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상사는 철저한 ‘자본 재배치 메커니즘’으로 복합기업 디스카운트를 극복했다. 매년 포트폴리오를 점검해 내부수익률(IRR)이 기준선에 못 미치면, 흑자 상태라도 과감히 사업을 정리한다. 한국 기업은 적자가 아니라는 이유로 저수익 자산을 끌고 가는 경향이 있는데, 일본 상사에선 금기다.”
박상준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 서울대 경제학 학·석사,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산업연구원(KIET) 수석 연구원, 전 일본 국제대 조교수 /사진 박상준
박상준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 - 서울대 경제학 학·석사, 미국 위스콘신 주립대 경제학 박사, 전 한국산업연구원(KIET) 수석 연구원, 전 일본 국제대 조교수 /사진 박상준

1990년 버블 붕괴 직후, 미쓰비시상사의 부채비율은 1600%를 넘었다. 그러나 2026년 현재 부채비율은 147%에 불과하다. 5대 종합상사(이하 상사) 시가총액은 사상 최고를 경신 중이며, 워런 버핏 버크셔 해서웨이 회장은 엔화 채권을 발행해 조달한 자금으로 이들 지분을 쓸어 담았다. 단순한 반등이 아니다. 박상준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술원 교수는 최근 인터뷰에서 이 변화를 ‘진화’로 정의했다. 적자에서 흑자로 돌아선 것이 아니라, 매출 중심 무역상에서 영구 자본 기반 투자회사로 존재 자체가 달라졌다는 의미다. 규모보다 이익, 매각보다 장기 보유, 단기 수익보다 자본 효율이라는 세 가지 원칙이 상사를 글로벌 투자자가 탐내는 우량 자산으로 바꿔놓았다. 이는 ‘밸류업’을 외치는 한국 기업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이코노미조선’은 박 교수에게 그 진화의 본질을 물었다. 다음은 일문일답.

장기 불황이 상사의 재무구조를 어떻게 ‘진화’시켰나.

“질문에서 진화라는 단어를 발견하니 기쁘다. 나는 일본 기업의 턴어라운드를 설명할 때 진화라는 말을 쓴다. 공룡이 닭으로 진화했듯, 상사의 진화도 마찬가지다. 30년 전과 지금 모습이 딴판이지만 실제로는 연결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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