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M이 전 세계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80%가 AI가 통신 산업을 뒤흔들 것이며, 이 과정에서 본업인 통신 외 부문에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핵심은 고객에게 AI 인프라와 플랫폼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라홀 쿠마 IBM컨설팅 통신·미디어 산업 총괄 부사장 겸 수석 파트너 - 인도공과대(IIT) 델리 캠퍼스 기계공학, 인도경영대학원(IIM) 러크나우 마케팅·오퍼레이션 경영학 석사(MBA), 현 IBM 인더스트리 다이아몬드 배지 보유자, 전 IBM컨설팅 글로벌 통신 산업 부문 리드 파트너, 전 딜로이트 컨설팅 시니어 컨설턴트 /사진 안상희 기자
라홀 쿠마 IBM컨설팅 통신·미디어 산업 총괄 부사장 겸 수석 파트너 - 인도공과대(IIT) 델리 캠퍼스 기계공학, 인도경영대학원(IIM) 러크나우 마케팅·오퍼레이션 경영학 석사(MBA), 현 IBM 인더스트리 다이아몬드 배지 보유자, 전 IBM컨설팅 글로벌 통신 산업 부문 리드 파트너, 전 딜로이트 컨설팅 시니어 컨설턴트 /사진 안상희 기자

“해킹이 한국만의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한국 기업이 다른 나라 기업보다 사이버 보안이나 정보기술(IT)에 투입하는 예산 규모가 크지는 않다.”

라훌 쿠마(Rahul Kumar) IBM컨설팅 통신·미디어 산업 총괄 부사장은 최근 서울 영등포구 한국IBM 사무실에서 만나 “인공지능(AI)의 진화는 기업이 해킹에 더 많이 노출된다는 의미”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통신사는 해커가 어떤 선진 기술로 기업망을 뚫고 들어오는지 선제적으로 대응해야 한다”며 “요즘 해커는 에이전틱 AI(자율적으로 판단해 업무를 수행하는 AI)를 활용해 공격한다”고 덧붙였다.

쿠마 부사장은 IBM컨설팅에서 통신·미디어 산업을 총괄하는 글로벌 책임자다. 전 세계 통신 사업자(CSP)를 대상으로 하는 디지털 전환 전략, 사업 기회 발굴, 산업별 솔루션 개발 및 실행을 이끌고 있다. 통신 산업에 23년 이상의 컨설팅 경험이 있는 그는 글로벌 주요 통신사와 함께 디지털 전환, 수익 창출 및 청구 프로세스 혁신, 옴니채널 전략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현재는 통신 산업 분야의 생성 AI(Generative AI) 전략을 주도하고 있으며, IBM 내부 최고 수준의 산업 전문성을 의미하는 ‘인더스트리 다이아몬드’ 배지를 보유하고 있다. 다음은 그와 일문일답.

한국 통신 3사가 AX(AI 전환) 플랫폼 회사로 거듭나겠다고 선언했다.

“AI라는 기술 자체가 아주 강력하다. 통신사는 오랜 시간 서비스 제공자 역할을 해오며 기술을 잘 활용하는 데 특화돼 있다. 내부적으로도 빠르게 AI를 도입하고 있다. 한국 통신사의 차별적인 잠재력은 데이터센터를 직접 운영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 세계 여러 지역에서 데이터 주권에 대한 필요성이 증가함에 따라, 해당 지역에서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기업이 클라우드, 데이터 및 AI 제공 업체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통신사 중 본국에 데이터센터가 없는 경우도 있다. AI 주권은 데이터, 인프라, 보안을 아우른다. 본국에 데이터센터를 확보했다고 해서 AI 주권을 확보했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이를 중요시하는 정부와 규제 당국의 협업에 유리한 것은 사실이다.”

대부분 통신 사업자가 B2C(기업과 소비자 간 거래)보다 B2B(기업 간 거래)로 AI 사업을 펼치고 있다.

“통신은 가장 도전적인 상황을 직면한 산업 중 하나다. 서비스, 통화 품질, 가격, 미래 기능 측면에서 경쟁하고 있는데, 통신사 간 차별점이 크지 않다. 고객의 고유한 요구를 충족하는 새로운 디지털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이 성장의 핵심이 될 것이다. 다시 말해, 통신사는 단순히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것 자체를 목표로 삼아야 한다. 이는 소비자에게 더 가까이 다가가 그들의 요구와 부족한 부분을 파악하고, 그 격차를 메울 적절한 서비스를 만드는 것과 관련이 있다. AI와 연결 솔루션이 발전함에 따라 통신 업계의 B2C 시장에는 분명히 기회가 생길 것이다. 하지만 통신사는 고객과 긴밀히 협력해 자사 솔루션이 고객이 기꺼이 더 큰 비용을 지불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것인지 확인해야 한다.”

통신사가 한정된 내수 시장에서 어떻게 성장해야 하는 것인가.

“통신사가 성장할 방법은 마진을 늘리거나 수익을 늘려 이를 재투자하는 것이다. AI는 더 싼 비용으로 업무를 가능하게 한다. 기술을 활용해 저비용으로 마진을 극대화하는 구조로 가야 한다. 수익 측면에서도 아직 여력이 있다. IBM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설문 조사한 결과 그들은 자체 IT나 보안 인력과 시스템이 부족해 투자 대비 수익만 확실하다면 통신사에 통합 AI 솔루션이나 보안을 맡길 용의가 있다고 답했다. 통신사가 아이러니하게도 아직 고객 니즈(요구)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 중소기업의 약점을 파악해 이들의 니즈를 충족해 줘야 한다.”

전 세계 통신 시장을 AI가 어떻게 변화시키고 있나.

“IBM이 전 세계 통신사 최고경영자(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에서 80%가 AI가 통신 산업을 뒤흔들 것이며, 이 과정에서 본업인 통신 외 부문에서 성장이 이뤄질 것이라고 답했다. 성장의 핵심은 고객에게 AI 인프라와 플랫폼만 제공하는 데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혁신을 추구하는 것이다. 진정한 성장을 위해서는 AI 기반 애플리케이션 활용에서 혁신을 거듭해 고객에게 실질적인 가치와 성과를 제공해야 한다. 

통신사가 AI로 수익을 낼 수 있는 분야는 크게 △소비자 △네트워크 △기업이다. 소비자 측면에서 통신사는 고객이 의사소통한 고유의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 해당 데이터를 활용하면 판매 방식, 개인화, 신제품 출시에서 고객을 잘 이해할 수 있다. 네트워크는 통신사의 가장 큰 자산이다. 현재는 통신사가 수작업으로 도메인 문제를 해결하는 데 AI를 활용한다면, 네트워크 측면에서 문제가 생겼을 때 빠르게 원인을 파악해 해결할수 있다. 마지막으로 자사든, 고객사 대상이든 AI를 도입한다면 운영 효율성이 크게 증대돼 수익을 얻을 것이다.”

AX 전환 시 중요한 점은.

“AI는 굉장히 변혁적인 기술이다. 잘만 이용하면 효율성을 극대화하고 성장 잠재력을 끌어올려 준다. 하지만 중요한 점은 AI를 도입할 때 부분적으로 도입하는 게 아니라 플랫폼, 보안, 기업 문화 등 전사적으로 AI를 추진해야 한다.”

IBM도 AI 전환에 성과가 있나.

“2023년 아르빈드 크리슈나 IBM CEO는 2년간 AI로 20억달러(약 3조160억원)의 수익을 내자고 했다. 애초 목표가 매우 컸다. 이는 결국 AI를 우선적으로 생각해 기존 사업 방식을 바꾸자는 것을 의미했다. IBM은 AI 전환으로 2년 내 35억달러(약 5조2780억원), 3년 내 45억달러(약 6조7860억원)의 수익을 냈다.”

AI 확산은 보안에 대한 우려도 키우고 있다.

“AI는 이상 징후를 식별하고, 위협을 예측하며, 인간 팀이 따라잡을 수 없는 속도로 복구를 자동화하는 등 탐지와 대응 능력을 획기적으로 향상한다. 통신 네트워크처럼 거래량이 많고 처리 속도가 빠른 환경에서는 이제 이러한 기능이 필수다. 하지만 동시에 악성 메시지 주입, 데이터 오염, 모델 조작 등의 해킹 기법을 통해 AI 시스템 자체가 해커로부터 공격받을 수 있다. 따라서 통신 사업자는 네트워크뿐만 아니라 통신 사업자 내부에 있는 AI 모델, 데이터 파이프라인, 에이전트 워크플로까지 RBAC(역할 기반 접근 제어)를 적용해 보호해야 한다.”

우주 기반의 비지상망이 통신사의 지상망을 대체할까.

“비지상망과 경쟁은 소비자에게 매우 좋은 일이다. 지상망은 오지 같은 곳에서 연결이 끊기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비지상망은어디서든 연결을 가능하게 해 준다. 마지막 퍼즐이 완성되는 셈이다. 현재는 통신사가 비지상망을 직접 구축하기보다 외주로 협업하고 있다. 물론 일부 국가에서 비지상망에 허가를 내줘, 비지상망 운용 업체가 직접 통신사를 세울 수도 있다. 비지상망과 지상망은 같이 경쟁과 협력을 할 수 있다. 다만 허가, 주권, 지연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안상희 조선비즈 기자