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수 경기 호조세가 이어지면서 우리 경제에 대한 성장 기대치가 점차 높아지고 있다. 5월 10일까지 누적 기준 수출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41%나 증가했다고 하니, 호황도 이런 호황이 없다. 덕분에 올해 우리 경제가 3% 성장도 가능할 수 있다는 매우 희망적인 전망이 일부 글로벌 투자은행으로부터 제기되고 있다. 전기비 기준으로 1분기 성장률이 1.7%였으니, 산술적으로만 따져 보면 남은 3분기 동안 평균 0.5%만 성장해도 연간 3% 성장률을 달성할 수 있어, 아주 터무니없는 전망도 아니다.
다만 올해 남은 3분기 동안 과연 우리 경제가 꾸준한 성장세를 보여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서는 의문이다. 우선 외수 호황이 수출의 3분의 1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슈퍼사이클을 구가하고 있는 반도체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우리 경제의 약점이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반도체 가격 상승세가 둔화하거나, 종종 제기되는 글로벌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의 인공지능(AI) 투자 부실화 또는 지연 등이 현실화할 경우 반도체 수출 실적 둔화로 인한 성장세 약화는 피할 수 없게 된다.
다음으로 내수 경기회복세가 언제까지 유지될 것인지 매우 불투명하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지난 1분기 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기 대비 2.9% 증가해 전반적으로 개선됐지만, 이는 수출용 출하가 6.5% 증가한 영향이었다. 내수용 출하는 오히려 1.1% 감소해 내수와 외수 간 경기 차가 확연히 드러났다.
투자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설비투자는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했지만, 선행지표인 기계 수주는 반대로 감소 전환해 전망이 불투명한 상황이다. 건설투자(건설기성)는 선행지표인 수주 증가와는 상관없이 감소세가 이어지면서 말 그대로 장기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소비 역시 하반기로 접어들면서 소비 쿠폰 등 소비 진작 효과가 소멸되고, 기준인 100 이하로 둔화된 소비자 심리가 회복하지 않는다면 일회성 회복에 그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더군다나 대외 불확실성이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이란 전쟁의 종착 시점은 여전히 오리무중인 상황으로, 고유가·고환율·공급망 리스크가 언제 해소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설령 이란 전쟁이 지금 당장 종결되더라도 전쟁 전의 상황으로 되돌리기에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고, 비용도 동반될 수밖에 없다. 더군다나 종전 후 미국의 통상 압박 본격화를 걱정해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5월 15일 취임한 케빈 워시 연준 의장하에서 미국의 통화정책 향방도 아직 불분명하다는 점 역시 우리 경제에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그래도 지난 2월 말 발발한 이란 전쟁 이후 부정적인 전망만 난무하던 우리 경제가 실상은 깜짝 성장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대내외적으로 성장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 반길 일이다. 다만 이런 긍정적인 기대가 현실화하고 지속성을 갖기 위해서는 호조를 보이는 수출 경기 유지도 중요하지만, 투자와 소비 등 내수 펀더멘털 강화를 통한 경기회복 모멘텀을 강화하는 것이 필수다. 이제부터는 수출 호황에 가려진 우리 경제의 약점을 보완하는 데 힘쓸 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