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7일(이하 현지시각) 프랑스 리옹 시내 분수대에서 한 소년이 더위를 식히고 있다(큰 사진). 유럽은 예년보다 이른 폭염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북부를 포함해 최소 10개 지역이 5월 최고기온 기록을 경신했다. 5월 27일 파리 에펠탑 부근 수은주는 35도까지 치솟기도 했다. 최근 파리에서 열린 아마추어 달리기 행사에선 무더위 여파로 참가자 1명이 숨지고 10명이 병원으로 이송되는 일도 있었다.
영국 상황도 비슷하다. 5월 26일 런던 서남부 지역 기온이 35.1도를 기록하면서, 전날 기록한 5월 최고기온 기록(34.8도)을 또 한 번 경신했다. 기존 5월 최고기온 기록은 1922년의 32.8도로, 100년 만에 역대급 봄 폭염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셈이다. 5월 25일 잉글랜드 남부 해안의 브라이턴 해변에서 사람들이 휴식을 취하고 있다(사진 1). 때 이른 무더위는 남유럽에서도 기승을 부렸다. 이탈리아 수도 로마는 5월 26일 최고기온이 32도까지 올랐다. 스페인 남부 안달루시아 지방 세비야의 기온이 5월 27일 38도를 기록하는 등 이베리아반도 대부분 지역에서 기온이 평년보다 5~10도 높았다.
세계에서 가장 더운 나라 중 하나인 인도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남부 텔랑가나주와 안드라프라데시주에서는 최근 열사병으로 최소 37명이 숨졌고, 일부 지역은 48~50도에 육박했다.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에서는 한낮 시장 영업이 중단되고 학교 수업이 취소되기도 했다. 5월 25일, 인도 뉴델리의 한 공공 수영장에서 수영을 즐기는 사람들(사진 2).
늦가을인 남반구에서도 계절을 거스른 더위가 이어지고 있다. 페루에서는 수도 리마를 포함한 10여 개 지역에 폭염 경보가 내려졌다. 북부 피우라 지역 등 일부 지역은 최고기온이 36~38도까지 치솟았다. 현지 기상 당국은 남미 서해안 수온만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해안 엘니뇨’ 영향으로 올가을과 올겨울이 예년보다 더 따뜻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기상학자들은 유럽의 열돔 현상과 남미의 엘니뇨성 고온이 겹치며 올여름 극단적 폭염이 이어질 가능성을 크게 보고 있다. 이에 따라 6월 11일 개막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운영에도 비상이 걸렸다. 기후 연구 단체 세계기후특성(WWA)은 최근 보고서에서 경기의 약 4분의 1이 선수 건강을 위협할 수준의 더위 속에서 치러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