와 브라질 등 특정 국가의 기여도가 높게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
중국, 구조적 침체 탈출과 리플레이션 전환
국가별로 살펴보면, 중국은 최소 2027년까지 성장 모델 전환의 후유증이 점차 완화하면서 경제가 하향 안정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내수 경기에 대한 중장기 비관론이 축소되면서 장기금리, 환율, 주가가 완만하게 ‘레벨업’될 전망이다.
중국 경제는 질적 성장 기조 아래 최근 6~7년간 탈(脫)부동산 후유증과 산업 고도화 시도를 반영해 급격한 디레버리징(자산을 매각하거나 증자를 통해 부채를 축소하는 것)과 디플레이션(물가 하락) 압력 및 성장률 급락을 경험했다.
그러나 2025년 이후 강력한 재정 정책과 자산 가격 부양이 재개되고, 산업 및 생산력 고도화 성과가 반영되면서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2022년 이후 시작된 성장률과 장기금리 하락세는 둔화했고, 기업과 가계의 투자 심리도 회복 조짐을 보인다. 물가와 주가 역시 장기 저점을 구축하는 흐름이 확인됐다.
특히 중국의 가격 신호인 물가, 명목 국내총생산(GDP), 기업 이익이 2023~2025년의 ‘광범위한 하락’ 국면에서 2026~2027년 ‘구조적인 안정과 상승 확산’ 국면으로 전환할 가능성이 크다. 정책 관점에서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4연임이 결정되는 15차 5개년 계획(2026~2030년) 초기 2년간 정부는 4.5~5%대 성장률 목표를 유지하면서 확장적 재정·통화정책과 내수 확대 전략을 병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소란함 너머를 봐야 할 때
인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야기한 관세 충격에도 내수 중심의 경제구조와 정부의 단기 경기 부양책에 힘입어 견조한 성장세를 유지했다. 그러나 2026년 이후 대외 충격 성격이 통상 불확실성에서 원유발 충격으로 전환하면서, 내수 기반 방어력만으로는 경제 전반의 부담을 완전히 상쇄하기 어려운 국면에 진입했다.
원유 수입의존도가 높은 구조상 고유가는 물가, 경상수지, 환율 전반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는 펀더멘털 약화 우려와 투자 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주식시장은 고유가와 루피화 약세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지연되면서 당분간 상단이 제한될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향후 유가가 안정될 경우 물가와 환율 부담이 완화하며 민간 소비를 중심으로 한 내수 모멘텀이 다시 부각될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인도 정부의 정책 방향도 단기 경기 부양에서 제조업 육성과 인프라 확충을 통한 중장기 성장 기반 강화로 이동하고 있어, 인도 경제는 내수와 투자 회복을 바탕으로 견조한 성장세가 지속할 전망이다. 장기적으로는 이러한 내수 회복과 정책 모멘텀을 바탕으로 소비재와 인프라 관련 업종의 상대적 매력도가 부각될 수 있다.
브라질, 안개를 뚫고 비상하는 시장
브라질은 글로벌 인플레이션 경계감이 상존함에도 불구하고 2026년 주요국 중 유일하게 금리 인하를 단행했다. 다른 국가에 비해 중립 금리와 격차가 커 통화 완화 여력이 상대적으로 충분하기 때문이다. 다만, 고유가에 따른 물가 상방 리스크와 성장률 하방 리스크가 공존하는 만큼, 향후 금리 경로에서 신중한 스탠스를 유지할 가능성이 크다.
헤알화와 주식 강세 흐름은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2022년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 당시 사례를 참고하면, 헤알화 고점은 향후 원자재 가격의 피크아웃 시점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판단한다.
주식시장은 하반기 본격적인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원자재 수출 호조에 따른 경상수지 개선, 여전히 높은 실질금리가 지수 상승을 견인하고 있다. 수출 증가율 반등 시점이 지수 상승과 강한 동행성을 보였다는 점을 감안할 때, 추가 상승 여력은 충분하다. 다만, 10월 대선을 앞둔 만큼 변동성 확대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 시장 친화적인 야당의 집권 가능성은 향후 주식시장에 추가적인 호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대만, AI 중심 성장 모멘텀 지속
대만은 지정학적 긴장과 에너지 리스크에도 2027년까지 차별화된 성장 모멘텀을 이어갈 전망이다. 핵심은 AI 공급망 전반을 아우르는 ‘풀스택 제조 생태계’의 독보적 경쟁력이다.
반도체 중심의 수출 호황은 실물 경기 확장과 기업 이익 증가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2026년 GDP 1조달러(약 1466조원) 돌파가 예상된다. 다만 IT 산업과 전통 산업 간 격차가 벌어지는 ‘K 자형’ 양극화와 전력 수급 불안정은 중장기적 과제로 남아 있다.
증시 측면에서는 글로벌 빅테크의 CA-PEX 확대가 대만 기업의 실적 성장을 뒷받침되는 가운데, 단일 종목 투자 한도 완화와 풍부한 시중 유동성이 하방 경직성을 강화하면서 AI 가치 사슬 전반의 상승을 이끌 것이다. 결과적으로 대만은 양안(兩岸) 리스크라는 상시적 변수에도 불구하고, 대체 불가능한 전략적 자산으로서 가치를 증명하고 있다. AI 슈퍼사이클의 최대 수혜국으로서 견고한 강세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