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슬 스튜어트(현재 명칭 캐봇 하이랜드)의 드라이빙 레인지. /사진 캐봇 하이랜드
캐슬 스튜어트(현재 명칭 캐봇 하이랜드)의 드라이빙 레인지. /사진 캐봇 하이랜드

골프장의 품격은 의외로 티박스가 아닌 연습장에서 먼저 결정된다. 클럽하우스로 향하는 길목에서 마주한 캐슬 스튜어트(현재 명칭 캐봇 하이랜드)의 드라이빙 레인지는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웬만한 메이저 프로 대회장에서도 보기 드물 만큼 완벽하게 관리된 장대한 천연 잔디 연습장이 드넓게 펼쳐져 있었다.

매일 좁은 그물망 닭장이나 딱딱한 고무 매트 위에서 앞 팀의 드라이버 소리를 소음 삼아 벽을 보고 공을 때려야 하는 한국의 골퍼에게 이곳은 비현실적인 해방감을 선사한다. 연습장에서 고개를 들면, 바다 건너편 양쪽 언덕을 샛노랗게 물들인 가시금작화(Gorse)의 황금빛 물결이 눈앞을 물들인다. 푸른 북해의 모레이 퍼스 만을 향해 막힘없이 날아가는 공의 궤적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피로가 씻겨 나갔다.

페어웨이와 똑같은 수준의 잔디 위에 공을 올려두고 샷을 점검하는 이 사치스러운 시간. 정교하게 조성된 벙커와 실제 그린 스피드를 그대로 재현한 쇼트게임 연습장까지 둘러보고 나니, 라운드하지 않고 이곳에서 온종일 연습만 하라고 해도 전혀 지겹지 않을 것 같다는 기분 좋은 탄성이 절로 터져 나왔다.

민학수 - 스포츠전문 칼럼니스트, 민학수의 올댓골프 대표, '골프룰 도대체 왜이래' '골프를 찾아서' 저자
민학수 - 스포츠전문 칼럼니스트, 민학수의 올댓골프 대표, '골프룰 도대체 왜이래' '골프를 찾아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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