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5월 8일 저녁 서울 강남 코엑스에서 열린 제62회 백상예술대상 시상식에서 방송 부문 대상 수상자로 호명된 류승룡이 시상대에 올랐다. 류승룡은 마이크를 잡자마자 앞서 영화 부문에서 올해 대상을 받은 30년 지기 유해진을 언급하며 “30년 전 뉴욕 브로드웨이의 극장에서 포스터를 붙이고, 조치원 비데 공장에서 한 달 동안 아르바이트하던 시절이 생각난다”고 회고했다.
류승룡은 2013년 ‘7번방의 선물’로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을 받은 지 13년 만에 방송 부문까지 석권했다. 이로써 그는 한국 대중문화예술 사상 최초로 영화와 방송에서 대상 트로피를 거머쥔 배우가 됐다.
류승룡은 그가 걸어온 삶의 지도다. 그는 항상 이마를 드러내는 헤어스타일을 고집한다. 이마를 올리는 헤어스타일은 ‘나는 나’라는 자기 위상의 표현이다. 그의 이마는 둥근형이라 두뇌가 명석하다. 그런데 이마가 매끄럽지는 않다. 이마 가운데가 작은 혹처럼 솟아올랐고 눈썹 근육이 유난히 튀어나와 울퉁불퉁해 보인다. 이런 이마는 누군가 끌어주고 밀어 주기보다는 혼자 힘으로 앞길을 개척해야 했던 척박한 청소년기와 청년기를 말해준다. 손을 뻗어 원하는 것을 잡으려 해도 손가락 사이로 빠져나가 버리는 허탈한 시기를 보낸 이마다.
그는 청년 시절 공사판과 아스팔트 위에서 삽을 들고 살았다. 제주도 성산일출봉에서 관광객 사진을 찍어주며 생계를 해결했다.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던 무명의 세월. 그 모든 것이 이미 이마에 새겨져 있던 셈이다.
눈썹과 눈썹 사이 명궁(양쪽 눈썹 사이)에는 세로 주름 두 개가 보인다. 평소에 깊이 생각하고 고뇌하는 시간이 많았다는 흔적이다. 눈꺼풀 위의 가는 주름 역시 세심하게 고민하는 사람 얼굴에 남는 흔적이다. 드라마든 영화든 배역을 맡으면 그 인물의 내면까지 깊이 파고드는 타입임을 알 수 있다. 그의 연기력이 뛰어난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피부가 까무잡잡해 작품에서도 몸을 많이 쓰고 뛰어다니는 역할이 어울린다. 고민할 때도 방 안 책상머리에 앉아 있기보다는 바깥으로 나가 몸을 움직이며 생각을 정리하는 기질을 타고났다.
눈썹 근육이 발달해 적극적이며 자수성가형 인상이다. 무성하게 짙은 눈썹은 장수(將帥)처럼 강렬하다. 눈썹을 제외하고 보면 오히려 순해 보이는 얼굴이다. 실제로 그의 성격은 마음씨 착한 큰형 스타일이라고 한다. 다만 눈썹의 기운이 강한 탓에 선이 굵고 강한 캐릭터로 먼저 각인됐다. 눈두덩이 넓지 않아 치밀한 성격이다. 일이 쉽게 풀리지 않을 때는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처럼 턱을 괴고 깊은 사색에 잠길 것이다. 눈매는 앞뒤로 날카롭다. 고운 눈은 아니다. 덕분에 선한 역과 악역을 모두 소화해 낸다. 눈매가 마냥 곱고 예쁘기만 한 배우가 범접할 수 없는 다양한 배역의 스펙트럼이 있는 이유다.
눈꺼풀이 태극 모양을 하고 있다. 고뇌가 많은 사람의 눈이다. 대학 시절 그의 특기가 코미디였고 지금도 코믹 연기를 잘한다는데 어쩌면 자기 안의 고뇌를 정반대의 웃음으로 표현하는 역설의 연기인지도 모른다. 눈꼬리는 약간 처졌다. 때를 기다리는 인내의 눈이다. 눈썹이 짙은 탓에 성격은 급하지만, 물 위의 오리처럼 수면 아래서 치열하게 발장구를 치다가 마침내 원하는 것을 거머쥐는 대기만성의 눈이다.
30대의 운기인 눈을 지나고 나면 그의 얼굴에서 인상학적으로 가장 좋은 시기가 찾아온다. 코의 뿌리인 산근이 이마와 잘 연결돼 인생의 전환기인 41~43세부터 명예와 인기가 따라왔다. 43세에 찍은 영화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대중적 인지도가 급상승하고, ‘광해, 왕이 된 남자’ ‘7번방의 선물’ ‘명량’으로 이어지는 1000만 영화 출연의 전성기를 펼쳤다. ‘광해’로 대종상 남우조연상, ‘내 아내의 모든 것’으로 청룡영화상 남우조연상을 받고, 44세에 단독 주연을 맡은 ‘7번방의 선물’에서 바보 아빠 연기로 10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기념비적인 흥행을 이뤘다. 2013년 백상예술대상 영화 부문 대상과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거머쥐며 인생 최고의 해를 맞았다. 이 시기는 두툼하게 잘생긴 콧등의 운기에 해당한다.
청년기, 흥행 참패 딛고 전인미답 기록
동그랗고 옆으로 널찍한 관골(顴骨·광대뼈)은 명예를 중시하고 자존심이 강한 인상이다. 그러나 40대 중·후반에는 흥행 참패의 어려운 시기를 겪었다. 뺨 살이 빠져 얼굴이 흘러내린 듯 보이던 사진이 있는데, 바로 그 시절의 얼굴이었을 것이다.
그러나 류승룡의 얼굴은 다시 살아났다. 2019년, 그가 50세가 되던 해에 영화 ‘극한직업’이 역대 흥행 3위의 1000만 영화로 초대박을 터뜨리며 자신의 티켓 파워를 완전히 회복했다. 이후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의 ‘무빙’에 이어, 2025년 JTBC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부장 이야기’로 대한민국 중년 가장의 현실을 온몸으로 품어내며 시청자의 마음을 두드렸다. 그리고 마침내 제62회 백상예술대상 방송 부문 대상을 받으며 한국 대중문화 예술사 최초로 영화와 방송 두 부문 대상 석권이라는 전인미답의 기록을 세운다.
51세부터 55세까지 운기에 해당하는 인중이 길고 넉넉하며 수염이 풍성하다. 인중이 잘생겨 지갑이 두둑하다. 운기가 충만한 이 시기에 그는 좋은 작품을 만났다. 53세인 2025년에 드라마 주연으로 인기를 누렸고, 54세인 올해 백상예술대상 대상을 받았다. 뺨에 다시 살이 통통하게 올라 현실 에너지가 강하다. 뺨 옆에 미소 선인 법령(팔자주름) 외에 세로로 선이 하나 더 있다. 지금 부업을 하고 있지 않다면 어떤 새로운 일을 은밀히 구상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입술이 날씬한 갈매기형이 아니라서 평소에는 입이 무겁다. 입술 아래 살이 두둑해 건강 상태도 좋다. 귀는 가운데 연골이 튀어나와 도전적이고 창의적이다. 뺨 살이 오르며 귓밥까지 살이 붙어 안정을 추구하는 성향이 강해졌다.
양쪽 턱뼈가 강하게 발달한 타입은 아니지만 턱살이 붙고 수염이 풍성하다. 인덕이 있어 주변에서 받쳐주는 사람이 있고, 그 자신 또한 타인을 깊이 배려하고 있다는 의미다. 사랑이든 정이든 베푼 만큼 돌아오는 법이다. 영화 스태프를 잘 챙기기로 유명한 그는 일일이 자필로 이름을 적어 스태프에게 점퍼를 선물한 일화가 있다.
그의 목소리는 상대방을 포근하게 안아주는 토성(土聲·흙에서 나는 소리처럼 차분하고 묵직한 톤)이다. 토성의 목소리를 지닌 사람에게 아기를 맡기면 비교적 잘 보살피며 챙겨준다. 영화 ‘7번방의 선물’ 속 바보 아빠 역이, 드라마 ‘서울 자가에 대기업 다니는 김 부장 이야기’ 속 다정한 중년 가장의 모습이 그토록 깊이 공명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현재 50대 중반, 살이 잘 붙은 뺨의 시기에 와 있다. 향후 맞이할 60대의 입과 70대의 턱 모양이 좋으니, 앞으로 승승장구할 것이다.
얼굴 경영 측면에서 조언한다면, 류승룡은 얼굴 살이 빠지지 않도록 관리해야 한다. 그의 턱은 턱뼈 자체가 크기보다 풍성한 살집과 수염으로 완성된 형태다. 따라서 살이 빠지면 만년의 운기가 약해진다.
30년 전 허름한 뉴욕의 극장에서 친구와 포스터를 붙이던 젊은이는 이제 한국 대중문화 예술사에 최초 기록을 새기는 배우가 됐다. 인상은 타고난 운명이 아니라 그가 살아온 삶의 기록이다. 배우 류승룡의 얼굴은 오늘도 그 진실을 조용히, 그러나 또렷하게 증언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